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건강

"1분 안에 틀린 그림 못 찾으면 치매 위험"… 정말? [SNS 팩트 체크]

이슬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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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유튜브 캡처
"두 개 이상 못 찾으면 치매 의심", "1분 안에 하나도 안 보인다면 치매 확률 99%".
걸리면 '자아'가 사라지는 '치매'는 누구나 두려워하는 질환이다. SNS에는 이런 무의식적 두려움을 활용한 콘텐츠가 넘쳐난다. 대표적인 게 바로 이 '틀린 그림 찾기' 게시물이다. 인스타그램, 유튜브 등 각종 SNS에 넘쳐나는데, 한 게시물(△사진)은 조회수가 277만 회에 달한다. 이런 흥미용 게시물을 접하면 한 번쯤 보게 되는데, 괜히 다른 그림을 못 찾으면 치매일 것으로 믿지 않더라도 찝찝하기 마련이다. 틀린 그림 찾기는 정말 치매 초기 증상과 관련이 있을까?

관련이 있을 순 있다. 고려대구로병원 알츠하이머예방센터 강성훈 센터장은 "틀린그림찾기는 공간인지능력, 주의력, 집중력과 관련이 있어, 이 능력이 떨어지는 치매 초기 증상과 연관이 있을 순 있다"면서도 "틀린그림찾기로 치매를 판단할 수는 없다"고 했다.

치매면 틀린그림찾기를 잘 못할 수 있지만, 틀린그림찾기를 못한다고 치매로 볼 순 없다. 틀린그림찾기가 치매를 판단하기에는 매우 단순한 도구이기 때문이다. 중앙대병원 신경과 윤영철 교수는 "치매 진단은 표준화된 신경심리학적 검사, 의료 이력, 신체검사, 뇌영상, 생체표지자 검사 등 종합적인 평가로 이뤄져야 한다"며 "틀린그림찾기와 유사한 시각 구성 과제에서도 수행 능력을 평가할 때 연령, 교육 수준, 시력, 집중력, 피로도 등 개인의 다양한 요인을 고려해야 한다"고 했다. 일시적으로 집중력이 좋을 수도, 안 좋을 수도 있는데, SNS 틀린그림찾기는 이조차 반영할 수 없다.

틀린그림찾기가 아닌 주변 사람들의 반응을 통해 치매를 의심해야 한다. 치매는 여러 증상을 동반하게 되는데, 이땐 주변 사람들이 그 변화를 먼저 알아챈다. 스스로 건망증이 심하다는 게 느껴지고, 주변 사람도 이상함을 지적한다면 병원을 찾아 정밀 검사를 받아봐야 한다. 가천대 길병원 박기형 교수는 "초기에는 집중력 저하와 함께 기억력이 떨어지고, 평소 알던 길도 잘 못 찾는 증상이 나타나기 시작한다"고 했다.


한편, 틀린그림찾기가 치매 예방에는 도움이 될까? 강성훈 교수는 "틀린그림찾기 외에도 스도쿠나 오늘 하루 뭘 했는지 떠올려보거나 사람들과 대화하는 등 모든 인지 훈련이 치매 발병 위험을 낮출 수 있다"며 "이런 활동이 뇌를 활성화해, 뇌를 더 두껍게 한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고 했다.

윤영철 교수는 "정기적인 운동이 인지 기능 저하 위험을 줄이는 데 가장 강력한 증거를 갖고 있다"며 "이 외에도 사회적 활동을 유지하고, 건강하게 먹고, 양질의 수면을 취하고, 심혈관 질환 관리를 하면 치매 발병 위험을 낮출 수 있다"고 했다.

◇치매 자가 진단법
1. 오늘이 몇 월이고 무슨 요일인지 잘 모른다.
2. 자기가 놔둔 물건을 찾지 못한다.
3. 같은 질문을 반복해서 한다.
4. 약속하고서 잊어버린다.
5. 물건을 가지러 갔다가 잊어버리고 그냥 온다.
6. 물건이나 사람의 이름을 대기가 힘들어 머뭇거린다.
7. 대화 중 내용이 이해되지 않아 반복해서 물어본다.
8. 길을 잃거나 헤맨 적이 있다.
9. 예전보다 계산 능력이 떨어졌다.
10. 성격이 변했다.
11. 이전에 잘 다루던 기구의 사용이 서툴러졌다.
12. 예전보다 방이나 주변 정리정돈을 하지 못한다.
13. 상황에 맞게 스스로 옷을 선택하여 입지 못한다.
14. 혼자 대중교통 수단을 이용하여 목적지에 가기 힘들다.
15. 내복이나 옷이 더러워져도 갈아입지 않으려고 한다.
(출처: 한국판 치매 선별 질문지; KDSQ-C)

※ 15가지 항목 중 6개 이상 해당하는 경우, 정확한 치매 진단 및 검사를 받아보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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