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귀질환
“태어난 지 하루 만, 온몸 빨개져 중환자실” 美 아기 안타까운 사연, 모습 보니?
임민영 기자
입력 2025/05/16 14:42
[해외토픽]
최근 미국 뉴욕-프레즈비테리언 브루클린 메소디스트 병원에서 발표한 논문에 따르면 31세 여성 A씨는 임신 37주에 건강한 아기를 출산했다. 아기는 출생 당시 3.26kg이었고, 별다른 이상 증상이 발견되지 않아 곧바로 신생아실로 옮겨졌다. 그런데, 태어난 지 하루가 된 날 신생아실 간호사가 아기 왼쪽 엉덩이에서 붉은 물집(수포)을 발견했고 비슷한 증상을 등과 허리에서도 확인했다. 의료진은 ‘수포성 표피박리증(epidermolysis bullosa)’을 의심해 아기를 신생아 중환자실에 입원시켰다.
신생아 중환자실에 입원한 아기는 인큐베이터에서 생활했다. 아기의 허리와 엉덩이, 다리에는 물집이 퍼졌으며, 의료진은 연고를 바르는 치료를 진행했다. 피부 감염을 치료하는 항생제 연고인 바시트라신(bacitracin)과 무피로신(mupirocin)을 매일 증상 부위에 2회씩 발라야 했다. 일주일간 입원 치료를 받은 아기는 산모와 함께 퇴원했다. 보고에 따르면 아기의 아버지는 피부 질환 이력이 없지만, 모계 쪽에서 모두 피부 질환을 겪어 온 것으로 확인됐다. 의료진은 증상 악화를 막기 위해 연고를 바르는 등 철저하게 치료를 이어갈 것을 강조했다.
사례 속 아기가 겪고 있는 수포성 표피박리증은 선천적으로 피부와 점막에 쉽게 물집이 생기는 상염색체열성질환으로 희귀질환에 속한다. 수포성 표피박리증은 ▲단순형(EB simplex) ▲연접부 ▲이영양형(DEB) 등으로 나뉜다. 환자들은 선천적으로 표피와 진피가 떨어지지 않게 고정하는 단백질이 결핍되며 상처와 물집이 계속 발생한다. 이로 인해 감염에 취약하고, 극심한 통증을 겪는다. 환자들은 식도도 벗겨져서 음식을 삼킬 때도 어려움을 느낀다.
수포성 표피박리증은 완치법이 없다. 환자들은 피부 상처를 통해 감염이 발생해 고열 등이 나타나면 이를 위한 약물을 사용한다. 식도까지 물집이 생겼다면 식도를 확장하는 수술을 시도할 수 있다. 물집이 생기고 상처가 계속 생기면 식도가 점점 좁아지기 때문에 이를 넓혀줘서 음식 섭취를 돕는 것이다. 이외에도 피부이식수술 등을 고려하기도 한다.
수포성 표피박리증은 전 세계 5만 명 중 1명꼴로 발병하는 희귀질환이다. 환자 중 약 40%는 태어난 후 첫해에 사망하고, 살아남더라도 대부분 5살을 넘기 힘들다고 알려졌다. 수포성 표피박리증이 있으면 피부에 자극을 주지 않는 게 중요하다. 부드러운 옷을 입어야 하며, 햇빛에 노출되는 것도 피해야 한다. 피부에 붙지 않는 특수 제작 테이프 등을 활용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이 사례는 국제학술지 ‘옥스퍼드의학사례보고’에 보고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