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연휘의 근거로 알려주는 의학 퀴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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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클립아트코리아
“버터는 천연 동물성 기름, 마가린은 식물성 기름으로 만든 가공식품”이라는 믿음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버터가 마가린보다 건강에 더 이롭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이러한 기준만으로 어떤 식품이 더 건강하다고 단정하기는 어렵습니다. 지방 함량이 높은 버터와 마가린은 모두 혈중 콜레스테롤 수치에 영향을 줄 수 있으며, 이때 식품의 ‘천연’ 여부보다는 섭취하는 지방의 ‘종류’와 ‘조성’이 건강에 훨씬 더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기 때문입니다. 오늘은 실제 의학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버터와 마가린이 우리 몸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자세히 살펴보겠습니다.

오늘의 퀴즈: 마가린이 버터보다 콜레스테롤 관리에 더 나쁠까?
정답은 X입니다.


핵심 근거1.
한 연구에서 버터와 성분이 다른 두 종류의 마가린을 5주간 섭취한 후 혈중 콜레스테롤 변화를 비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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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Am J Clin Nutr. 1998 Oct;68(4):768-77.
실험 결과, 모든 그룹에서 LDL 콜레스테롤(소위 '나쁜' 콜레스테롤) 수치가 어느 정도 상승했지만, 버터를 섭취한 그룹에서 그 상승폭이 가장 컸습니다. 두 종류의 마가린 중에서는 트랜스지방이 없고 불포화지방 함량이 높은 마가린을 섭취한 그룹에서 LDL 콜레스테롤 수치가 가장 적게 올랐습니다.

핵심 근거2.
그렇다면, 왜 이런 차이가 나타난 걸까요?
지방 중에서도 특히 포화지방과 트랜스지방은 섭취량이 많을수록 혈중 LDL 콜레스테롤 수치를 높이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과거 마가린은 인공 트랜스지방이 많아 콜레스테롤 수치를 악화시킨다는 우려가 있었습니다.

하지만 제조 공정이 크게 개선되면서, 현재 시중에 판매되는 대부분의 마가린은 트랜스지방이 없거나 극소량만 함유하고 있습니다. 특히 미국 식품의약국(FDA)이 2018년부터 마가린 등 가공식품에 트랜스지방의 주범인 부분경화유(PHO, Partially Hydrogenated Oil) 사용을 전면 금지하면서, 마가린 및 마가린 유사 제품들, 버터 혼합 제품들의 지방 조성이 크게 개선되었습니다. 결과적으로 이들 제품 중 상당수는 포화지방 및 트랜스지방 함량 면에서 버터보다 오히려 식이 권장 기준에 더 부합하게 되었습니다.


일반적으로 현대의 마가린은 버터에 비해 포화지방 함량이 낮습니다. 제품마다 차이는 있으나, 버터 한 큰술(약 14.2g)에는 포화지방이 약 7.2g 함유된 반면, 스틱형 마가린에는 약 2.2g, 소프트 마가린이나 라이트 마가린에는 그보다 더 적은 양이 들어있습니다. 버터에는 전체 지방의 약 3~5%에 해당하는 천연 트랜스지방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반면, 현재 대부분의 마가린은 인공 트랜스지방이 거의 제거되었거나 미량만 함유하고 있어, 많은 제품이 '트랜스지방 0g'으로 표시됩니다.

물론, 이미 혈중 콜레스테롤 수치가 높거나 심혈관 질환 위험이 있는 분들이라면 버터든 마가린이든 섭취를 주의해야 합니다. 건강한 사람이라도 평소 콜레스테롤 관리에 신경 쓴다면, 포화지방과 트랜스지방 함량이 높은 식품의 섭취는 가급적 줄이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오늘의 결론
1. 버터는 일반적으로 현대의 마가린보다 포화지방 함량이 높으며, 일부 천연 트랜스지방을 포함하고 있어 LDL 콜레스테롤(소위 '나쁜' 콜레스테롤)을 더 많이 상승시킬 수 있다.
2. 과거 마가린은 높은 인공 트랜스지방 함량으로 건강 우려가 있었지만, 현재 대부분의 제품은 인공 트랜스지방이 거의 제거되어 버터보다 혈중 콜레스테롤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이 적다.
3. 건강을 위해서는 버터와 마가린 모두 과도한 섭취는 피하고, 음식 지방의 ‘종류’와 ‘함량’을 꼼꼼히 확인하여 현명하게 선택하는 식습관이 중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