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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로부터 액취증(겨드랑이 냄새 증상)이 유전된 딸이 아버지와 사이가 점점 멀어지고 있다는 안타까운 사연이 전해졌다./사진=게티이미지뱅크
아빠로부터 액취증(겨드랑이 냄새 증상)이 유전된 딸과 아버지와 사이가 점점 멀어지고 있다는 안타까운 사연이 소개돼 화제다.

최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액취증으로 남편과 딸의 사이가 멀어졌다’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두 딸이 있다고 밝힌 작성자 A씨는 “남편에게 액취증이 있다는 걸 결혼 전에는 몰랐다”며 “남편이 팔을 올리고 잘 때 겨드랑이 흉터를 보고 알게 됐고, 그때부터 아이들에게 유전될까 봐 냄새를 맡아보며 지냈다”고 했다.

A씨에 따르면, 둘째 딸이 유치원 때부터 땀 냄새가 나기 시작해 초등학교 6학년 때 액취증 수술을 받았다. 그러다가 중학교 1학년 무렵 교복을 갈아입다가 스스로 냄새를 맡기 시작했고, 피팅룸에서는 냄새 때문에 옷을 입어보지 못하고 그냥 사서 나가자고 한 적도 있었다. A씨는 “그날 집에 와서 딸의 속옷 냄새를 맡아보니 냄새가 나더라. 하늘이 무너지는 줄 알았다”며 “수술 후 재발 확률이 2%라고 들었는데, 그게 저희 둘째가 된 것 같다”고 말했다.

둘째 딸은 “수술대에 누워 아픈 수술을 받고 나면 팔도 1주일 동안 내릴 수 없고, 스스로 할 수 있는 일이 아예 없다”며 “수술했던 때를 생각하면 너무 싫다”고 했다. A씨는 “딸이 아빠와 점점 거리를 두고 있고, 남편도 미안한 마음에 더 힘들어한다”며 “며칠 사이 두 사람 사이가 많이 멀어진 것 같다”고 말했다.

◇액취증, 부모 중 한 명만 있어도 자녀에게 유전 가능
A씨의 둘째 딸이 겪었다는 액취증은 아포크린 샘에서 분비된 땀이 피부의 세균과 반응해 특유의 악취를 유발하는 상태를 말한다. 아포크린 샘은 사춘기 이후 활성화되며, 땀 속 지방과 단백질이 세균에 의해 분해될 때 냄새가 난다. 일반적인 땀냄새와 달리, 본인보다 주변 사람이 먼저 인식하는 경우가 많아 대인기피나 사회적 고립으로 이어질 수 있다. 임이석테마피부과 임이석 원장은 “증상이 심한 경우 멀리서도 냄새가 나 정상적인 사회생활에 어려움을 겪는 이들이 많다”고 말했다.


대표적인 증상은 겨드랑이에서 나는 지속적인 악취다. 땀이 많지 않아도 냄새가 날 수 있으며, 운동이나 긴장 후에는 더욱 심해진다. 땀이 닿은 옷의 겨드랑이 부분이 노랗게 변색되는 경우도 있다. 냄새는 썩은 고기, 마늘, 양파 같은 자극적인 향으로 표현되며, 계절 변화나 호르몬 영향으로 강도가 달라질 수 있다.

가족력이 있는 경우 유전적 영향이 크다. 부모 중 한 명이 액취증이면 자녀에게 유전될 확률은 약 50%에 이른다. 특히 사춘기 이후 성호르몬 분비가 활발해지면서 증상이 뚜렷해질 수 있다. 또한, 기름진 음식이나 자극적인 식단은 땀 속 지방·단백질 함량을 높여 냄새를 심하게 만들 수 있다. 카페인과 알코올은 땀 분비를 촉진하고, 스트레스 역시 교감신경을 자극해 증상을 악화시킬 수 있다.

◇적극적인 치료와 위생 관리로 증상 완화해야
초기에는 데오드란트, 항균제, 보톡스 주사 등으로 증상을 완화할 수 있다. 그러나 일상생활에 큰 지장을 줄 정도라면 수술을 고려해야 한다. 임이석 원장은 “보통 아포크린 샘을 긁어내거나 열로 파괴하는 방식으로 치료한다”며 “땀이 많을수록 냄새도 심해지기 때문에 보톡스로 땀을 줄이기도 한다”고 말했다. 이어 “재발 여부는 시술 방식에 따라 달라지는데, 땀샘을 완전히 제거하기 어려워 실제로 수술 후에도 냄새가 남을 수 있다”고 했다. 치료와 함께 생활습관 관리도 중요한 이유다.

액취증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겨드랑이를 자주 씻고 잘 말리는 것이 기본이며, 항균 성분이 있는 전용 세정제를 사용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여름철에는 통풍이 잘되는 면 소재 옷을 입고 자주 갈아입는 것이 좋다. 식단은 동물성 식품보다는 채소와 과일 위주로 구성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임 원장은 “처방받은 항생제 연고를 바르면 피부의 세균을 줄여 냄새 완화에 도움이 된다”며 “마늘처럼 체취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음식은 피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