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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클립아트코리아
작은 범위의 움직임에도 생각보다 많은 신체 능력이 필요하다. 한 발로 서 있거나, 손가락을 움직이는 등 간단한 동작을 수행하는 능력이 떨어진다면 신체 기능에 문제가 생겼다는 신호일 수 있다.

◇10초간 손가락 두드리기 30회는 해야
10초간 손가락으로 책상 등을 두드리는 횟수가 30회 미만이라면 뇌나 신체 근육에 이상이 있다는 신호다. 분당서울대병원 연구팀이 65세 이상 노인 433명에게 검지로 측정판을 1분간 두드리게 했다. 그 결과, 손가락을 빨리 움직인 그룹은 손가락을 느리게 움직인 그룹보다 5년 후 낙상·조기 사망 위험이 2.2배나 낮았다. 가천대길병원 재활의학과 이주강 교수는 “손가락을 움직이는 것은 뇌나 근육 등 신체의 여러 요소가 복합적으로 작용해 나타나는 활동이다”며 “손가락을 빨리 움직이지 못하는 것은 운동 명령을 내리는 대뇌나 신체를 움직이는 근육의 기능, 인지 기능이 떨어진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근육 기능이 떨어지면 지구력, 균형 감각이 떨어져 낙상 위험이 커지고, 면역력이 감소해 각종 질환 발병 위험도 커진다. 인지 기능과 신체 기능을 향상하기 위해 유산소 운동과 근력 운동을 매일 30분씩 주 5회 이상 하는 것이 권장된다.


◇한 발로 서서 20초 버티기 
한 발로 20초 이상 못 서 있다면 뇌에 심각한 이상이 있는 것일 수 있다. 일본 교토대 연구팀이 약 1300명을 대상으로 한쪽 다리를 들고 눈을 뜬 상태로 60초간 버티게 하면서 자기공명영상(MRI)을 찍었다. 그 결과, 뇌 병변이 두 곳 이상 발견된 사람 중 34.5%, 한 곳에서 나타난 사람 중 16%가 20초를 넘기지 못했다. 실험 대상에게 나타난 병변으로는 무증상 뇌졸중, 열공성 뇌경색 등이 있었다. 무증상 뇌졸중은 뇌혈관이 막히거나, 출혈이 나는 중증 질환인 뇌졸중이 특별한 증상 없이 나타나는 질환을 말한다. 일반적으로 뇌졸중은 얼굴 한쪽이 마비되거나, 말을 잘하지 못하거나, 균형을 못 잡는 등 눈에 보이는 특이 증상이 나타난다. 열공성 뇌경색은 뇌 심부 고혈압으로 미세 동맥이 막히는 질환이다. 일부 뇌세포가 마비돼도 두통 등의 증상이 나타나는 경향이 있다. 균형을 유지하는 능력이 떨어진 사람은 향후 뇌가 크게 손상되거나, 인지 기능이 낮아질 위험이 크다고 연구팀은 말했다.

◇아무것도 잡지 않고 앉았다 일어서기
앉았다가 일어나는 간단한 동작으로도 얼마나 오래 살 수 있는지 파악할 수 있다. 브라질 가마필호대 연구팀이 51~80세 참가자 2002명을 대상으로 앉았다 일어나기를 하도록 한 채, 6년간 추적 관찰했다. 이때 연구팀은 실험대상자에게 일어나있다가 양반다리를 취한 후 다시 일어서도록 했다. 손으로 바닥을 짚거나 무릎, 팔꿈치 등을 이용하면 안 됐다. 이 동작을 하려면 기동성, 유연성, 근력 등이 필요하다. 연구팀은 실험참가자들이 얼마나 잘 일어났는지, 10점 만점으로 점수를 매겼다. 일어설 때 균형을 잃거나 손 등을 살짝이라도 이용하면 점수가 깎였다. 6년간 총 159명이 사망했는데, 0~3점을 받은 참가자가 쉽게 테스트를 통과한 사람보다 사망할 확률이 무려 5.4배 더 높았다. 이주강 교수는 “이 동작은 근육의 건강과 신체 균형, 유연성 등을 테스트하는 것으로, 이는 중장년층의 향후 장수 가능성을 예측하는 지표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