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일반
[아미랑]“미안함보다 사랑을 전하세요” 어린 자녀를 둔 젊은 암 환자 부모의 이야기
김태은 드림(서울여자대학교 교양대학 교수)
입력 2025/05/14 08:50
<암이 예술을 만나면>
“다른 집 아이들은 캠핑이나 해외여행을 많이 다니는데….”
아이와 소중한 시간을 함께 하지 못하는 것에 대한 미안함과 아쉬움. 학부모 모임이나 녹색어머니회 등 필요한 때에 딱 부모 역할을 충분히 하지 못하고 있다는 미안함. 그 자녀를 맡기느라 조부모님께도 신세를 지니 죄송한 마음뿐이라고 합니다. 아픈 몸의 회복에 집중해야 하는 시기 속, 어린자녀를 집에 두고 환자분들은 주변을 향한 미안함을 곱씹으며 죄책감의 무게를 스스로 더 크게 짊어지곤 합니다.
저는 환자분이 그렇게 말씀하실 때마다 이렇게 말씀드립니다.
“반복해서 말씀하시는 미안함 속에 이미 사랑이 가득하네요. 그 사랑을 더 표현해보는 건 어떨까요?” 아래 연습을 통해 미안함보다 사랑을 더 표현해보세요.
미안함보다 ‘사랑’을 표현하는 연습
① 영상통화를 적극 활용해보세요
"머리카락도 빠졌고, 얼굴빛도 안 좋아서 영상통화가 걱정돼요.“
“병원이 너무 삭막한 분위기라서 아이들이 놀랄까 봐 걱정돼요”
이렇게 말씀하시는 분들께는 가볍게 사용할 수 있는 영상 필터도 소개해드립니다. 하지만, 그보다 더 중요한 건, 부모님의 눈빛과 미소, 목소리라는 점입니다. 아픈 중에도 다정한 표정과 웃음소리를 들려주었던 부모의 모습을 아이들은 오래도록 기억할 것입니다.
② 상황을 솔직하게 공유해보세요
“엄마는 병원에서 치료받고 있지만, 너를 생각하며 열심히 이겨내고 있어.”
“오늘은 종일 주사를 계속 맞았고 중간에 약도 먹었어.”
“내일은 좀 걱정되는 검사를 받아야 하는데 씩씩하게 검사 잘 받을게.”
이처럼 아이의 눈높이에 맞춰 진심을 전하는 메시지는 아이에게 큰 안정감을 줍니다. 병원 생활의 작은 일상, 함께 있는 의료진의 모습 등을 영상으로 보여주며, ‘아픈 몸’ 너머에 있는 ‘변하지 않는 사랑’을 자녀에게 전달해보세요.
③ ‘사랑하는 마음’을 자주 표현하세요
“오늘 하루, 엄마가 제일 보고 싶었던 사람은 너야.”
이 한마디가 아이의 하루를 따뜻하게 감싸줍니다. 병원에서 아이를 위해 그린 그림을 ‘사랑의 그림 편지’로 보내보세요. 그 편지의 답장으로 자녀가 유치원이나 학교에서 만든 작품을 사진으로 찍어 보내달라고 요청해도 좋습니다.
“오늘은 우리 파란색으로 하늘을 그려볼까?” 같이 색을 주제로 한 ‘그림 놀이 약속’을 정해 영상통화로 서로의 그림을 보여주면, 병실과 집을 연결하는 따뜻한 웃음꽃이 피어납니다.
아픈 부모이든 건강한 부모이든, 부모의 사랑은 귀합니다. 부모의 사랑은 몸이 아니라 ‘마음’으로 닿습니다.
떨어져 있어도, 표현된 사랑은 아이의 마음에 따뜻한 기억으로 남습니다. 지금 느끼는 미안함보다, 더 큰 자녀를 향한 사랑의 마음에 집중하여 그 사랑을 표현해주세요.
아이들은 분명 아픈 중에도 사랑을 표현했던 부모의 사랑을 더 오래 기억할 것입니다. 그리고 그 사랑은 자녀들의 삶 속에 귀하게 저장되어 삶의 어려운 고비마다 자양분으로 쓰일 것임을 믿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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