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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걀값 폭등에 美서 ‘반려 닭’ 열풍… 달걀에 정서 교감은 덤? [멍멍냥냥]

이해림 기자 | 최소라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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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류 인플루엔자(AI) 여파로 달걀값이 폭등한 미국에서 닭을 직접 기르는 인구가 증가하고 있다. /사진=클립아트코리아
조류 인플루엔자(AI) 여파로 달걀값이 폭등한 미국에서 닭을 직접 기르는 인구가 증가하고 있다.

지난 24일(현지 시각) 블룸버그통신 보도에 따르면 가축과 반려동물 장비 등을 판매하는 미국의 소매 회사 ‘트랙터 서플라이’가 올해 병아리 판매량이 사상 최고치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앞서 미국반려동물제품협회(APPA) 역시 닭 사육 인구가 증가했다고 밝힌 바 있다. 협회에 따르면 최근 미국 내 닭 사육 인구는 1100만 가구를 돌파했으며, 이는 2023년보다 28% 증가한 수치다. 개, 고양이에 이어 세 번째로 인기 있는 반려동물의 자리를 닭이 차지하게 된 것이다.

닭을 직접 기르는 인구가 증가한 데는 달걀값이 치솟는 ‘에그플레이션(eggflation·달걀과 인플레이션 합성어)’이 영향을 끼쳤다. 올해 초 발표된 1월 소비자 물가 지수(CPI)에 따르면 이달 미국의 달걀 가격은 전년 동기 대비 53%까지 치솟았다. 달걀 12개의 가격이 약 8달러(약 12000원)로 달걀 1개가 약 1000원에 판매된 것이다. 이에 미국은 유럽과 아시아 등 국가로부터 달걀을 수출해 공급 부족 사태를 해결하고자 했지만, AI로 인해 살처분된 1억 2천만마리 이상의 닭의 공백을 메우긴 역부족이다.


닭을 기르는 데 상당한 비용이 필요해, 가정에 반려 닭을 들임으로써 얻는 경제적 효과가 크지 않을 것이라는 의견도 나온다. 닭을 기르는 데 ▲닭장 설치 비용(약 500달러) ▲모이값과 관리비(월 20달러) ▲노동력 등의 비용이 소요되기 때문이다.

다만, 닭을 기름으로써 얻는 정서적 효과가 생각보다 클 것으로 기대된다. 통념과 달리 닭은 지능이 매우 높은 동물이다. 2017년 국제 학술지 '동물인지'(Animal Cognition)에 발표된 한 연구에 따르면 닭은 포유류, 영장류와 비슷한 사고 능력을 갖추고 있다. 닭은 숫자와 양에 대한 개념이 있으며, 서열 관계를 파악하는 자기인지 능력도 있다. 또한, 기대감, 두려움, 분노 등의 감정도 느낀다. 뉴욕대에서 동물학을 강연하는 로로 마리노 교수는 “닭은 대략 7세 아이 수준의 추론·유추 능력이 있다”며 “사회적 상호작용을 하는 등 매우 복잡한 행동 양식을 보이는 동물”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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