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외출 안 해도 자외선 차단제는 꼭 발라야 한다… 왜?
서동혜 아름다운나라피부과 원장(피부과 전문의)
입력 2025/04/25 09:00
서동혜의 화장품사용설명서
20세기 초, 자외선 중 UVB가 피부암의 주요 원인이라는 게 밝혀졌다. 1969년에는 UVA가 UVB와 함께 광노화에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이 알려졌다. 이후 자외선 차단제에 관심이 커지기 시작했다. 자외선으로 인한 피부 손상에 대한 전 세계적인 인식이 높아짐에 따라, 이제는 누구든지 매일 자외선 차단제를 바르고 또 덧바르고 있다. 자외선이 점차 강해지는 계절이 왔다. 그런데 자외선 차단제, 정말로 피부를 보호하기는 하는 걸까?
‘매일 자외선 차단제를 사용하면 피부암이 예방된다’는 여러 무작위 대조 시험 결과는 차고 넘친다. 4~5년 간 매일 자외선 차단제를 사용한 경우 편평세포암이 40% 감소됐다는 보고가 있고, 8년의 장기 추적 관찰 기간 동안 38% 감소된 보고가 있다. 한국인에서 흔한 기저세포암과 편평세포암의 90%는 UVB가 주요 원인이므로 자외선 차단제의 사용은 피부암 예방을 위해서는 꼭 필요하다.
다만 제대로 된 효과를 보기 위해서는 자외선 차단제를 잘 골라야 한다. 가급적 가장 높은 SPF 수치의 제품을 선택하길 권한다. SPF가 높은 자외선 차단제가 햇볕에 탄 것을 더 효과적으로 차단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기초나 색조 화장품에 들어있는 SPF를 믿고 자외선 차단이 충분히 될 것이라고 오해해선 안 된다. 무작위 연구에 따르면 SPF 30과 50+로 표시된 자외선 차단제는 0.5mg/cm²로 도포했을 때 실제 평균 SPF가 각각 9와 14 수준이다. SPF50+를 쓰더라도 실제 사용량이 적기 때문에 SPF 14 정도의 효과만을 내는 것이다. 적게 바르는 것을 염두에 두고 가장 높은 SPF 제품을 선택하라는 것이다. 자외선 차단제는 햇볕에 노출되는 모든 부위에 충분히 발라야 하며, 전신에는 2~3큰술, 얼굴과 목에는 1~2 작은술만큼 사용해야 한다.
외출할 일이 없는데, 발라야 할까? 집안에도 자외선에 노출되기 때문에 가급적 바르는 것이 좋다. UVA는 표피에 부분적으로 흡수되지만 20~30%는 진피에 도달해 광노화에 영향을 준다. 광노화는 미세하고 거친 주름과 얼룩덜룩한 색소침착 및 모세혈관의 확장으로 나타난다. 피부 노화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장파장 UVA 차단 기능이 있는 자외선 차단제를 사용해야 콜라겐 분해를 막을 수 있다. 호주에서 보고한 자료에 따르면 매일 자외선 차단제를 사용하는 경우와 필요에 따라 사용하는 경우를 비교했더니 매일 사용하는 사람들이 피부 노화 징후가 나타날 가능성이 24% 낮았다. 집안에서도 자외선에 노출될 수 있고 잠시 외출하는 경우에도 노출될 수 있으므로 바르는 것을 습관화하는 것이 좋다.
최근에는 소비자들도 똑똑해져서, 차단 방식까지 고민한다. 무기 자차만을 고집해야 할까? 그렇지는 않다. 자외선은 파장에 따라 UVB, UVA, 가시광선으로 나눌 수 있는데 일광화상의 주된 원인은 UVB, 피부암은 UVB와 UVA, 피부노화는 UVB가 주된 원인이지만 UVA와 가시광선도 영향을 미친다. 이러한 원인을 알고 자외선의 세부 파장을 차단해주는 자외선 차단제를 선택하는 것이 좋다. 결국 일광화상, 피부암, 피부노화를 모두 예방해주는 파장대가 필요하기 때문에 무기 자차인지 유기 자차인지를 따지기 보다는 UVB, UVA, 가시광선을 모두 차단하는 성분이 들어있는가를 살펴보는 게 더 중요하다.
다만 부작용의 원인이 유기 자차 일 때는 무기 자차를 써야 한다. 자외선 차단제는 수십 년 동안 안전하게 사용돼 왔다. 알려진 부작용은 옷에 얼룩이 생기는 것과 접촉성피부염 정도인데, 접촉성피부염을 겪는 경우 자극이 심하고 알레르기성 또는 드물게 광알레르기성 접촉피부염이 발생하는 경우가 있다. 이러한 부작용은 모두 유기 자차에 의해 발생하기 때문에 이렇게 부작용을 경험하는 경우라면 무기 자차를 쓰도록 한다. 유기 자차의 핵심성분에 의해 부작용이 생기기도 하지만 자외선 차단제의 향이나 방부제 성분 등에 의해 접촉피부염이 생기는 경우가 있어 원인에 대한 검사가 필요하다. 가장 흔한 원인은 옥시벤존, 아보벤존, D-알파-토코페롤, 및 향료 혼합물이었다.
