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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 = 김민선
일라이 릴리의 당뇨병 치료제 ‘마운자로’가 5년 후 전세계 매출 1위 의약품에 등극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비만 치료에 사용되는 같은 성분 약 ‘젭바운드’ 또한 3위에 오를 것으로 예상됐다. 반면, 지난해 매출 1위에 오른 MSD·오노약품공업의 면역항암제 ‘키트루다’는 특허 만료와 함께 5위권 밖으로 밀려날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됐다.

29일 한국바이오협회에 따르면, 글로벌 의약품 시장조사기관 이밸류에이트는 최근 이 같은 전망이 담긴 시장 분석 보고서를 발간했다.

이밸류에이트는 글로벌 처방약 매출액이 연평균 7.4% 증가해, 2024년 1조1460억달러(한화 1555조6950억원)에서 2030년 1조7560억달러(2384조4724억원)까지 늘어날 것으로 예상했다. 당뇨·비만치료제로 쓰이는 GLP-1 제제의 경우, 2024년부터 2030년까지 매출이 연평균 20% 이상 크게 증가하면서 2030년에는 글로벌 처방약 매출의 9%를 차지할 것으로 내다봤다.

2030년 예상 매출 상위권에도 당뇨병·비만치료제들이 대거 포진했다. 일라이 릴리 당뇨병 치료제 마운자로가 362억달러(49조1487억원)를 기록해 1위에 오를 것으로 예상됐다. 이어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스카이리치(애브비, 266억달러)’ ▲비만 치료제 ‘젭바운드(일라이 릴리, 255억달러)’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듀피젠트(사노피·리제네론 251억달러)’ ▲당뇨병 치료제 ‘오젬픽(노보 노디스크, 244억달러)’ ▲비만 치료제 ‘위고비(노보 노디스크 181억달러)’ ▲면역항암제 ‘키트루다(MSD​·오노약품공업, 169억달러)’ 순이었다.


한국바이오협회 관계자는 “일라이 릴리는 두 가지 티르제파타이드 성분 약(마운자로, 젭바운드)으로만 2030년까지 연간 620억달러의 매출을 올릴 것으로 예상된다”며 “이는 오랫동안 세계에서 가장 많이 팔리는 약물로 여겨졌던 휴미라의 매출보다 3배 더 큰 금액이며, 현재 최대 매출 의약품인 키트루다의 2024년 매출(295억달러)의 두 배에 달하는 금액이다”고 했다.

키트루다는 상위 10대 의약품 중 유일하게 5년 후 매출이 떨어질 것으로 예상됐다. 2028년 특허 만료를 앞두고 있기 때문이다. 다만, 올해 9월 미국 승인이 예상되는 키트루다의 피하주사 제형이 매출 하락을 얼마나 상쇄할지 지켜볼 필요가 있다.

이밸류에이트는 당뇨병·비만 치료제의 성장과 함께 일라이 릴리가 2030년 전세계 매출 1위 제약사에 오를 것으로 내다봤다. 반면, 화이자는 팬데믹 기간 동안 1위를 차지했고 2024년에도 5위에 자리했으나, 2030년에는 성장세가 꺾이면서 매출 상위 10대 기업 중 최하위까지 떨어질 것으로 예상했다. MSD 또한 키트루다 매출 하락 영향으로 순위가 하락할 전망이다.

사노피의 경우 GLP-1 제제를 보유하지 않았음에도 순위가 상승할 것으로 예측됐다. 바이오협회 관계자는 “듀피센트 매출 상승 등으로 사노피 매출이 연평균 6.6% 증가하며 2030년에 매출 상위 6위로 올라설 것으로 전망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