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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클립아트코리아
바이오·헬스케어 산업은 최근 가장 빠르게 변화하는 분야 중 하나다. 변화가 빠른 시장에서는 기존 기업뿐 아니라 새로 진입하는 기업에도 기회가 주어지기 마련이다. 바이오·헬스케어 시장에서 한국은 주어진 기회를 잡아야 하는 입장이다.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들이 세계적인 반열에 오르려면 향후 3~5년 안에 전략을 재정비하고 경쟁 우위를 점해야 한다는 의견이 제기된다.

26일 글로벌 회계·컨설팅 기업 PwC가 발간한 ‘한국 바이오·헬스케어의 글로벌 도약을 위한 가이드’ 보고서에 따르면, 전세계 바이오·헬스케어(의료기관, 약물, 의료기기 등)시장 규모는 2021년 기준 11조달러(한화 1경4905조원)를 넘어섰다. 같은 해 반도체 시장 규모는 약 6000억달러 수준으로, 제약·바이오산업으로 한정해도 반도체산업보다 규모가 컸다. 향후 성장률 또한 높아, 격차는 더 확대될 전망이다.

성장세가 높은 만큼, 시장 경쟁 또한 계속해서 치열해지고 있다. 이미 20세기 초반에 진입한 세계적인 제약사들과 함께, 대형 IT기업들까지 바이오·헬스케어의 성장성에 주목해 경쟁에 가세하는 분위기다.

한국의 경우 절대적 규모는 여전히 미국, 유럽 등과 격차가 크지만, 성장률 측면에서는 여느 나라에 뒤쳐지지 않는다. 매출 1억달러 이상을 기록한 국내 상장 제약·바이오 기업의 매출 합계를 보면, 2013년 34개사 120억달러에서 2023년 72개사 330억달러로 3배 가까이 확대됐다. 같은 기간 미국(1.6배), 유럽(1.2배), 중국(1.8배), 일본(1.2배) 등과 비교하면 가장 빠르게 성장했다.

PwC는 “미국, 유럽 등 패권국 중심의 글로벌 경쟁구도에서 한국 위상은 눈에 띄지 않는 수준이지만, 한국 기업들 자체로는 단계적으로 이목을 끄는 성장을 이뤄왔다”고 했다.


보고서는 현재 한국 제약·바이오 기업들이 도약의 기로에 서있다고 진단했다. 동시에 국내 기업들이 추후 도약할 수 있는 시간이 3~5년밖에 남지 않았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그 이유로는 ▲2028년 전후로 블록버스터 의약품 만료 ▲AI 도입에 따른 신약 개발 기간 단축 ▲산업 내 경쟁 고조 등을 들었다.

PwC는 “글로벌 보건위기를 계기로 주요국의 바이오산업은 국가 차원의 전략적 가치가 부각되고 있으며, 국가 주도의 산업육성이 경쟁적으로 이뤄지고 있어 후발주자들에게 충분한 시간적 여유를 주지 않을 것”이라며 “기회를 잡기 위해 움직일 수 있는 시한을 보수적으로 3년으로 보고, 신중하지만 빠르게 행동해야 할 때다”고 설명했다.

보고서는 제약·바이오 기업들이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취해야 할 전략으로 ▲변혁적 R&D 모델 기반의 포트폴리오 강화 ▲선택과 집중 ▲환자 중심의 혁신 ▲특정 치료 영역 내 통합적 리더십 강화 등을 제시했다. 어떤 전략이든 그 근간에 차세대 포트폴리오 관리 능력, 생태계 조성·참여·관리 역량, 디지털 역량, 통합 리스크 관리 역량 정비를 병행해야 한다는 설명도 덧붙였다.

PwC컨설팅은 “최근 10년 간 국내 기업들의 성장 추이와 자본시장의 기대, 미-중 패권경쟁의 심화에 따라 주어지는 기회 등을 감안하면 현재는 분명 기회의 시간”이라며 “단, 이 기회의 시간은 오래 지속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한국 기업 입장에서는 세계적인 제약사 대비 상대적인 후발 지위와 규모적 열위를 감안한 전략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