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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바이오젠 제공
글로벌 제약사 바이오젠은 소아 희귀 뇌전증 '드라벳 증후군' 신약 후보물질 '조레부너센' 관련 임상 3상 시험 설계를 위해 실시한 장기 추적 분석 결과를 유럽 소아신경학회(EPNS)에서 공개했다고 10일(현지시간) 발표했다.

드라벳 증후군은 주로 SCN1A 유전자 돌연변이로 인해 생기는 소아 난치성 뇌전증으로, 생후 첫 1년 전후부터 열성 경련(고열로 인한 경련)을 동반한 발작이 시작돼 성인기까지 이어진다. 환자들은 보통 생후 6개월부터 5분 이상의 발작을 자주 일으키거나, 30분 이상 지속되는 경련을 겪기도 한다. 현재 항뇌전증제를 사용해 발작을 가라앉히고 있으나, 환자 간 개인차를 감안하더라도 발작을 효과적으로 멈추게 하는 선택지는 많지 않다.

조레부너센은 SCN1A 유전자를 표적으로 작용하는 안티센스 올리고뉴클레오타이드 계열 치료제다. 나트륨 통로인 NaV1.1 단백질의 생성을 늘려 SCN1A 유전자의 기능을 보완하거나 경로를 조절한다. 바이오젠은 지난 2월 약물을 발굴한 미국 바이오기업 스토크 테라퓨틱스에 계약금 1억6500만달러(한화 약 2270억원)를 지불하고 미국·캐나다·멕시코를 제외한 글로벌 독점 판매 권리를 획득했다.


이번 데이터는 임상 1/2a상 연구의 결과를 보완하고, 진입을 앞두고 있는 임상 3상 시험 'EMPEROR'에서 평가할 적정 투여 시기·용량 등을 설계하고자 분석됐다. 그 결과, 조레부너센은 투여 첫 9개월 이내에 증상 개선 효과를 냈고, 효과는 2년 동안 지속됐다. 일부 환자에서는 투여 후 최대 68주까지 인지·행동 기능이 개선되는 경향이 나타났다. 바이오젠은 연구 결과를 뮌헨에서 진행 중인 제16회 유럽 소아신경학회 학술대회에서 발표했다.

연구에 참여한 스코틀랜드 글래스고대 안드레아스 브룬클라우스 교수는 "이번 데이터는 새로운 유전자 표적 치료법이 드라벳 증후군의 근본 원인을 해결해 발작을 더욱 효과적으로 조절하고, 환자에게 인지·행동 개선 기회를 제공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