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피부과 전문의가 여름에 특히 기피하는 화장품, 뭘까?
서동혜 아름다운나라피부과 원장(피부과 전문의)
입력 2025/05/26 08:00
화장품사용설명서
더운 여름, 잘못된 화장품 선택이 오히려 피부상태를 악화시킬 수 있어 피부과 전문의로서 여름철 사용을 권장하지 않는, 또는 주의가 필요한 화장품 5가지를 소개한다.
첫 번째 기피 화장품은 지성 피부 또는 피지 과다 피부에 사용하는 쿠션이다.
여드름이 생기면 여드름과 여드름의 흔적을 가리고 싶은 마음에 커버력이 좋은 화장품을 사용하게 된다. 그 중 하나가 쿠션. 하지만 쿠션 제품들은 모공을 막아 여드름과 같은 트러블을 유발할 수 있다. 여드름과 여드름 자국을 가리기 위해 쿠션을 반복적으로 바르고, 막힌 모공은 다시 여드름을 악화시켜 자국을 더욱 심하게 만든다. 악순환의 연속이 될 수 있다. 또 쿠션에 들어있는 퍼프는 반복적으로 사용되면서 세균이 번식하기 쉬운 구조다. 쿠션은 메이크업과 스킨케어 기능이 결합된 제품인 만큼, 여름철 피지분비가 늘어 번들거리는 피부가 될 때는 사용을 자제하고, 위생 관리가 쉬운 리퀴드 파운데이션이나 컨실러로 대체하는 것이 필요하다. 또한 퍼프는 최소 주 1~2회 세척하거나 자주 교체해 주는 것이 필요하다.
두 번째는 톤업 기능 자외선차단제다.
자외선 차단과 동시에 피부를 하얗게 보이게 해주는 톤업 썬크림은 가볍게 바를 수 있어 20~30대 사이에서 인기가 높다. 그러나 톤업 썬크림을 사용할 때, 여름철 강렬한 자외선을 차단할 수 있는 충분한 양을 바르지 않게 되기 때문에 톤업 제품은 사용을 권하지 않는다. 자외선차단제를 충분히 바른 후 추가로 톤업 제품을 사용하는 것은 괜찮다. 자외선차단 성분이 있는 BB크림이나 CC크림의 경우도 마찬가지이다. 충분히 자외선차단제를 바른 후 사용하는 것은 괜찮지만 단독 사용할 경우 자외선차단효과가 너무 떨어지기 때문에 권하지 않는다. 톤업 썬크림 중 번들거림의 사용감을 보이는 경우 모공을 막아 트러블을 일으킬 수 있으니 지성피부는 주의가 필요하다.
세 번째는 고정력 강한 메이크업 픽서다.
메이크업 픽서는 화장이 오래 유지되도록 도와주는 제품으로 땀과 피지로 쉽게 지워지는 여름철 메이크업을 장시간 유지하기 위한 필수품처럼 여겨진다. 하지만 폴리머 성분이 피지와 섞여 모공을 막아 여드름과 같은 피부 트러블을 일으킬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클렌징도 평상시 보다 주의 깊게 해주어야 피부에 잔여물이 남지 않는다. 이와 더불어 메이크업 픽서가 빠르게 건조되고 산뜻한 느낌을 줄 수 있는 알코올 성분이 함유된 경우도 종종 있어 피부를 건조하게 만들고 민감성 피부에는 자극을 줄 수 있다. 장기간 사용할 경우 이러한 요소가 피부장벽을 악화시키고 각질이나 붉은기를 유발할 수 있으므로 꼭 필요한 경우에 사용하고 매일 루틴 화장으로 사용하지 않길 권한다.
네 번째는 프라이머이다.
