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내외에서 매운맛 제품의 인기가 지속되고 있다. 삼양식품의 불닭볶음면은 2024년 기준 100개국에 수출되며 누적 판매량 50억 개를 넘겼다. 최근에는 세계 3대 음악 축제로 꼽히는 미국 코첼라 페스티벌에 공식 파트너로 참여해, 현장 시식 부스에서도 관람객의 높은 관심을 받았다. 이를 체험한 외국인 관람객들의 영상은 SNS와 유튜브 등에서 누적 조회수 7억 5천만 회를 기록하기도 했다.
국내의 라면 업계는 자극적인 맛을 앞세운 제품을 잇달아 출시하고 있다. 삼양식품은 ‘맵탱’ 시리즈 등 매운맛 신제품을 내놨고, 오뚜기와 농심도 기존보다 더 매운 라면을 선보이고 있다. 강해지는 매운맛 경쟁 속, 이 같은 자극이 건강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짚어볼 필요가 있다.
◇자꾸 찾게 되는 매운맛, ‘착각된 쾌감’ 때문
자극적인 매운맛이 반복 소비되는 데에는 단순한 입맛 이상의 이유가 있다. 매운맛의 주성분인 캡사이신은 혀의 통증 수용체를 자극해 신체 반응을 유도하고, 이 과정에서 몸은 통증을 완화하는 진통 물질을 분비해 기분이 좋아지는 느낌을 준다. 이런 반응은 잠깐의 생리적 반응에 불과하다. 이를 쾌감처럼 오해해 매운맛을 반복적으로 찾는 것은 주의가 필요하다. ‘진지맨’ 유튜브 채널을 운영하는 정재훈 약사는 “캡사이신이 교감신경을 자극하면서 아드레날린 분비가 촉진되고, 이로 인해 심장 박동이 빨라져 일시적으로 기분이 나아지는 것처럼 느낄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이런 반응은 통증 자극에 대한 생리적 반응일 뿐이며, 스트레스 해소나 에너지 상승으로 오해할 수 있다”며 “매운맛이 주는 순간적인 쾌감 때문에 반복 섭취로 이어지기도 한다”고 했다.
◇“병원·약국 찾는 사람 늘어… 위장 질환도 함께 증가”
최근 매운맛 유행이 이어지면서 위장 불편을 호소하며 약국이나 병원을 찾는 사람들도 늘고 있다. 서울 시내에서 중앙약국을 운영하는 이준 약사는 “매운 음식을 먹은 뒤 속쓰림이나 설사를 호소하며 약국을 찾는 손님이 확연히 늘었다”며 “예전에는 여름철에만 팔리던 설사약이 요즘은 계절에 상관없이 꾸준히 판매되고, 속쓰림 완화용 제산제도 2~3배가량 더 팔리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특히 외국인 손님들도 매운 음식을 먹은 뒤 속이 불편해 약국을 찾는 경우가 적지 않다”고 했다.
이 같은 경향은 병원 진료 현장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가천대 길병원 소화기내과 김경오 교수는 “진료실에서도 매운 음식을 반복적으로 섭취한 뒤 복통이나 속쓰림을 호소하는 환자들이 꾸준히 관찰되고 있다”며 “특히 장 기능이 예민한 사람은 과민성대장증후군(만성 복통과 배변 이상이 반복되는 질환)으로 이어질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덜 먹기 어렵다면, 우유라도 함께
전문가들은 매운 음식을 무조건 피하기보다 개인의 몸 상태에 맞춰 자극을 조절하며 섭취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한다. 김경오 교수는 “매운맛에 예민한 사람은 맵기 강도를 조절하고, 공복에는 가능한 한 피하는 것이 좋다”며 “매운맛에 대한 반응은 나이보다 개인의 감수성(자극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정도) 차이가 더 크기 때문에, 각자의 위장 상태를 고려해 섭취 방식을 선택해야 한다”고 했다.
매운 맛을 끊어내는 게 어렵다면 함께 먹는 음식에라도 신경을 써야 한다. 정재훈 약사는 “복통이나 속쓰림을 자주 겪는 사람이라면 매운 음식을 다른 음식과 함께 먹어 자극을 희석하면 그나마 낫다”며 “특히 차가운 우유나 무가당 요거트는 매운맛 감각을 완화하고, 지방 성분이 캡사이신을 제거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고 했다. 이준 약사는 “설탕 등 단맛을 더해 매운맛을 감추는 방식은 자극 자체를 줄이는 게 아니라 감각을 일시적으로 둔화시키는 데 그친다”며 “실제로는 위가 여전히 자극받기 때문에 오히려 과식이나 위장 부담으로 이어질 수 있어, 이 같은 방식은 피하는 게 좋다”고 말했다.
