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용재의 음식시론

지하철 빵집을 매우 좋아한다. 건강을 생각해 당장 살 수 없더라도 발견하면 꼭 어떤 제품을 파는지 꼼꼼히 보고 기억에 담아둔다. 다음에 지나가면 꼭 사겠다는 다짐도 한다. 전반적으로 경기가 좋지 않아서 그런지 지하철 빵집들이 늘어나는 것 같은 느낌을 받는다. 작년 말 서울교통공사의 자료에 의하면 서울 지하철 1~8호선 414역 가운데 빵집이 있는 역사는 총 160곳이다. 역 세 곳 가운데 한 곳 꼴로 빵집이 있다.
1000원, 최근 물가를 반영해서 1500원이 기본가가 된 이들 지하철 빵집의 운영 및 생존 비결은 표면적으로는 ‘박리다매’다. ‘빵플레이션’이 일어나 서울의 빵값은 세계에서 가장 비싸다. 킬로그램당 1만7600원으로 뉴욕 같은 도시보다도 두 배 가까이 높다. 그런 가운데서도 지하철역 세 곳 가운데 한 곳에서 1000원, 1500원에 팔고도 살아 남는 빵들이 공존하는 현실이다.
그런데 이 ‘박리다매’를 가능케하는 원동력이 사실은 따로 있으니 바로 알코올이다. 술에 취한 이들이 탄수화물에 홀려 빵을 대량구매한다. 아침에는 식사 대용으로 한두 개 정도 사지만 밤에는 술에 적당히 취한 기분으로 한 보따리를 넘어 ‘싹쓸이’를 해 가는 경우도 있다는 것이다. 나의 어린 시절엔 아버지가 술을 마시면 나무 도시락에 담긴 군만두를 사왔는데, 이제 지하철 빵이 바톤을 이어 받았다.
왜 술을 마시면 탄수화물을 먹고 싶어지는 걸까? 그러니까 아버지가 술을 마시고 그렇게 군만두를 사왔던 어린 시절, 밖에서 식사를 했음에도 불구하고 또 밥을 먹는 모습을 보고 의아했었다. 그건 간이 알코올을 우선적으로 해독하려고 하다 보니 포도당 생성이 느려지기 때문이다. 알코올 해독을 하느라 원래 기능을 못하다 보니 저혈당이 돼, 회복을 위해 뇌에 음식을 먹으라고 신호를 보내는 결과이다.
그런 가운데 아무래도 혈당으로 전환율이 가장 높은 탄수화물, 또한 단맛 위주의 지하철 빵이 맛있어 보일 수 밖에 없는 것이다. 그런데 이때 빵을 먹어 주는 것이 나쁘지 않다. 아무래도 단순 및 정제탄수화물로 이루어져 있다 보니 음주로 인한 저혈당을 방어해준다는 것이다. 혈당이 낮아지면 몸은 스트레스 호르몬을 분비하고 반동효과도 일어날 수 있는데, 빵이 이때 적당히 도움을 줄 수 있다.
물론 술에 너무 취해 ‘음주 폭식’을 하면 곤란하지만, 귀가길에 3분의 1 확률로 만난 지하철 빵집이 의외로 혈당 방어의 귀인 노릇을 할 수 있다. 그럴 때 우리는 어떤 빵을 고르면 좋을까? 여러 곳의 지하철 빵집에서 두루 먹어본 경험을 바탕으로 이야기해 보자면 1위는 ‘모카번’이다. 2000년대 후반까지 엄청나게 유행이었다가 이후 흔적도 없이 사라졌는데, 신기하게도 지하철 빵집에서 명맥을 유지하고 있다.
