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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에서 평소와 다른 체취가 나거나 역한 냄새가 난다면 특정 질환이 나타난 것일 수 있다./사진=클립아트코리아
체취는 피부의 세균과 효모가 땀을 분해하면서 발생하는 지극히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하지만 갑자기 몸에서 이질적이거나 특이한 냄새가 난다면 건강 이상이나 특정 질환이 나타난 것일 수 있다. 체취를 통해 의심할 수 있는 질환을 소개한다.

▷단내·아세톤 냄새=입에서 단내나 아세톤 냄새가 난다면 당뇨병을 의심해야 한다. 우리 몸은 당뇨가 생기면 포도당 대신 지방산을 에너지원으로 사용한다. 이 대사 과정에서 ‘케톤체’라는 산성 물질이 발생하는데, 케톤체는 달콤한 냄새 또는 아세톤 냄새를 유발한다. 혈액이나 소변에서 케톤이 검출되는 당뇨병성 케톤산증 환자의 경우, 단내는 더욱 심해진다.

▷시큼한 냄새=속에서 시큼한 냄새가 풍기는 경우가 있다. 이럴 때는 위산 과다가 아닌지 확인해야 한다. 시큼한 냄새는 소화 기관이 약해 위산의 분비량이 많아지면서 식도가 올라오는 냄새를 차단하지 못해 발생한다. 위산이 많이 나오면 역류성 식도염, 위궤양, 위암 등 질환이 발생할 위험이 크므로 반드시 검사를 받아야 한다.


▷암모니아 냄새=신장 질환을 앓고 있다면 암모니아 냄새가 날 수 있다. 대사 과정에서 생성되는 암모니아는 독성이 높아 간에서 요소로 바뀐 후 신장으로 운반돼 소변과 함께 배출된다. 하지만 신장의 기능이 떨어지면 요소가 배설되지 못해 혈액에 녹아들게 된다. 혈중 요소는 침을 분비하는 타액선을 통해 침이나 숨으로 분비돼 암모니아 특유의 지린내를 유발한다.

▷생선 비린내=생선 비린내는 트리메틸아민뇨증의 대표적인 증상이다. 트리메틸아민뇨증은 대사의 이상이 생겨 몸에서 생선이 썩는 듯한 냄새가 나는 유전 질환이다. 체내에서 생선 비린내를 유발하는 ‘트리메틸아민’ 물질이 ‘트리메틸 아민 N-옥사이드’로 바꾸는 효소가 부족해 나타난다. 이 질환은 사춘기일 때 더욱 냄새가 심해진다. 아쉽게도 현재 발견된 예방·치료법은 없다. 신장에 이상이 있는 경우에도 생선 비린내가 날 수 있다.

▷역겨운 냄새=몸 안에서 역겨운 냄새가 풍긴다면 폐나 간 질환을 의심할 수 있다. 폐에 염증 질환이 있으면 고름이 생겨 가래뿐만 아니라 숨에서도 역한 냄새가 난다. 대표적인 질환으로 폐농양이 있다. 폐농양은 세균 감염으로 폐에 염증과 고름을 형성하면서 기침, 발열, 호흡곤란을 유발한다. 항생제 투여로 치료할 수 있다. 중증 간질환자 또한 역한 냄새가 올라올 수 있다. 간경화나 간성 혼수(간 기능 장애로 인한 뇌 기능 이상) 등의 중증 질환자는 간에서 노폐물을 해독하지 못해 역한 냄새가 난다. 이를 간성 구취라고 한다. 간질환자에게서 간성 구취가 나타난다면 간 이식이 필요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