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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임부는 자궁경부봉합술 삼가야”… 국가 데이터로 첫 확인

이슬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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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클립아트코리아
온라인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조산을 무조건 예방할 수 있다'고 알려진 '자궁경부봉합술'이 적응증을 벗어나 수술하면 오히려 조산 위험을 최대 17.9배 높인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한국보건의료연구원 환자중심 의료기술 최적화 연구사업단(PACEN)은 자궁경부봉합술의 조산 예방 효과를 확인하기 위해, 삼성서울병원 오수영 교수의 연구를 바탕으로 임상적 가치평가를 진행했다.

자궁경부봉합술은 자궁경부가 짧거나 열려 있어 유산 위험이 있을 때 임신 기간동안 자궁경부의 닫힘상태를 유지하기 위해 자궁경부를 묶는 수술이다.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적응증에 따르면, 유산·조산·사산의 과거력이 없는 초임부는 산부인과 진찰 시 양막이 육안으로 보일 때만 자궁경부봉합술을 시행하고, 임신 16~24주에 수술하도록 권장한다. 다시 말해, ▲첫 번째 임신에서 경부 길이 짧거나 ▲출산시 태아가 생존할 수 있는 임신 24주 이후는 자궁경부봉합술 적응증에 해당하지 않는다.

오수영 교수 연구 결과, 적응증에 해당하지 않는 산모가 자궁경부봉합술을 받으면 오히려 조산 위험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자궁경부봉합수술을 받은 초임부 289만 6271명 중 임신 24주 이후 자궁경부봉합술을 받은 산모의 조산율은 수술을 받지 않은 산모보다 17.9배 높았다. 출생아에게 자폐증, 주의력결핍과잉행동장애, 뇌성마비가 발생할 위험도 각각 2.3배, 1.7배, 19.3배 증가했다.


초임부는 모두 자궁경부봉합술을 받지 않는 게 나았는데, 유산·조산·사산의 과거력이 없는 초임부가 임신 16주 이전에 수술을 한 경우에도 비수술군보다 조산율이 3.2배 높았다.

임상적 가치평가 회의에 참석한 전문가들은 적응증을 벗어난 자궁경부봉합술이 조산율 증가와 출생아 예후 악화와 연관될 수 있음을 지적했다. 정확한 정보 제공과 학회가 권장하는 적응증을 벗어난 자궁경부봉합수술을 자제하도록 제도적 장치 마련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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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궁경부봉합술​./사진=서울아산병원
서울의대 산부인과 박중신 교수(모체태아의학회 회장)는 “이번 국가데이터 기반 연구는 자궁경부봉합수술의 장기적인 출생아의 경과를 확인하였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며, 우리나라에서 해당 수술이 권고사항에 따라 신중히 시행되어야 함을 시사하는 중요한 결과”라고 했다.


한편, 임상적 가치평가 보고서는 환자중심 의료기술 최적화 연구사업단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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