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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그맨 김학래(70)가 부부 상담 중 한 발언이 많은 이들의 충격을 불러일으켰다./사진=JTBC ‘1호가 될 순 없어2’ 캡처
개그맨 김학래(70)가 부부 상담 중 한 발언이 많은 이들의 충격을 불러일으켰다.

지난 25일 방송된 JTBC ‘1호가 될 순 없어2’에는 김학래·임미숙 부부가 이른바 ‘호랑이 상담가’로 유명한 이호선 부부상담가를 만났다. 임미숙은 “석 달째 냉전 중”이라며 “투명 인간처럼 아는 척 안 하고 살고 있었다”고 말했다. 반면 김학래는 “(아내의) 말 한마디 한마디가 톡톡 쏘는 느낌”이라며 “살면서 잘못도 했지만 그걸 부수려고 노력했다”고 말했다. 김학래는 과거 외도 사실을 밝힌 바 있다.

이호선 상담가는 김학래의 심리 검사 결과에 대해 “자극을 추구하고, 혼자 일하는 게 편하고, 스스로 결정하는 가부장 느낌이 강하다”고 말했다. 이어 “바람도 무지하게 피우고 도박에 돈도 썼는데 아내는 왜 이혼하지 않았을까”라고 묻자, 김학래는 “내 매력은 성실함이다”라고 답했다. “바람피우고 도박한 게 성실한 거냐”는 상담가의 질문에 김학래는 “(바람을) 사랑이라고 생각해본 적 없다”며 “친구들과 어울리다가 이 여자 저 여자 어울린 것”이라고 말해 충격을 안겼다.

김학래의 발언처럼 사랑의 감정 없이 육체적 관계를 맺는 행위를 소위 ‘육체적 바람’이라 일컫는다. 반대로 성관계는 없었지만 상대방과 정서적으로 교감하고 친밀하게 지내는 것을 ‘정신적 바람’이라고 한다. 김학래가 했다고 주장하는 육체적 바람과 정신적 바람을 두고, 온라인상에서는 어떤 바람이 더 악한지에 대한 논의가 끊이질 않는다. 왜 의견 차이가 있는 걸까?


◇개인이 중요시하는 가치에 따라 배신감 크기 달라
정신적 바람이 더 나쁜 행위라고 생각하는 사람은 신체적인 관계보다 ‘사랑이라는 감정’에 가치를 두는 경향이 있다. 이들은 성적 행위가 인간의 본능에서 비롯된 행위라고 간주하고, 이를 애써 이해하려 노력한다. 서울대 심리학과 곽금주 교수는 “본래 인간은 성적 본능을 지녀 이성에게 스킨십을 갈구하는 동물”이라면서도 “(그럼에도) 육체적 바람은 상대와의 강한 끌림을 거부하지 않음으로써 파트너의 신뢰를 저버리는 행위”라며 합리화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반면, 육체적 바람이 더 악하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성적 관계가 ‘가장 깊고 사적인 연결 행위’라 인식할 가능성이 높다. 이에 연인이 자신이 아닌 다른 사람과의 신체적 관계를 맺었다는 생각에 강한 충격을 받는다. 육체적 바람은 물리적으로 눈에 보이는 배신 행위이기 때문에 더욱 극단의 감정과 사고를 불러일으키기도 한다. 결국 개인이 연인과의 신뢰를 형성하는 데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요소, 즉 각자 가지고 있는 가치관에 따라 의견 차이가 있을 수 있다.

◇연인 사이엔 육체적 관계·정서적 교감 모두 있어야
사랑은 육체적 관계와 정서적 교감 모두가 결합된 형태다. 심리학자 로버트 스턴버그의 ‘사랑의 삼각형’ 이론에 따르면, 낭만적 사랑의 3요소는 ▲친밀감(정서적 교감) ▲열정(육체적 관계) ▲헌신(지속적 관계 유지)이다. 이때 하나만 충족했다고 이성 간 사랑이 성립됐다고 볼 수는 없다. 곽금주 교수는 “예를 들어 연인이 아닌 친구 사이에서는 강한 유대감과 친밀감을 느끼지만, 키스 등 성적 접촉을 하는 것은 거부감을 느낀다”며 “결국 세 가지가 모여야 부부간의 낭만적 사랑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바람’은 파트너의 믿음을 저버리는 행위다. 어떠한 바람이든 상대방에게 씻을 수 없는 커다란 상처를 남긴다. 김학래·임미숙 부부의 사례와 같이 기혼자가 바람을 피웠다면 부부치료가 도움이 될 수 있다. 외도 문제를 겪는 부부는 현재 상황을 원활히 해결하지 못하고 괴로워하는 경우가 많다. 부부치료는 상처를 입은 배우자가 자신이 받은 상처를 이야기하고 상대가 이를 듣고 이해하며 용서를 비는 과정으로 이뤄진다. 당사자가 외도 사실을 인정한 후 반성하고, 바람을 피우지 않겠다고 약속함으로써 부부 관계를 다시 강화해 나가는 게 가능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