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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미 배설물은 독성은 없지만 민감한 피부에는 트러블을 유발할 수 있어, 닿았을 땐 즉시 씻어내는 것이 중요하다. 빨간 동그라미로 표시된 부분이 매미 오줌./사진=유튜브 채널 '수상한생선 Life Science'
한여름 햇살 아래 길을 걷다 보면, 비도 오지 않는데 머리나 어깨에 물방울이 톡 떨어질 때가 있다. 이 액체, ‘매미 오줌’일 가능성이 크다. 매미 오줌이 피부에 닿아도 괜찮은 걸까?

◇민감한 피부에는 트러블 유발
매미는 나무에서 수액을 흡수한 뒤 여분의 액체를 배출하는데, 이 배설물이 공중에서 아래로 뿌려지듯 떨어지며 사람에게 닿는 일이 종종 있다. 임이석테마피부과 임이석 원장은 “흔히 ‘매미 오줌’이라 불리는 이 액체는 수분, 당분(설탕과 유사한 성분), 아주 소량의 유기산(과일에 들어 있는 신맛 성분) 등으로 이뤄져 일반적인 피부에는 해를 주지 않는다”고 말했다.


다만 피부에 남은 당분이나 외부에서 유입된 불순물, 세균 등은 자극 요인이 될 수 있다. 임 원장은 “매미 배설물 자체는 독성은 없지만, 일부 성분이 피부에 남아 모공을 막거나 세균 증식을 유도해 트러블로 이어질 수 있다”며 “특히 땀과 피지 분비가 많은 여름철에 이런 반응이 더 쉽게 나타나므로 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아토피 피부염 환자는 피부 장벽이 약해 외부 자극에 더 민감하게 반응하고, 감염 위험도 크다”며 “민감성 피부를 가진 사람도 배설물이 닿은 뒤 가려움이나 붉어짐, 발진 등이 나타날 수 있다”고 했다.

◇“피부 노출 줄이고, 접촉 시 빠르게 씻어야”
곤충 배설물로 인한 피부 트러블을 예방하려면 노출을 줄이고, 접촉 시 신속히 세정하는 것이 중요하다. 여름철에는 매미뿐 아니라 파리, 나방 등 곤충이 활발하게 활동하며, 이들이 공중이나 나뭇가지 위에서 배설한 액체가 사람에게 떨어지는 일이 잦다. 임 원장은 “나무 아래에 오래 머무르지 않고, 외출 시에는 모자나 얇은 겉옷으로 머리와 어깨를 가리는 것이 도움이 된다”며 “피부에 배설물이 닿았다면 흐르는 물로 바로 씻고, 피부 자극을 줄이기 위해 저자극성 비누나 약산성 클렌저를 사용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이어 “세정만으로도 대부분 해결되지만, 눈가나 입 주변처럼 점막이 얇은 부위에 닿았을 경우엔 더 빠르게 씻어내야 한다”며 “세정 후에도 발진이나 염증 증상이 계속되면 피부과에서 진료를 받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