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타

안 되던 호흡, '이 자세' 했더니 뚫렸다… 50대 男 생명 살린 자세는?

이해나 기자 | 홍주영 인턴기자

[해외토픽]

이미지

호흡 곤란을 호소한 50대 남성이 복와위(아래로 향하게 엎드려 눕는 자세)를 시행해 호흡이 정상으로 돌아온 사례가 해외 저널에 실렸다. (사진은 사례와 직접적 관련 없음)/사진=클립아트코리아
뇌동맥류로 인해 호흡 곤란을 호소한 50대 남성이 복와위(아래로 향하게 엎드려 눕는 자세)를 시행해 호흡이 정상으로 돌아온 사례가 해외 저널에 실렸다. 뇌동맥류는 뇌동맥 일부가 약해져서 그 부분이 풍선이나 꽈리처럼 부풀어 오르는 질환으로, 극심한 두통, 뒷목이 뻣뻣해지는 증상, 호흡 마비 등이 나타난다.

이탈리아 파도바대 병원 중환자실 의료진은 59세 남성 A씨가 극심한 두통과 목 통증을 호소해 응급실을 찾았다고 밝혔다. A씨는 뇌 손상이 진행되고 있었으며 의식을 잃고 있었다. A씨는 흡연력이 있었지만 다른 병력은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의료진이 뇌 CT 검사를 진행한 결과, A씨는 출혈 등급(피셔 등급)이 3인 뇌동맥류를 진단받았다. 3등급은 중등도 뇌동맥류를 의미한다. 의료진은 혈관조영술로 4mm 크기의 동맥류가 있음을 확인했다.

A씨는 클립으로 뇌동맥류를 묶는 클립결찰술을 받고 중환자실로 옮겨져 정기적으로 CT 검사와 약물 치료를 받았다. 하지만 그는 체내의 산소 공급이 어려워지면서 우하엽(오른쪽 폐조직)이 딱딱해지고 흉막 삼출(폐의 흉막에서 체액 성분이 스며나오는 현상)로 인한 폐렴 증상이 나타났다. 항생제 치료를 진행했지만 효과는 미미했다. 이에 의료진은 A씨의 상태를 고려해 복와위를 시도하기로 결정했다.

복와위는 과거 급성 호흡곤란 증후군(고농도의 산소를 공급하여도 호전되지 않는 호흡곤란을 일으키는 급성 폐 부종) 환자의 호흡을 정상적으로 돕기 위해 고안된 치료법이다. 급성 호흡곤란증후군 환자 중에서도 수면 중 호흡곤란으로 인해 잠에서 깨는 각성 환자에게 효과가 있다. 최근 복와위는 다양한 호흡 장애 치료에 확대적으로 활용되고 있다. 코로나19로 인한 저산소증 환자에게도 산소 포화도를 높인다는 사실이 2020년 입증됐으며 호흡부전을 일으키는 질환에도 호흡을 안정시킨다고 알려졌다.


A씨는 두 차례의 복와위 치료를 각각 8시간, 4시간 진행했다. 그 과정에서 합병증을 보이진 않았으나 A씨는 극심한 불편함을 호소해 치료가 중단됐다. 하지만 치료 이후 호흡 상태는 점차 안정을 보였고, A씨는 조금씩 자가호흡을 하기 시작했다. 뇌 혈류 속도도 정상 수치를 보였다. 의료진은 주기적으로 A씨의 뇌 혈류, 호흡을 점검하며 총 네 번의 복와위 치료를 했다. 세 번째 시도에는 프로포폴 주입해 A씨를 진정시킨 후 16시간 치료를 진행했으며, 마지막에는 12시간 치료를 진행했다.

A씨는 치료 도중 수두증(과잉 생산된 뇌척수액이 뇌실 내에 침투해 뇌압을 높이는 질환)과 호흡 장애가 나타나 뇌척수액을 빼내고 목 부위 기관에 구멍을 만드는 수술을 받았지만, 입원 47일 만에 퇴원했다.

의료진은 "뇌동맥류 환자의 호흡 부전 치료에 복와위가 유효한 선택지가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이러한 환자들을 대상으로 복와위의 안전성과 잠재적 이점을 명확히 규명하기 위해 충분한 표본을 대상으로 한 무작위 임상 시험을 진행해야 한다"고 했다.

이 사례는 ‘BMC Part of Springer Nature’에 지난 28일 게재됐다.


헬스조선 서비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