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과펫
'미지의 동물' 등장? 개선충 감염 털빠진 너구리 활보… "산책 시 주의" [멍멍냥냥]
이해나 기자 | 최소라 인턴기자
입력 2025/04/29 08:00
지난 27일 송도 지역 커뮤니티에 따르면 최근 송도 수변공원 등지에서 정체를 알 수 없는 동물이 빈번하게 목격되고 있다. 목격담 속 동물은 너구리와 염소를 섞어 놓은 듯한 모습으로 온몸에 털이 빠져 있는 것이 특징이다. 동물의 모습을 확인한 국립생물자원관 서문홍 환경연구사는 목격담 속 동물이 “개선충에 감염된 너구리”라며 “너구리는 단체로 생활하는 동물이라 한 마리가 감염되면 주변 다른 개체도 감염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서 연구사의 말처럼 너구리는 집단을 이루어 생활하는 동물이다. 태어나면서부터 부모·형제 간 서열이 정해지며, 무리와 협력해 야생에서 생존하는 만큼 무리 중 한 개체가 기생충에 감염되면 다른 개체도 감염될 위험이 크다. 이에 너구리는 ‘옴’이라고 불리는 전염력 강한 피부 기생충인 개선충에 감염되기 쉽다. 서울시 야생동물구조센터에 따르면 구조된 너구리 중 54.8%가 개선충에 감염된 상태일 정도다. 개선충에 감염된 너구리에서는 ▲가려움증 ▲포피 박리 ▲털 빠짐 등의 증상이 나타나며, 가려움증의 정도가 심해 개선층에 감염된 너구리는 가려움증을 참지 못한 나머지 자기 털을 뽑거나 피부를 씹곤 한다. 주민들이 목격된 너구리의 정체를 알아보기 어려웠던 주된 이유다.
한편, 연수구에서는 질병 예방을 위해 너구리 주요 출몰지에 광견병약을 살포하고 포획한 너구리는 인천시 야생동물구조관리센터에 보낼 계획이다. 이와 관련해 야생동물구조관리센터 관계자는 헬스조선에 “(구조된 너구리 중) 정상적으로 치료된 너구리는 구조된 인근 지역의 숲에 방사할 계획”이라며 “(재발 위험이 없게) 몸에서 기생충이 제거된 상태로 방사하지만 (치료받지 않은) 다른 개체에 의한 질병 재발은 막기 어렵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