평생 자외선 노출의 최소 25%는 20세 이전에 누적되는 것으로 추산된다. 유아와 어린이는 체표면적 대 체중 비율이 증가하기 때문에 자외선의 영향에 특히 취약하다. 또 성장기에는 빠르게 분열하는 DNA가 돌연변이에 더 취약하기 때문에 어릴 때 자외선 차단에 대한 교육이 필수적이다. 지우기 불편하더라도 자외선 차단제를 바르는 것을 습관화할 것을 권한다. 생후 6개월 이상의 어린이에게는 SPF 30+의 광범위 자외선 차단제를 사용하는 것이 좋다. 생후 6개월 미만의 유아에게는 자외선 차단제 대신 자외선을 막는 모자나 겉옷을 입히는 방법으로 피부를 보호해주는 것이 좋다.
손에 묻는 게 싫어서 스프레이나 스틱을 사용하는 경우라면 주의할 점이 있다. 자외선 차단제 제형은 로션, 연고, 젤, 오일, 에멀전, 무스, 스틱, 파우더, 스프레이 등 매우 다양하다. 이상적인 자외선 차단제는 피부에 균일하게 발리고 도포 후 제자리에 머물러 자외선 차단 효과가 극대화되는 제형이다. 스프레이는 빠르고 간편한 도포 특성으로 인해 인기가 높지만, 바람이나 뿌릴 때 피부와의 거리 등 여러 요인이 자외선 차단 효과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또 얼굴에 뿌릴 때는 흡입의 가능성도 있어서 얼굴 사용은 금하고 있다. 스틱 제형은 바를 때 정말 꼼꼼하게 발라야만 한다. 바른 부위와 바르지 않은 부분의 구분이 잘 안가기 때문에 빠뜨리는 경우가 생각보다 흔하다.
비타민 E, 비타민 C, 리코칼콘 A, 디에틸헥실 시린질리덴 말로네이트와 같은 항산화제를 함유한 자외선 차단제도 나와 있다. 첨가된 항산화제로 인해 가격이 조금 더 비싸다. 더 비싼데 그만큼의 값어치를 하기는 하는 걸까? 항산화제는 자외선과 가시광선에 의해 매개되는 산화 스트레스를 퇴치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여러 연구에서 항산화제와 자외선 차단제를 함께 사용하면 항산화제가 없는 자외선 차단제에 비해 자외선으로 인한 손상 표지자에 대해 훨씬 더 높은 보호 효과를 보이는 것으로 드러났다. 비용 부담이 안 된다면 어느 정도 도움을 받을 수 있는 건 맞다.
중요한 건 이거다. 높은 수치의 SPF 제품을 선택하고, 생각보다 충분히 넉넉히 발라야 한다. 비싼 제품을 조금씩 바르기보다는 쉽게 살 수 있는 가격대의 제품을 충분히 많이 바르도록 하자.
‘매일 자외선 차단제를 사용하면 피부암이 예방된다’는 여러 무작위 대조 시험 결과는 차고 넘친다. 4~5년 간 매일 자외선 차단제를 사용한 경우 편평세포암이 40% 감소됐다는 보고가 있고, 8년의 장기 추적 관찰 기간 동안 38% 감소된 보고가 있다. 한국인에서 흔한 기저세포암과 편평세포암의 90%는 UVB가 주요 원인이므로 자외선 차단제의 사용은 피부암 예방을 위해서는 꼭 필요하다.
다만 제대로 된 효과를 보기 위해서는 자외선 차단제를 잘 골라야 한다. 가급적 가장 높은 SPF 수치의 제품을 선택하길 권한다. SPF가 높은 자외선 차단제가 햇볕에 탄 것을 더 효과적으로 차단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기초나 색조 화장품에 들어있는 SPF를 믿고 자외선 차단이 충분히 될 것이라고 오해해선 안 된다. 무작위 연구에 따르면 SPF 30과 50+로 표시된 자외선 차단제는 0.5mg/cm²로 도포했을 때 실제 평균 SPF가 각각 9와 14 수준이다. SPF50+를 쓰더라도 실제 사용량이 적기 때문에 SPF 14 정도의 효과만을 내는 것이다. 적게 바르는 것을 염두에 두고 가장 높은 SPF 제품을 선택하라는 것이다. 자외선 차단제는 햇볕에 노출되는 모든 부위에 충분히 발라야 하며, 전신에는 2~3큰술, 얼굴과 목에는 1~2 작은술만큼 사용해야 한다.
외출할 일이 없는데, 발라야 할까? 집안에도 자외선에 노출되기 때문에 가급적 바르는 것이 좋다. UVA는 표피에 부분적으로 흡수되지만 20~30%는 진피에 도달해 광노화에 영향을 준다. 광노화는 미세하고 거친 주름과 얼룩덜룩한 색소침착 및 모세혈관의 확장으로 나타난다. 피부 노화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장파장 UVA 차단 기능이 있는 자외선 차단제를 사용해야 콜라겐 분해를 막을 수 있다. 호주에서 보고한 자료에 따르면 매일 자외선 차단제를 사용하는 경우와 필요에 따라 사용하는 경우를 비교했더니 매일 사용하는 사람들이 피부 노화 징후가 나타날 가능성이 24% 낮았다. 집안에서도 자외선에 노출될 수 있고 잠시 외출하는 경우에도 노출될 수 있으므로 바르는 것을 습관화하는 것이 좋다.
