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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학교 정문/사진=연합뉴스
서울대 의대와 공대가 의사과학자를 양성하는 학부 연합 전공 개설을 추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의사과학자는 의사 면허가 있으나 환자를 진료하지 않고 의료 신기술, 신약, 첨단 의료 장비를 연구하는 직군을 말한다. 코로나 팬데믹을 계기로 백신 개발 등 의과학 분야 중요성이 대두되며 의사과학자 필요성도 커지고 있다.

25일 조선일보 보도에 따르면 서울대 의대와 공대는 2027년 가칭 ‘과학기술의학(Health Sciences and Technology)’ 연합 전공을 개설하는 것을 목표로 각종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김주한 서울대 연구부총장을 필두로 한 서울대 의대와 공대 교수팀의 ‘서울대학교 의과대학 공과대학 Health Sciences and Technology 연합 전공 신설을 위한 정책 연구 및 교과 과정 개발’ 보고서가 바로 그것이다. 서울대는 이 연구를 통해 교과 과정 등 커리큘럼 구성을 검토했고, 앞으로 실무 위원회를 조직해 본격적으로 연합 전공 개설에 관한 행정 절차를 밟아나갈 계획인 것으로 전해진다.

해당 보고서에 따르면 과학기술의학 연합 전공엔 의대생과 공대생을 포함해 다양한 단과대 학생이 참여할 전망이다. 전공필수 18학점과 전공선택 21학점 등 39학점 정도로 교과 과정이 설계될 예정이며, 의대에 커리큘럼을 맞춰 총 6학년 과정일 것으로 보인다. 최초 인원은 의대생과 비의대생을 합쳐 60명 내외를 목표로 한다. 이 연합 전공의 공식 운영은 의과대학이 아닌 공과대학이 주도할 것으로 전해진다.


서울대가 이 같은 프로그램을 준비하는 것은 빠르게 성장하는 의과학 분야에 대응하기 위함이다. 글로벌 제약 시장은 2022년 1조 4820억달러로 연평균 5% 성장 중이고, 글로벌 상위 제약사 10곳의 최고기술책임자 중 70%가 의사과학자다. 미국과 유럽에선 하버드대와 매사추세츠공대(MIT)가 공동 설립한 의사과학자 양성 프로그램 HST 등 1970년대부터 의사과학자 양성이 활발했으므로 한국은 후발주자다.

서울대 관계자는 “한국은 고전 공학 분야 아닌 바이오산업에서 상대적으로 약한 편”이라며 “의대에 우수 학생이 몰리고 있는 만큼 이 부분을 집중적으로 육성한다면 한국의 미래 먹거리로 키울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