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염질환

"손, 흰 장갑 낀 듯 변해" 발도 괴사… '이 진드기' 때문이라는데, 무슨 일?

이해나 기자 | 구소정 인턴기자

[해외토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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옴에 의해 과각화증(피부 각질층이 두꺼워지는 증상)​이 생겨 마치 흰 장갑을 낀 것같이 변한 환자의 손./사진=큐레우스
간질과 당뇨병을 앓고 있던 65세 남성이 치명적인 옴을 겪은 사례가 해외 저널에 실렸다.

영국 리즈 티칭 병원(Leeds Teaching Hospitals NHS Trust)과 미드 요크셔 티칭 병원(The Mid Yorkshire NHS Teaching Trust) 응급의학과 의료진은 이 남성이 심각한 피부병변, 혼란, 낙상으로 응급실을 찾았다고 밝혔다. 당시 환자의 손과 팔, 몸통, 목, 사타구니에는 심한 딱지와 긁힘 자국이 있었다. 여기에 광범위한 진드기까지 발견됐고, 왼발 발가락이 괴사해 2차 감염 위험도 높은 상태였다. 이 밖에 환자는 최근 점진적인 체중 감소, 보행능력 저하, 인지능력 저하를 겪었다고 보호자가 설명했다. 의료진은 '노르웨이 옴'을 진단했고, 경구용 이버멕틴(구충제)과 국소 퍼메트린 등으로 치료했다. 옴은 옴 진드기 감염으로 인해 피부 각질층이 비늘 모양으로 변하고 부스럼을 일으키는 질환이다. 옴에 걸리면 진드기뿐 아니라 진드기의 분비물, 알, 배설물이 알레르기 반응을 유발한다. 대표적인 증상은 ▲극심한 가려움증 ▲붉은 발진 ▲피부 긁힘 자국이다. 노르웨이 옴은 면역력이 매우 약한 사람에게 발생한다. 노르웨이 옴의 경우 일반적인 옴에서 발견되는 진드기에 비해 수천 개에서 수백만 개의 진드기가 더 증식한다. 이로 인해 ▲두꺼운 딱지 ▲비늘 ▲과각화증(피부 각질층이 두꺼워지는 증상)도 함께 나타난다. 다만 의료진은 "적극적인 치료에도 환자 상태가 악화됐다"며 "결국 패혈성 쇼크와 다발성 장기부전으로 사망했다"고 했다.

드물기는 하지만 노르웨이 옴은 면역이 저하되거나 신경 손상이 있는 환자에게 치명적이다. 의료진에 따르면, 노르웨이 옴은 조기 발견과 신속한 치료가 중요하다. 치료가 늦어지면 2차 세균 감염 위험이 크게 증가하고, 패혈증·다발성 장기부전 등 합병증으로 이어질 수 있다. 특히 요양원, 병원, 기숙사 등 밀집된 환경에서 빠르게 확산된다. 전염은 장기간의 피부 접촉으로 발생한다. 


옴을 치료하려면 자기 전 목 아래 전신에 국소 치료제를 바르고 최소 8~14시간 후 씻어내야 한다. '퍼메트린 연고 5%'가 가장 널리 사용되는 1차 치료제다. 임산부, 수유 중인 여성, 2개월 이상 유아도 사용 가능하다. 노르웨이 옴이나 국소 치료가 어려운 경우, 이버멕틴이라는 먹는 약을 복용하기도 한다. 가려움증은 항히스타민제와 스테로이드 연고를 통해 완화한다. 감염자의 옷, 침구, 수건 등은 뜨거운 물로 세탁하거나 비닐에 밀봉해야 한다. 옴은 전염성이 높아 환자는 물론 그 가족 및 접촉한 사람도 증상의 유무와 상관없이 함께 치료를 받아야 한다.

이 사례는 '큐레우스' 저널에 지난 1일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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