최근에는 소비자들도 똑똑해져서, 차단 방식까지 고민한다. 무기 자차만을 고집해야 할까? 그렇지는 않다. 자외선은 파장에 따라 UVB, UVA, 가시광선으로 나눌 수 있는데 일광화상의 주된 원인은 UVB, 피부암은 UVB와 UVA, 피부노화는 UVB가 주된 원인이지만 UVA와 가시광선도 영향을 미친다. 이러한 원인을 알고 자외선의 세부 파장을 차단해주는 자외선 차단제를 선택하는 것이 좋다. 결국 일광화상, 피부암, 피부노화를 모두 예방해주는 파장대가 필요하기 때문에 무기 자차인지 유기 자차인지를 따지기 보다는 UVB, UVA, 가시광선을 모두 차단하는 성분이 들어있는가를 살펴보는 게 더 중요하다.
다만 부작용의 원인이 유기 자차 일 때는 무기 자차를 써야 한다. 자외선 차단제는 수십 년 동안 안전하게 사용돼 왔다. 알려진 부작용은 옷에 얼룩이 생기는 것과 접촉성피부염 정도인데, 접촉성피부염을 겪는 경우 자극이 심하고 알레르기성 또는 드물게 광알레르기성 접촉피부염이 발생하는 경우가 있다. 이러한 부작용은 모두 유기 자차에 의해 발생하기 때문에 이렇게 부작용을 경험하는 경우라면 무기 자차를 쓰도록 한다. 유기 자차의 핵심성분에 의해 부작용이 생기기도 하지만 자외선 차단제의 향이나 방부제 성분 등에 의해 접촉피부염이 생기는 경우가 있어 원인에 대한 검사가 필요하다. 가장 흔한 원인은 옥시벤존, 아보벤존, D-알파-토코페롤, 및 향료 혼합물이었다.
평생 자외선 노출의 최소 25%는 20세 이전에 누적되는 것으로 추산된다. 유아와 어린이는 체표면적 대 체중 비율이 증가하기 때문에 자외선의 영향에 특히 취약하다. 또 성장기에는 빠르게 분열하는 DNA가 돌연변이에 더 취약하기 때문에 어릴 때 자외선 차단에 대한 교육이 필수적이다. 지우기 불편하더라도 자외선 차단제를 바르는 것을 습관화할 것을 권한다. 생후 6개월 이상의 어린이에게는 SPF 30+의 광범위 자외선 차단제를 사용하는 것이 좋다. 생후 6개월 미만의 유아에게는 자외선 차단제 대신 자외선을 막는 모자나 겉옷을 입히는 방법으로 피부를 보호해주는 것이 좋다.
손에 묻는 게 싫어서 스프레이나 스틱을 사용하는 경우라면 주의할 점이 있다. 자외선 차단제 제형은 로션, 연고, 젤, 오일, 에멀전, 무스, 스틱, 파우더, 스프레이 등 매우 다양하다. 이상적인 자외선 차단제는 피부에 균일하게 발리고 도포 후 제자리에 머물러 자외선 차단 효과가 극대화되는 제형이다. 스프레이는 빠르고 간편한 도포 특성으로 인해 인기가 높지만, 바람이나 뿌릴 때 피부와의 거리 등 여러 요인이 자외선 차단 효과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또 얼굴에 뿌릴 때는 흡입의 가능성도 있어서 얼굴 사용은 금하고 있다. 스틱 제형은 바를 때 정말 꼼꼼하게 발라야만 한다. 바른 부위와 바르지 않은 부분의 구분이 잘 안가기 때문에 빠뜨리는 경우가 생각보다 흔하다.
비타민 E, 비타민 C, 리코칼콘 A, 디에틸헥실 시린질리덴 말로네이트와 같은 항산화제를 함유한 자외선 차단제도 나와 있다. 첨가된 항산화제로 인해 가격이 조금 더 비싸다. 더 비싼데 그만큼의 값어치를 하기는 하는 걸까? 항산화제는 자외선과 가시광선에 의해 매개되는 산화 스트레스를 퇴치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여러 연구에서 항산화제와 자외선 차단제를 함께 사용하면 항산화제가 없는 자외선 차단제에 비해 자외선으로 인한 손상 표지자에 대해 훨씬 더 높은 보호 효과를 보이는 것으로 드러났다. 비용 부담이 안 된다면 어느 정도 도움을 받을 수 있는 건 맞다.
중요한 건 이거다. 높은 수치의 SPF 제품을 선택하고, 생각보다 충분히 넉넉히 발라야 한다. 비싼 제품을 조금씩 바르기보다는 쉽게 살 수 있는 가격대의 제품을 충분히 많이 바르도록 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