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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대 男, 사타구니 ‘이 치료’ 받다가… “고열, 호흡곤란으로 병원行 ” 무슨 일?

이아라 기자 | 구소정 인턴기자

[해외토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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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리아 출신 17세 소년이 부항 치료를 받았다가 심내막염을 진단받은 사연이 공개됐다./사진=클립아트코리아
시리아의 한 10대 소년이 부항 치료를 받았다가 심내막염(세균, 곰팡이 등이 심장 내막이나 판막에 균체를 형성하는 심각한 감염성 질환)을 진단받은 사연이 공개됐다.

지난 8일(현지시각) 더선 외신은 건강했던 소년이 고열, 흉통, 호흡곤란으로 병원에 실려 갔다고 보도했다. 소년은 사타구니 통증을 줄이기 위해 부항 치료를 받은 지 2주가 지나고 해당 증상을 겪었다. 검사 결과, 간과 비장이 붓고 복부에 체액이 차고, 심장이 제대로 기능하지 못하는 상태였다. 흉부 CT 결과, 폐 안에서 작고 감염된 혈전(피떡)이 발견됐다. 심장 초음파에서는 심장 판막에 감염된 조직 덩어리가 붙어 있었다. 의료진들은 소년에 심내막염을 진단했다. 심내막염은 제때 치료하지 않으면 심장 기능 저하, 체액 축적, 심부전 등으로 악화될 수 있다.

혈액 배양 검사를 진행한 결과, ‘아시네토박터’라는 세균 감염이 원인이었다. 이 균은 보통 병원 내 감염이나 주사 약물 사용자에게 나타난다. 소년은 약물을 복용한 이력이 전혀 없었기 때문에 의료진들은 2주 전에 받은 부항 치료를 원인으로 꼽았다. 의료진은 “아시네토박터는 특히 사타구니, 겨드랑이, 발가락 사이 등 습한 부위에 잘 서식하는 균”이라며 “부항 치료 후 약해진 피부 상처, 틈을 통해 체내로 침투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다행히 소년은 한 달간의 치료 끝에 감염이 호전됐고, 5개월 후 의료진들은 소년이 완전히 회복됐다고 말했다.


한편, 부항 치료는 피부 위에 컵을 올린 뒤 컵 안의 공기를 열로 제거하거나 기계적 흡입을 통해 피부를 빨아들이는 방식이다. 이 압력이 혈액을 해당 부위로 집중시키고, 조직의 미세순환을 촉진해 근육을 풀어주고 통증을 완화한다고 알려졌다. 우리나라에서도 혈액 순환 개선, 노폐물 배출, 근육 이완, 통증 개선을 위해 부항 치료를 받는 경우가 많다. 물론 즉각적인 통증 완화를 경험하는 환자들도 있지만 일시적인 신경자극으로 인한 반응이거나 단순 플라시보 효과라는 평가도 많다. 세계보건기구(WHO)는 부항을 비롯한 전통의학 활용 가능성을 인정하면서도 “표준화되지 않은 시술과 불충분한 과학적 근거에 대해서는 주의가 필요하다”고 설명한다.

특히 철저한 위생 관리 없이 시행되거나 비의료 시설에서 받는 부항 치료는 피해야 한다. 제대로 소독되지 않은 컵으로 부항 치료를 받으면 감염이 발생할 수 있다. 가열한 유리컵으로 피부를 흡입해 작은 상처가 생기고, 박테리아가 체내로 침투할 수 있기 때문이다. 부항 치료 시 일회용 부항 컵을 이용하거나 반드시 멸균 소독을 철저히 한 컵을 사용해야 한다. 또 과도하게 흡입하거나 장시간 치료를 받을 경우 화상이나 수포가 생길 수 있다. 피부 손상이 반복되면 흉터가 남거나 감염 위험이 증가한다. 임산부, 심혈관질환자, 혈액질환자는 부항 치료를 받으면 안 된다. 자궁 수축, 혈압 변화, 출혈 위험이 있기 때문이다. 피부 감염 부위나 암 병변이 있는 경우에도 부항 치료를 피해야 한다. 부항 치료 전 반드시 전문 의료진과의 상담을 하고, 적절한 방식과 주기로 받을 것을 권한다.

부항 치료를 받았다면 감염 예방을 위해 소독된 밴드를 붙이거나 항생제 연고를 바르는 것이 좋다. 통증, 가려움, 발열 등 이상 증세가 나타나면 감염이나 합병증의 신호일 수 있으니 즉시 병원을 방문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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