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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병원, 부인과 질환 로봇수술 1만5000례… "국내 여성 암 치료 선도"
신소영 헬스조선 기자
입력 2025/05/21 09:30
[주목! 이 병원] 차병원
국내 최초 복강경 수술 도입… 최다 로봇수술까지 발전
가임력 보존 가능한 로봇수술, 부인과 치료의 대세로
강남·분당·일산차병원, 최소 침습 수술로 손상 최소화
차병원 산부인과, 의료진·NICU 확충 등 투자 지속
분당차병원 부인암센터 박현 센터장은 "강남·분당·일산차병원은 산부인과 전문 의료진들이 부인암 수술을 비롯해 자궁근종절제술, 난소낭종절제술, 난관미세수술 등 부인과 질환 수술에 로봇 시스템을 도입해 활용하고 있다"며 "단일공 로봇수술 경험이 풍부한 의료진들이 로봇수술 프로토콜을 개발해 수술 가능한 범위를 확대해가면서 더 나은 치료 결과를 기대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로봇수술, 회복 빠르고 합병증 위험 낮아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통계에 따르면, 국내 부인암(자궁경부암, 자궁내막암, 난소암 등) 환자는 해마다 증가 추세다. 특히 20∼30대 환자 비율이 높아지며, 2019년 2만4884명에서 2023년 2만7479명으로 환자 수가 10.4% 증가했다.
부인암은 발생 부위가 골반 안쪽이라 발견이 늦어지면 주변 장기로 전이되는 경우가 많다. 난소암의 경우 간(肝) 주위 횡경막과 복강 내로, 진행성 자궁경부암은 인접한 직장(直腸) 쪽으로 전이된다. 일산차병원 부인종양센터 노주원 센터장은 "부인암은 짧은 시간 내에 종양이 빠르게 커지고 전이될 수 있기 때문에 적절한 시기에 치료를 시작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현재 자궁내막암은 이미 로봇수술이 표준 치료법으로 자리 잡았다. 난소암도 초기 단계라면 로봇수술을 통해 빠른 회복을 기대할 수 있다. 로봇수술은 기존 개복수술에 비해 통증이 적고 회복이 빠르며, 흉터가 거의 남지 않는다는 것이 큰 장점이다. 때문에 환자의 부담을 덜어주는 것은 물론, 수술 후 합병증도 적다. 부인암뿐 아니라, 자궁근종, 자궁내막증 등 다양한 부인과 질환에서 로봇수술의 치료 효과가 입증되고 있다.
강남차병원 로봇수술센터 성석주 센터장은 "로봇수술은 개복수술의 정밀함과 복강경 수술의 최소 침습성을 모두 갖춘 방식"이라며 "기구의 회전력을 활용해 손보다 정교하게 암세포를 제거하고, 주변 조직 손상도 줄일 수 있다"고 했다.
자궁과 난소는 신체적·심리적으로 중요한 기관이다. 가임 여부와 관계없이 불필요한 제거는 피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가임력 보존이 최우선인 경우에도 수술 방식을 신중하게 선택해야 한다. 개복수술이 로봇수술보다 더 적합한 경우가 있는 반면, 과거에는 다발성 근종 등으로 인해 개복이 필요했던 환자들이 로봇수술을 이용해 최소 침습 수술을 받고 가임력 보존이 가능해진 사례도 늘고 있다. 배꼽에 하나의 구멍을 뚫는 단일공 로봇수술의 경우, 흉터가 작고 골반 유착을 줄여 감염과 임신 합병증 위험을 낮추는 데도 효과적이다.
노주원 센터장은 "로봇수술은 전통적인 복강경 수술에 비해 다발성 근종이나 자궁내막종 등에서도 섬세하고 정확한 접근이 가능해, 자궁과 난소 기능을 잘 보존할 수 있다"며 "결과적으로 높은 임신 가능성을 유지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실제 최근 젊은 환자들의 경우 로봇수술을 선호하는 경향을 보이기도 한다. 박현 센터장은 "결혼·출산 연령이 늦어지고 생활 습관이 변하면서 젊은 층에서도 자궁·난소 질환이 증가하고 있다"며 "로봇수술센터를 찾는 환자 90%가 젊은 여성들로, 가임력 보존과 빠른 회복을 이유로 로봇수술을 선택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안전한 치료를 위해서는 장비나 기술뿐 아니라, 이를 다루는 의료진의 역량도 중요하다. 차병원은 30년 이상 여성 암 수술 경험을 가진 의료진이 다양한 수술 기법과 노하우를 바탕으로 환자 맞춤형 치료를 제공하고 있다. 최소침습 수술이 강조되는 추세에 맞춰, 부인과 수술에 로봇기술을 활발히 적용하는 관련 학술 연구도 적극 진행 중이다.
산부인과, 비뇨의학과, 외과, 방사선종양학과, 혈액종양내과 등 전문의들이 협진하는 '다학제 진료' 시스템 또한 운영하고 있다. 성석주 센터장은 "암이나 난임처럼 복합적인 질환의 경우, 각 분야 전문가들이 협진해 치료 계획을 세우는 것이 치료 성공률을 높이는 열쇠다"고 말했다.
차병원은 저출산으로 산부인과 수가 감소하는 상황에서도 24시간 분만 시스템을 강화하며 지속 투자중 이다. 구미차병원은 지난해 3월 신생아 집중치료실(NICU)을 개소해 8개 병상을 운영 중이며, 경북 지역의 중심 치료 기관 역할을 하고 있다. 강남차병원 또한 고위험 산모와 신생아 진료에 특화된 별도 산과병원을 운영하며, 23개 NICU 병상과 8개의 고위험 산모 집중치료실을 갖췄다. 전문의들이 24시간 상주하며 고위험 분만과 이른둥이 치료에 힘쓰고 있다. 앞으로도 차병원은 국내 저출산 문제 해결을 위해 난임, 소아청소년 질환 등 여러 영역에서 전문성을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성석주 센터장은 "환자에게 더 좋은 결과를 제공하는 고품질 의료를 실현하는 것이 앞으로의 목표"라며 "의료진 모두 최고 수준의 치료를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겠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