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드
‘비알코올’ 맥주의 배신… 혈당 높이고 지방 늘려
이슬비 기자
입력 2025/06/17 19:15
비알코올 맥주는 알코올이 1% 미만 함유된 맥주로, 알코올에 취약한 사람에게 최근 주목받는 대체대로 부상하고 있다. 시장조사기업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국내 무·비알코올 시장 규모만 해도 2021년 415억 원에서 지난해 704억 원으로 3년 만에 70% 가까이 성장했을 정도다.
독일 보훔 루르대 의대 알리 칸베이 교수팀은 비알코올 맥주를 마셨을 때 몸에 생기는 변화를 분명하게 확인하기 위해 연구를 진행했다.
연구팀은 건강한 남성 44명에게 4주에 걸쳐 비알코올 맥주 3종(필스너, 혼합, 밀)과 물을 매일 330mL 두 병을 마시도록 했다. 이후 포도당, 지방 대사, 체성분, 간 효소, 장내 미생물군 등을 추적 관찰했다.
그 결과, 비알코올 맥주 중 혼합 맥주와 밀 맥주는 포도당과 지질 대사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혼합 비알코올 맥주는 공복 혈당을, 밀맥주는 혈당을 조절하는 호르몬인 인슐린 저항성을 높였다. 두 맥주 모두 중성 지방 수치를 높였다.
필스너 비알코올 맥주와 물은 포도당 대사에 유의미한 영향을 미치지 않으면서, 혈관에 쌓이는 LDL 콜레스테롤 수치를 낮췄다. 간 손상 바이오마커도 물과 필스너에서는 감소했다.
연구팀은 "비알코올 맥주는 건강한 선택지일 것으로 고려하는 사람이 많다"며 "이번 연구 결과로 아니라는 게 확인됐다"고 했다. 이어 "비알코올 맥주의 칼로리와 당 함량 때문에 이런 결과가 나왔을 가능성이 크다"고 했다.
한편,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 'Nutrients'에 최근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