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프
“피곤하니까 한 팩” 오늘도 수액에 의존하며 버티고 있나요? [요즘 사람들]
신소영 기자
입력 2025/04/24 07:30
‘건강이 최고’라고들 말하지만, 정작 건강을 우선순위에 두고 살기란 쉽지 않습니다. 바쁘고 지친 일상 속에서 제대로 건강을 챙기지 못하고, 설령 챙기려 해도 잘못된 방법을 선택하는 경우도 흔합니다. [요즘 사람들]은 현대인들의 건강 행태를 돌아보고, 그 속에 감춰진 위험 신호를 짚어봅니다. 전문가들의 조언을 바탕으로, 지금 우리에게 정말 필요한 제대로 된 방향을 제시합니다.(편집자주)
한때는 응급실에서나 맞던 수액이, 이제는 피곤할 때 한 팩 맞는 일상적인 선택지가 됐다. 피로 회복은 물론 피부 미용, 숙취 해소 등을 위해 수액을 맞는 현대인이 늘고 있다. 직장인 이모(33·서울 중구)씨도 그 중 하나다. 그는 체력이 예전 같지 않다고 느낄 때면, 회사 근처 의원을 찾아 ‘영양수액’을 맞는다. 이씨는 “기분 탓일 수도 있겠지만, 수액을 맞고 나면 몸이 한결 가벼워지는 느낌이다”며 “빠르게 효과가 나타나서 동료들에게도 추천하고 있다”고 말했다.
육아와 직장을 병행하는 워킹맘 김모(38·경기 고양시)씨도 피로가 몰려올 때면 수액을 찾는다. 그는 “병원 가는 것도 사실 쉬운 일은 아니지만, 그나마 수액이라도 맞고 나야 하루가 굴러간다”고 말했다.
회식 다음 날이면 어김없이 수액을 맞는다는 정모(29·서울 강남구)씨는 “머리가 지끈거릴 땐 숙취 해소제를 먹는 것보다 수액이 훨씬 효과적”이라며 “비싸긴 해도 요즘은 많이들 맞으러 가더라”고 말했다.
실제로 가정의학과나 이비인후과 등 개원가에 가면 ‘비타민 주사’, ‘마늘주사’, ‘신데렐라주사’ 등의 수액 치료 광고 문구를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2023년에는 이와 관련한 주요 4대 손해보험사의 비급여 주사치료 관련 실손의료보험금 지급액이 크게 증가했다는 보도도 나왔다. 당시 지급액은 2179억 원으로 4년 전인 2018년 1029억 원과 비교해 2배 이상으로 불어났다. 해당 통계에는 암 환자·입원 환자·5만 원 미만 비급여 주사치료가 빠져, 대부분이 병의원의 권유에 따라 맞는 이른바 ‘영양수액’일 가능성이 높다. 이처럼 수요가 많은 수액은 정말 피로를 풀어주는 묘약일까?
육아와 직장을 병행하는 워킹맘 김모(38·경기 고양시)씨도 피로가 몰려올 때면 수액을 찾는다. 그는 “병원 가는 것도 사실 쉬운 일은 아니지만, 그나마 수액이라도 맞고 나야 하루가 굴러간다”고 말했다.
회식 다음 날이면 어김없이 수액을 맞는다는 정모(29·서울 강남구)씨는 “머리가 지끈거릴 땐 숙취 해소제를 먹는 것보다 수액이 훨씬 효과적”이라며 “비싸긴 해도 요즘은 많이들 맞으러 가더라”고 말했다.
실제로 가정의학과나 이비인후과 등 개원가에 가면 ‘비타민 주사’, ‘마늘주사’, ‘신데렐라주사’ 등의 수액 치료 광고 문구를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2023년에는 이와 관련한 주요 4대 손해보험사의 비급여 주사치료 관련 실손의료보험금 지급액이 크게 증가했다는 보도도 나왔다. 당시 지급액은 2179억 원으로 4년 전인 2018년 1029억 원과 비교해 2배 이상으로 불어났다. 해당 통계에는 암 환자·입원 환자·5만 원 미만 비급여 주사치료가 빠져, 대부분이 병의원의 권유에 따라 맞는 이른바 ‘영양수액’일 가능성이 높다. 이처럼 수요가 많은 수액은 정말 피로를 풀어주는 묘약일까?
