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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 규모 ‘50兆’ 예상… ‘유전자 치료’ 뭐길래?

정준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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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핀라자, 엑손디스51, 온파트로/사진=각사 제공
유전자 치료 시장 규모가 7년 후 약 50조원까지 성장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특히 병을 일으키는 유전자가 발현하지 못하도록 억제하는 치료제가 가장 큰 시장을 형성할 것으로 전망됐다.

◇'유전자 침묵' 치료, 4.7조로 시장 절반 가까이 차지
3일 한국바이오협회 '글로벌 유전자 치료 시장의 현황 및 전망' 보고서에 따르면, 글로벌 유전자 치료 시장은 2023년 약 72억달러(한화 약 10조원)에서 9년 동안 연평균 19.4%씩 성장해 2032년 약 366억달러(한화 약 50조원) 규모까지 커질 전망이다.

유전자 치료는 질병을 치료하기 위해 개인의 유전자를 변형하는 의학적 기법이다. 유전자 치료에 속하는 의약품으로는 AAV(아데노부속바이러스) 기반 유전자 치료제가 있다. AAV 기반 유전자 치료제란 유전자 전달체로 바이러스 벡터의 일종인 '아데노부속바이러스'를 사용하는 치료제를 의미한다. 아데노부속바이러스는 안정성이 높고 면역반응이 낮으며, 병원성이 없어 주로 혈우병·뒤셴근이영양증(DMD)·척수성근위축증 등 희귀질환 치료제로 개발되고 있다.

치료 유형별로 살펴보면, 유전자 침묵 치료가 2023년 기준 약 34억달러(한화 약 4조7000억원)로 가장 규모가 컸으며, 유전자 증강 치료 약 21억달러(한화 약 2조9000억원), 세포 대체 치료 약 15억달러(한화 약 2조원)로 뒤를 이었다. 세 치료 시장은 2032년 168억4000만달러(한화 약 23조원), 115억3000만달러(한화 약 16조원), 73억9000만달러(한화 약 10조원)까지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유전자 침묵은 특정 유전자가 발현하지 못하도록 억제하거나 차단해 질환을 일으키는 단백질을 만들지 못하게 하는 치료법을 일컫는다. 대표적인 유전자 침묵 치료제에는 ▲바이오젠의 척수성 근위축증 치료제 '스핀라자(성분명 뉴시너센)' ▲사렙타 테라퓨틱스의 뒤셴근이영양증 치료제 '엑손디스51(성분명 에테플러센)' ▲앨나일람 파마슈티컬스의 다발성 신경병증 치료제 '온파트로(성분명 파티시란)' 등이 있다.


한국바이오협회는 "승인·상용화된 치료제의 다양성과 신경계 주요 질환에 대한 높은 치료 효과가 유전자 침묵 치료 부문의 성장을 견인했다"고 밝혔다.

◇신경학, 33.5조까지 성장 전망… 북미 1위
치료 영역별로 보면 신경학 영역이 약 41억4000만달러(한화 약 5조6000억원)로, 가장 높은 57.4%의 점유율을 차지했다. 신경학 다음으로는 기타 치료 영역 18억5000만달러, 혈액악 7억4000만달러(한화 약 1조원), 종양학 4억9000만달러(한화 약 7000억원) 순이었다.

특히 신경학 영역은 2032년 242억7000만달러(한화 약 33조5000억원)까지 성장할 것으로 전망됐다. 이는 만성 질환 발생률 증가와 첨단 치료제 수요 증가에 따른 결과로 풀이된다.

지역별 규모는 미국·캐나다 등 북미가 35억6000만달러(한화 약 5조원)로 가장 컸으며, 유럽이 23억6000만달러(한화 약 3조2500억원), 아시아태평양 지역이 9억2000만달러(한화 약 1조3000억원)로 뒤를 이었다. 7년 후에는 북미·유럽·아시아태평양 지역이 각각 180억달러(한화 약 25조원), 124억달러(한화 약 17조원), 45억달러(한화 약 6조원)까지 성장할 것으로 예측된다.

한국바이오협회는 "북미지역의 점유율은 주요 바이오의약품 제조 시설의 입지, 활발한 신약개발 프로젝트, 잘 갖춰진 의료 시스템, 높은 연구개발(R&D) 투자 등 다양한 요인에 기인한다"며 "유럽의 경우 표적치료를 요구하는 만성질환의 증가와 유전자 치료의 발전을 위한 프로젝트가 증가한 점이 시장 규모에 영향을 미쳤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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