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이야기
목욕탕에서 나오면 손가락이 쭈글쭈글… ‘수분 빠진 것’ 아니었다!
최지우 기자
입력 2025/05/19 20:30
미국 빙엄턴대 의생명공학과 가이 저먼 박사가 세 명의 참여자를 모집해 물에 젖은 피부 변화를 분석했다. 참여자들은 30분 동안 손가락을 물에 담갔고 연구팀은 물에 젖은 피부에 나타난 주름 패턴을 기록했다. 24시간 뒤 이 과정을 반복해 주름 패턴을 비교했다. 분석 결과, 각자의 주름 패턴이 일정하게 반복됐다.
저먼 박사는 “대부분 피부가 물을 흡수해 부풀어 오르면서 주름이 생긴다고 생각하지만 직접 실험해보니 그렇지 않았다”며 “손발에 생기는 주름은 자율신경계 작용에 의한 반응이다”라고 말했다. 물에 손이나 발을 담그면 피부 땀샘이 열리면서 물이 피부 조직으로 유입되고 피부 내 염분 농도가 감소한다. 이 변화가 신경섬유를 통해 뇌에 전달되면 뇌가 자율신경계를 통해 혈관을 수축시키라는 신호를 보내고 혈관이 수축되면서 피부 전체 부피가 감소해 주름이 생긴다.
주름 패턴이 일정하게 반복되는 이유는 혈관이 일정한 위치에서 수축하기 때문이다.
위 실험에서 신경 손상이 있는 사람은 물에 오래 손을 담가도 주름이 생기지 않았다. 이는 자율신경계가 주름 형성의 원인이라는 사실을 뒷받침한다.
한편, 이 연구 결과는 ‘Journal of the Mechanical Behavior of Biomedical Materials’에 최근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