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장질환
‘허리둘레가 키의 절반 이하여야’ 심장 건강하다고?
신소영 기자
입력 2025/05/20 21:30
비만은 많은 심부전 환자에게 영향을 미치고 BMI가 높을수록 심부전 위험도 증가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비만 측정에 가장 널리 사용되는 BMI는 성별이나 인종 등의 영향을 받을 수 있고, 체지방 분포를 반영하지 못하는 단점이 있다.
또한, BMI가 높은 환자가 역설적으로 심부전 예후가 더 좋은 경우도 있다. 이에 스웨덴 룬드대 아므라 유지치 박사 연구팀은 허리둘레-키 비율에서는 이런 현상은 없다며, 허리둘레-키 비율과 심부전 위험 간 관계를 규명하는 연구를 진행했다.
연구팀은 말뫼 예방 프로젝트에 참여한 45~73세 1792명(평균 연령 67세)을 허리둘레-키 비율에 따라 4개 그룹으로 나누고, 평균 12.6년간 각 그룹의 심부전 발생 여부를 추적 관찰했다. 연구 참가자는 정상 혈당, 공복 혈당 장애, 당뇨병 환자가 각각 3분의 1씩 구성됐으며, 전체 참가자의 허리둘레-키 비율 중앙값은 0.57이었다. 추적 관찰 기간에 심부전 진단을 받은 사람은 132명이었다.
분석 결과, 허리둘레-키 비율이 높을수록 심부전 발생 위험도 유의미하게 증가했다. 이는 다른 위험 요인을 고려한 후에도 유지됐고, 허리둘레-키 비율이 1 표준편차(0.04~0.05) 증가할 때마다 심부전 발생 위험은 34% 증가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특히 허리둘레-키 비율이 상위 25%인 그룹(WtHR 중앙값 0.65)은 나머지 세 그룹에 비해 심부전 위험이 2.71배 높았다.
공동 연구 저자인 존 몰빈 박사는 "이 연구에서 허리둘레-키 비율이 심부전 발생의 중요한 예측 지표임을 확인했다"며 "이는 WtHR이 BMI보다 비만 치료를 받아야 할 심부전 환자를 선별하는 데 더 나은 척도일 수 있음을 시사한다"고 말했다.
이어 "연구 참여자들의 허리둘레-키 비율 중앙값은 심혈관 대사 위험 증가 기준선인 0.5를 크게 웃돌았다"며 "건강을 위해서는 허리둘레가 키의 절반 이하가 되도록 유지하는 게 이상적"이라고 말했다.
연구팀은 다음 단계로 허리둘레-키 비율이 심부전뿐 아니라 다른 심혈관 대사 질환 발생도 예측할 수 있는지를 더 큰 규모 집단에서 조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편, 이번 연구 결과는 세르비아 베오그라드에서 열린 유럽심장학회(ESC) 학술대회에서 최근 발표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