다만 많은 지하철 빵집 모카번이 ‘업그레이드’되어 뱃속에 크림치즈를 품고 있다. 물론 새콤하고 부드러운 크림치즈가 달콤하고 바삭한 빵의 뚜껑과 맛 및 질감 면에서 좋은 대조를 이뤄주기는 하는데, 이왕이면 그냥 빵을 좀 더 먹고 싶다는 아쉬움을 지울 수는 없다. 두 번째 추천 빵은 (생)크림 카스테라로 모카번 만큼 흔하지는 않으니 눈에 띄면 반드시 살 것을 권한다. 부드러움과 달콤함의 조화가 매우 좋다.
1000원, 최근 물가를 반영해서 1500원이 기본가가 된 이들 지하철 빵집의 운영 및 생존 비결은 표면적으로는 ‘박리다매’다. ‘빵플레이션’이 일어나 서울의 빵값은 세계에서 가장 비싸다. 킬로그램당 1만7600원으로 뉴욕 같은 도시보다도 두 배 가까이 높다. 그런 가운데서도 지하철역 세 곳 가운데 한 곳에서 1000원, 1500원에 팔고도 살아 남는 빵들이 공존하는 현실이다.
그런데 이 ‘박리다매’를 가능케하는 원동력이 사실은 따로 있으니 바로 알코올이다. 술에 취한 이들이 탄수화물에 홀려 빵을 대량구매한다. 아침에는 식사 대용으로 한두 개 정도 사지만 밤에는 술에 적당히 취한 기분으로 한 보따리를 넘어 ‘싹쓸이’를 해 가는 경우도 있다는 것이다. 나의 어린 시절엔 아버지가 술을 마시면 나무 도시락에 담긴 군만두를 사왔는데, 이제 지하철 빵이 바톤을 이어 받았다.
왜 술을 마시면 탄수화물을 먹고 싶어지는 걸까? 그러니까 아버지가 술을 마시고 그렇게 군만두를 사왔던 어린 시절, 밖에서 식사를 했음에도 불구하고 또 밥을 먹는 모습을 보고 의아했었다. 그건 간이 알코올을 우선적으로 해독하려고 하다 보니 포도당 생성이 느려지기 때문이다. 알코올 해독을 하느라 원래 기능을 못하다 보니 저혈당이 돼, 회복을 위해 뇌에 음식을 먹으라고 신호를 보내는 결과이다.
그런 가운데 아무래도 혈당으로 전환율이 가장 높은 탄수화물, 또한 단맛 위주의 지하철 빵이 맛있어 보일 수 밖에 없는 것이다. 그런데 이때 빵을 먹어 주는 것이 나쁘지 않다. 아무래도 단순 및 정제탄수화물로 이루어져 있다 보니 음주로 인한 저혈당을 방어해준다는 것이다. 혈당이 낮아지면 몸은 스트레스 호르몬을 분비하고 반동효과도 일어날 수 있는데, 빵이 이때 적당히 도움을 줄 수 있다.
물론 술에 너무 취해 ‘음주 폭식’을 하면 곤란하지만, 귀가길에 3분의 1 확률로 만난 지하철 빵집이 의외로 혈당 방어의 귀인 노릇을 할 수 있다. 그럴 때 우리는 어떤 빵을 고르면 좋을까? 여러 곳의 지하철 빵집에서 두루 먹어본 경험을 바탕으로 이야기해 보자면 1위는 ‘모카번’이다. 2000년대 후반까지 엄청나게 유행이었다가 이후 흔적도 없이 사라졌는데, 신기하게도 지하철 빵집에서 명맥을 유지하고 있다.
다만 많은 지하철 빵집 모카번이 ‘업그레이드’되어 뱃속에 크림치즈를 품고 있다. 물론 새콤하고 부드러운 크림치즈가 달콤하고 바삭한 빵의 뚜껑과 맛 및 질감 면에서 좋은 대조를 이뤄주기는 하는데, 이왕이면 그냥 빵을 좀 더 먹고 싶다는 아쉬움을 지울 수는 없다. 두 번째 추천 빵은 (생)크림 카스테라로 모카번 만큼 흔하지는 않으니 눈에 띄면 반드시 살 것을 권한다. 부드러움과 달콤함의 조화가 매우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