프라이머는 메이크업 전단계에 사용하는데 피부결을 정돈하고 모공을 메우며 파운데이션의 밀착력과 지속력을 높여주는 제품이다. 여름철 피지분비가 늘면 화장위로 모공이 숭숭 보여지기 때문에 여름철 사용량이 늘게된다. 실리콘 성분이 메이크업을 균일하게 만들어줘 피부를 매끈하게 보이게 피부에 막을 형성해 모공을 막을 수 있고 세안 시 완전히 제거되지 않을 경우 여드름 등의 트러블을 만들 수 있어 여름철 사용을 권하지 않는다.
마지막으로 여름철 기피하는 화장품은 클렌징 오일이다.
클렌징 오일은 메이크업과 노폐물을 효과적으로 제거할 수 있다. 화장품의 기름 성분을 깨끗이 닦아낸다는 강력한 세정력을 앞세우지만 여름철 오일의 사용은 더운 날씨에 피지와 섞이면서 완전히 제거되지 않는 경우 모공을 막을 수 있다. 또 화장을 지운 후 피부에 남아있는 오일을 닦아내려면 미끌거리는 느낌을 없애기 위해 한 층 더 강력한 2차세안제를 이용하여 충분한 거품을 내어 피부를 닦아주게 된다. 하지만 지나친 2차 세안이 피부를 민감하게 만들 수 있고 피부장벽을 깨뜨릴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반면, 헹굼이 미흡하면, 오일 잔여물이 모공을 막아 여드름, 화이트헤드를 유발할 수 있다. 클렌징 오일에 사용되는 성분인 미네랄 오일 및 옥수수배아유는 non-comedogenic한 성분이지만, 코코아버터, 콘오일, 올리브오일, linseed oil 등의 성분은 모공을 막을 가능성(comedogenic)이 높아, 여드름성 피부엔 부적합할 수 있다. 클렌징 오일을 구매하면서 오일 성분을 하나하나 체크하기가 쉽지 않기 때문에 여드름이 나는 피부라면 당분간 오일 제품은 중단하는 것이 좋다.
클렌징 오일대신 여름철 화장을 지우는 데 적합한 클렌저는 어떤 게 있을까?
클렌징 워터는 화장솜에 적셔서 닦아내는 방식으로 산뜻하고 저자극의 제품으로 생각된다. 하지만 진한 워터프루프 메이크업이 잘 지워지지 않는 단점이 있고 화장솜으로 피부를 문지르면서 화장을 지워야 해서 피부가 아주 민감한 경우 화장솜으로 문지르는 자체가 자극이 되는 경우가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부드럽고 크리미한 제형인 클렌징 밀크나 로션이 여름철 무난히 사용하기 좋다. 마사지 하듯 화장을 지우고 헹궈주면 된다. 하지만 이 역시 진한 눈화장에는 잘 지워지지 않아 가벼운 화장을 한 경우 사용하기 좋다. 클렌징 밤은 세정력이 좋고 휴대하기 편하지만 고체형 오일이 피부온도에서 오일로 녹으면서 클렌징 오일과 유사한 모공 막음을 발생시킬 수 있어 지성피부에 여름용 클렌저로는 권하지 않는다. 여름에는 가벼운 클렌징을 사용하고 진한 피부 화장을 한 경우 입술이나 눈가 등 부분적으로 메이크업 리무버를 사용하는 것이 좋다.
여름이 다가오면 많은 사람들이 번들거림, 땀, 피지로 인해 늘 하던 메이크업인데도 트러블을 호소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쿠션, 톤업 자외선차단제, 메이크업픽서, 프라이머, 클렌징오일 등은 진료실에서 화장품으로 인하여 발생하는 흔한 피부 트러블로 진료를 보는 경우가 드물지 않아 기피하게 되는 제품으로 기술했지만, 필요에 따라 잘 사용해주면 트러블을 유발하지 않고 효과적으로 사용할 수 있으므로 계절의 변화와 피부의 변화, 그에 맞는 제품의 선택을 해준다면 충분히 좋은 피부 상태를 유지하는 데 도움을 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