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약
진단키트 업체들 코로나 그늘 벗어나나… 실적 반등 ‘기대감’
전종보 기자
입력 2025/05/13 19:07
1분기 씨젠은 진단시약 매출이 832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30.4% 증가했으며, 특히 비(非)코로나 진단시약 매출이 792억원으로 37.5% 늘었다. 호흡기 제품의 경우 호흡기 바이러스(RV) 제품과 호흡기 세균(PB) 제품 매출이 작년 같은 기간보다 각각 44.8%, 130.9% 확대됐다. 씨젠 관계자는 “독감이 지속 유행하면서 호흡기 제품이 판매 호조를 보였다”고 설명했다.
씨젠은 대표적인 ‘코로나 수혜기업’이다. 코로나19 유행 이전인 2019년 매출·영업이익은 1200억원·224억원 수준이었으나, 유행 직후였던 2020년에는 진단키트 수요 급증과 함께 매출·영업이익이 각각 1조1252억원·6762억원까지 치솟았다. 이듬해인 2021년에도 1조3708억원·6667억원의 매출·영업이익을 기록했다. 2019년과 비교하면 매출은 10배 이상, 영업이익은 30배 가까이 늘었다.
그러나 코로나19 유행이 사그라지면서 실적도 급격히 내리막을 걷기 시작했다. 2022년 매출 8536억원·영업이익 1965억원을 기록한 데 이어, 2023년에는 매출이 3674억원까지 떨어졌다. 영업이익 또한 적자(301억원) 전환했다.
지난해에는 매출 4143억원·영업적자 165억원으로 반등의 신호탄을 쐈다. 매출은 전년 대비 12.8% 늘었고, 적자 폭은 절반 가까이 줄었다. 올 1분기 또한 작년 4분기 이후 곧바로 분기 흑자 전환에 성공하며 연간 적자 탈출을 노리고 있다. 다만, 최근 2~3년 동안 수시로 분기 적자와 흑자를 번갈아 기록하며 실적이 롤러코스터를 탔다는 점은 변수다. 씨젠 관계자는 “지난해부터 글로벌 시장에서 추진하는 신드로믹 캠페인이 성과를 보이고 있고, 유럽 선별(스크리닝) 검사 시장 등에서 HPV 매출 증대를 지속적으로 꾀하고 있다”고 했다.
에스디바이오센서는 2019년 매출·영업이익 각각 730억원·15억원에서 2020년 1조6862억원·7383억원을 기록하더니, 2021년에는 매출 2조9300억원·영업이익 1조3877억원을 달성했다. 2년 만에 매출은 40배, 영업이익은 무려 925배 폭증했다. 마찬가지로 코로나19 진단키트 수요 증가가 실적에 반영됐다.
그러나 에스디바이오센서 역시 엔데믹 전환 후로 실적이 급전직하했다. 2022년 매출 2조9320억원·영업이익 1조1466억원을 기록했으나, 2023년에는 매출이 6557억원까지 줄었다. 1조가 넘던 영업이익은 한 해 만에 적자(2481억원)로 돌아섰다.
지난해에는 매출 6946억원을 기록하며 엔데믹 이후 처음으로 성장세를 보였다. 영업적자 역시 541억원으로 대폭 축소됐다. 미국 법인 메리디안 바이오사이언스와 기타 자회사의 매출이 크게 늘어난 영향이다. 올해 또한 제품 라인업 확장과 원가 경쟁력 강화 등을 통해 성장세를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에스디바이오센서 관계자는 “지속적인 연구개발 투자로 제품 라인업을 확장하고 있다”며 “지난 2월 준공한 인도 신공장의 최첨단 자동화 설비를 통해 원가 경쟁력을 극대화하고, 연간 생산 능력을 2.9배 이상 확대할 계획이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