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애브비, 암젠/사진=각사 제공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의약품 관세 압박이 이어지는 가운데, 글로벌 제약사 애브비도 미국 내 투자 행렬에 동참했다. 미국 의약품 제조 역량을 강화해, 향후 관세 부과 가능성에 대처하겠다는 의도로 보인다. 같은 날 암젠 또한 미국 내 약 1조3000억원 규모의 투자 확대를 선언하며 관세 압박 대응에 나섰다.

◇애브비, 10년간 14조 투자… "관세 영향 비슷할 것"
28일 업계에 따르면, 애브비와 암젠은 25일(미국시간) 미국 내 제조시설 신규 건립 또는 확장에 투자한다고 밝혔다.

이번 발표로 두 회사는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압박에 대응한 6·7번째 글로벌 제약사가 됐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이달 초 수입 의약품·의료기기에 대한 관세 부과 가능성을 언급하며 생산시설을 미국으로 이전하도록 압박한 바 있다. 이에 따라 지난 2월 일라이 릴리를 시작으로 MSD, 존슨앤드존슨, 노바티스, 로슈가 연달아 미국 내 대규모 투자 계획을 발표했다.

먼저 애브비는 비만 등 신규 질환 분야로 의약품 개발을 확장하기 위해 향후 10년간 미국에 총 100억달러(한화 약 14조원)를 투자한다. 미국 투자 계획의 세부 사항은 공개하지 않았지만, 전체 투자 금액 중 일부가 ▲원료의약품 ▲완제의약품 ▲펩타이드 ▲의료기기를 생산할 4개의 신규 시설 건설에 사용될 것이라고 밝혔다.

애브비는 트럼프 정부가 실제로 의약품 관세를 부과하더라도 영향은 동종업계 수준과 비슷할 것으로 내다봤다. 관세 압박 이전에도 이미 미국 내 제조 기반을 충분히 갖췄다고 보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애브비는 미국 내 11개의 생산시설에서 ▲원료의약품 ▲경구제 ▲생물학적제제 ▲보툴리눔 톡신 등을 제조하고 있고, 회사의 매출에 가장 크게 기여하고 있는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스카이리치(성분명 리산키주맙)' 또한 미국에서 생산 중이다.


애브비 롭 마이클 CEO(최고경영자)는 "생산시설 확대 투자는 당사의 장기적인 전략이기는 하지만, 단기적으로 대체 원료의약품 공급원을 모색할 수도 있다"며 "여러 가지 변수에 적극적으로 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암젠, 1.3조 투자해 오하이오 제조시설 확대
암젠은 미국 오하이오 바이오의약품 제조시설을 확장하는 데 9억달러(한화 약 1조3000억원)를 추가 투자한다.

이 시설은 암젠이 2021년 6월 발표한 최첨단 바이오의약품 제조시설 투자 계획에 따라 세운 시설로, 개소 이후 약 400개의 일자리를 창출했다. 이번 투자로 오하이오 시설 내 고용 인원은 400명에서 750명으로 늘어나며, 총 투자 규모는 14억달러(한화 약 2조원)를 넘어섰다.

암젠 로버트 브래드웨이 대표는 "오하이오 제조시설은 우호적인 사업 환경, 숙련된 인력, 전략적인 입지를 갖추고 있어 가장 이상적인 투자 선택지"라며 "이번 투자를 통해 미국 제조 역량을 더욱 강화하고, 전 세계 환자들이 혁신 신약을 안정적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