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약
"조기 유방암 환자, 1인당 최대 7507만원 손실"
정준엽 기자
입력 2025/06/12 17:30
이번 연구는 서강대 헬스커뮤니케이션센터 유현재 교수 연구팀이 국내 조기 유방암 환자들이 겪는 사회적, 경제적, 정서적 어려움을 체계적으로 분석한 고찰 연구다. 조기 유방암은 국내 유방암 환자의 약 90%를 차지한다.
연구 결과, 조기 유방암 환자들은 평균 경제적 손실이 최대 7000만원 이상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재발한 경우 최대 8813만원까지 증가했다. 경제적 손실은 병기가 높을수록, 삶의 질이 낮을수록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에서 유방암은 주로 경제 활동이 활발하고, 가정에서 중심적인 역할을 하는 40-50대 여성에게 발병하는 암으로, 환자는 치료·경력 단절·가족 내 역할 수행 등 여러 부담을 짊어진다.
연구에 따르면, 조기 유방암 환자의 평균 경제적 손실은 최소 3897만원에서 최대 7507만원이었다. 경제적 손실은 직접 의료비용 외에도 근로 중단에 따른 소득 손실, 가사 노동 손실, 자녀 보육비, 교통비, 간병비 등 간접적인 비용까지 포괄했다.
조기 유방암 환자가 재발을 경험한 경우, 경제적 손실이 전반적으로 높아졌다. 재발이 있었던 조기 유방암 환자는 재발이 없었던 환자보다 총 경제적 손실이 평균 약 2900만원 더 높게 발생했다. 특히 생산성·가사 노동 손실 등 간접비용을 재발이 없었던 환자 대비 약 1330만 원 이상 지출했으며, 이는 재발 환자의 간접비용이 재발하지 않은 환자군에 비해 약 1.8배 높다는 것을 의미한다.
처음 진단받은 병기(1·2·3기)가 높을수록 부담하는 직접 의료비용이 높아졌고, 간접비용도 눈에 띄게 증가했다. 3기 진단 환자들은 1기 환자에 비해 약 2400만 원, 2기 환자에 비해 약 1900만 원의 간접비용을 더 지출하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1기와 3기 사이 환자에서 총 경제적 손실이 평균 약 3922만 원의 차이가 있었다.
재발과 치료에 대한 두려움을 측정하는 문항 중 하나로 '재발이 걱정됩니까?'라는 질문에 대해 76.7%가 재발에 대한 우려를 표명했으며, 이 중 '매우 그렇다'라고 응답한 비율은 40.7%였다. ‘삶의 질’을 평균을 기준으로 세 집단으로 나눴을 때 스스로 삶의 질이 낮은 편이라 명시한 대상자가 과반수(58.7%)였다.
연구에 자문을 제공한 삼성서울병원 혈액종양내과 박연희 교수는 "주 발병 연령층이 60-70대인 해외와 달리, 국내에서 유방암은 경제 활동 및 가정 내 양육과 돌봄에서 중추적인 역할을 담당하고 있는 40-50대 여성이 주 발병층"이라며 "재발은 환자 개인을 넘어 가정과 사회 전반에 영향을 미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