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등척성 운동은 꾸준히 하면 혈압을 낮추는 데 효과적이다./사진=클립아트코리아
고혈압은 뚜렷한 증상이 없어도 심장마비, 뇌졸중 같은 심혈관 질환 위험을 증가시키는 대표적인 만성질환이다.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우리나라 30세 이상 성인의 약 25.5%가 고혈압을 겪고 있어 꾸준한 관리와 생활 습관 개선이 필요하다. 이런 상황에서 주목할 방법 중 하나가 ‘등척성 운동’이다.

◇혈압 수치 낮춰 심혈관 질환 예방 효과
등척성 운동은 움직이지 않은 상태에서 근육을 수축한 채 유지하는 운동이다. 대표적으로 벽에 등을 붙이고 앉는 ‘월싯(wall sit)’, 손으로 물체를 강하게 쥐는 ‘핸드그립(handgrip)’, 코어 근육을 수축한 채 자세를 유지하는 ‘플랭크’ 등이 있다. 근육 수축으로 혈류가 일시적으로 제한됐다가 다시 증가하면서 혈관이 확장되고, 이로 인해 혈압이 조절된다. 이 과정은 혈관 탄력성과 자율신경계 기능 향상에도 도움이 된다.

2023년 영국 레스터대 연구에 따르면, 등척성 운동을 하면 수축기 혈압(심장이 수축해 혈액을 내보낼 때의 최고 혈압)은 평균 8.24mmHg, 이완기 혈압(심장이 이완해 혈액을 받아들일 때의 최저 혈압)은 4mmHg 낮아졌다. 이는 고혈압 치료제와 비슷한 효과다. 연구진은 이 수치 감소만으로도 심혈관 질환 위험이 수년간 20% 이상 줄어들 수 있다고 평가했다. 같은 해 캐나다 뉴브런즈윅대 연구에서도 주 3회, 회당 12분씩 12주간 등척성 운동을 한 참가자들의 혈압이 유의하게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일상에서 간편하게 실천할 수 있어
등척성 운동은 일상 속 간단한 동작만으로도 가능하다. 양치할 때 한쪽 다리로 균형을 잡거나, 의자에 앉아 무릎 사이에 쿠션을 끼우고 힘을 주는 동작, 지하철 손잡이를 잡고 복부에 힘을 주는 동작 등이 모두 응용 가능한 형태다. 별도 장비나 공간 없이도 실천할 수 있어 직장인이나 고령자에게 부담이 적다.

또한 정해진 시간에 꾸준히 실천하면, 운동 효과가 점차 커질 수 있다. 예를 들어 아침에 일어나 월싯으로 하루를 시작하거나, 점심 전 책상 앞에서 무릎 사이에 쿠션을 끼우고 버티는 동작을 2~3세트 실시하는 식이다. 이런 방식으로 반복하면 운동을 생활화하기 쉬워지고, 자연스럽게 혈압 관리에도 도움이 된다.

◇고혈압약 복용자·심장질환 병력자는 주의해야
등척성 운동은 관절에 무리를 주지 않기 때문에 비교적 안전하지만, 모든 사람에게 무조건 권장되지는 않는다. 고혈압약을 복용 중이거나 심장질환 병력이 있는 사람은 운동 전 전문가와 상담하는 것이 좋다. 근육에 강한 힘을 줄 경우 일시적으로 혈압이 급상승할 수 있기 때문이다. 처음에는 10~15초씩 짧게 시작해 점차 시간을 늘리고, 호흡은 멈추지 않고 자연스럽게 유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