국내의 라면 업계는 자극적인 맛을 앞세운 제품을 잇달아 출시하고 있다. 삼양식품은 ‘맵탱’ 시리즈 등 매운맛 신제품을 내놨고, 오뚜기와 농심도 기존보다 더 매운 라면을 선보이고 있다. 강해지는 매운맛 경쟁 속, 이 같은 자극이 건강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짚어볼 필요가 있다.
◇자꾸 찾게 되는 매운맛, ‘착각된 쾌감’ 때문
자극적인 매운맛이 반복 소비되는 데에는 단순한 입맛 이상의 이유가 있다. 매운맛의 주성분인 캡사이신은 혀의 통증 수용체를 자극해 신체 반응을 유도하고, 이 과정에서 몸은 통증을 완화하는 진통 물질을 분비해 기분이 좋아지는 느낌을 준다. 이런 반응은 잠깐의 생리적 반응에 불과하다. 이를 쾌감처럼 오해해 매운맛을 반복적으로 찾는 것은 주의가 필요하다. ‘진지맨’ 유튜브 채널을 운영하는 정재훈 약사는 “캡사이신이 교감신경을 자극하면서 아드레날린 분비가 촉진되고, 이로 인해 심장 박동이 빨라져 일시적으로 기분이 나아지는 것처럼 느낄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이런 반응은 통증 자극에 대한 생리적 반응일 뿐이며, 스트레스 해소나 에너지 상승으로 오해할 수 있다”며 “매운맛이 주는 순간적인 쾌감 때문에 반복 섭취로 이어지기도 한다”고 했다.
◇“병원·약국 찾는 사람 늘어… 위장 질환도 함께 증가”
최근 매운맛 유행이 이어지면서 위장 불편을 호소하며 약국이나 병원을 찾는 사람들도 늘고 있다. 서울 시내에서 중앙약국을 운영하는 이준 약사는 “매운 음식을 먹은 뒤 속쓰림이나 설사를 호소하며 약국을 찾는 손님이 확연히 늘었다”며 “예전에는 여름철에만 팔리던 설사약이 요즘은 계절에 상관없이 꾸준히 판매되고, 속쓰림 완화용 제산제도 2~3배가량 더 팔리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특히 외국인 손님들도 매운 음식을 먹은 뒤 속이 불편해 약국을 찾는 경우가 적지 않다”고 했다.
이 같은 경향은 병원 진료 현장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가천대 길병원 소화기내과 김경오 교수는 “진료실에서도 매운 음식을 반복적으로 섭취한 뒤 복통이나 속쓰림을 호소하는 환자들이 꾸준히 관찰되고 있다”며 “특히 장 기능이 예민한 사람은 과민성대장증후군(만성 복통과 배변 이상이 반복되는 질환)으로 이어질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덜 먹기 어렵다면, 우유라도 함께
전문가들은 매운 음식을 무조건 피하기보다 개인의 몸 상태에 맞춰 자극을 조절하며 섭취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한다. 김경오 교수는 “매운맛에 예민한 사람은 맵기 강도를 조절하고, 공복에는 가능한 한 피하는 것이 좋다”며 “매운맛에 대한 반응은 나이보다 개인의 감수성(자극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정도) 차이가 더 크기 때문에, 각자의 위장 상태를 고려해 섭취 방식을 선택해야 한다”고 했다.
매운 맛을 끊어내는 게 어렵다면 함께 먹는 음식에라도 신경을 써야 한다. 정재훈 약사는 “복통이나 속쓰림을 자주 겪는 사람이라면 매운 음식을 다른 음식과 함께 먹어 자극을 희석하면 그나마 낫다”며 “특히 차가운 우유나 무가당 요거트는 매운맛 감각을 완화하고, 지방 성분이 캡사이신을 제거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고 했다. 이준 약사는 “설탕 등 단맛을 더해 매운맛을 감추는 방식은 자극 자체를 줄이는 게 아니라 감각을 일시적으로 둔화시키는 데 그친다”며 “실제로는 위가 여전히 자극받기 때문에 오히려 과식이나 위장 부담으로 이어질 수 있어, 이 같은 방식은 피하는 게 좋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