◇“수액이 정말 필요한 경우는 드물어”
의학적으로 봤을 때 “건강한 일반인에게 수액은 효과가 제한적”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입장이다. 수액요법의 목적은 정맥을 통해 체내에 수분과 전해질(칼슘·나트륨·칼륨) 등을 공급하는 것이다. 정맥으로 바로 전달돼, 응급 상황에 효과가 빠르게 나타난다는 게 장점이다. 다만, 연세대 원주의대 응급의학과 김현 교수는 “평소 피로하다고 수액을 자주 맞는 것은 의학적으로 큰 의미가 없다”며 “전해질과 물 등 대부분의 성분이 결국 체내에서 소변으로 배출돼 실질적인 이득은 제한적이다”고 말했다. 서울부민병원 응급의학과 박억숭 과장도 “정상적인 생활을 하는 사람이라면 굳이 수액을 맞을 필요가 없다”며 “수액 한 팩의 원가는 몇천 원 수준이지만, 병원에서 5만~6만 원을 주고 맞는 건 비용 대비 효과가 크다고 보기 어렵다”고 말했다.
수액이 실제로 의학적 효과를 내는 경우는 제한적이다. 박억숭 과장은 “수액은 심한 탈수일 때, 손가락 까딱 하나 못할 정도로 기력이 없을 때, 약을 빠르게 몸에 주입하기 위해 혈관의 루트를 만드는 목적으로 쓴다”며 “특히 화상, 급성췌장염, 횡문근융해증일 때 많은 수액 공급이 필요해 처방한다”고 말했다. 이때 수분을 보충하지 않으면 장기가 손상되며 치명적일 수 있기 때문에 수액을 통해 기본적인 영양분 공급을 해야 한다. 이외에도 ▲구토·설사·연하곤란으로 인해 음식물 섭취가 안 될 때 ▲심한 영양실조 상태일 때 ▲큰 수술 후 회복 중일 때 ▲전해질 불균형·저혈당·저단백혈증 등으로 의사가 필요하다고 판단할 때 수액을 맞으면 큰 효과를 볼 수 있다.
◇건강한 사람에겐 큰 도움 안돼… 특정 질환자에겐 독 될 수도
영양수액의 임상적 효과는 아직 확실히 입증되지 않았다. 지난 2017년과 2021년 한국보건의료원구원이 소비자 수요가 높은 영양수액 5종(마늘주사, 신데렐라주사, 백옥주사, 감초주사, 태반주사)에 대한 검토를 실시한 결과, 미용이나 피로 회복 효과에 대한 과학적 근거를 찾지 못했다고 발표한 바 있다. 이같은 영양수액은 기본 수액(수분·전해질)에 비타민, 무기질, 단백질 등 몇 가지 성분이 추가된 형태다. 오히려 아나필락시스 쇼크 같은 중대한 부작용 가능성이 보고된 만큼 주의가 필요하다는 의견을 제시하기도 했다. 즉, 수액을 맞고 나아지는 컨디션은 플라시보 효과일 가능성이 크다는 얘기다.
특정 질환이 있는 사람들에게는 고농도의 수액이 오히려 건강을 해칠 수도 있다. ▲당뇨병 환자 ▲콩팥병 환자 ▲심장 기능이 떨어진 사람 ▲고혈압·동맥경화증 환자가 그 예다. 수액을 맞으면 혈관 내에 수분량이 단시간에 늘어나고 결국 혈관 용적이 넓어진다. 그러면 콩팥과 심장에 부담이 가 질환을 더 악화시킬 수 있어 위험하다.
◇낮잠 자고 비타민 먹는 게 훨씬 효과적
수액 대신 피로 해소 등을 위해 시도해볼 수 있는 건 뭘까. 박억숭 과장은 “혈관을 건드리는 수액에 지나치게 의존하기보다는, 생활습관 개선과 휴식을 통한 회복을 우선해야 한다”며 “균형 잡힌 식단과 종합비타민 섭취만으로도 충분하다”고 말했다. 수액을 맞는 비용으로 차라리 영양가 있는 한 끼를 먹고, 낮잠을 자 기분전환을 하는 게 면역에 훨씬 낫다는 것이다.
지속적인 피로는 신체가 보내는 경고 신호인 만큼, 근본적인 원인을 찾아 해결하는 것도 중요하다. 멀티비타민, 낮잠 등으로도 피로가 해소되지 않는다면 다른 원인이 있을 수 있으므로 전문의의 정확한 진단을 통해 필요한 처방을 받아야 한다.
의학적으로 봤을 때 “건강한 일반인에게 수액은 효과가 제한적”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입장이다. 수액요법의 목적은 정맥을 통해 체내에 수분과 전해질(칼슘·나트륨·칼륨) 등을 공급하는 것이다. 정맥으로 바로 전달돼, 응급 상황에 효과가 빠르게 나타난다는 게 장점이다. 다만, 연세대 원주의대 응급의학과 김현 교수는 “평소 피로하다고 수액을 자주 맞는 것은 의학적으로 큰 의미가 없다”며 “전해질과 물 등 대부분의 성분이 결국 체내에서 소변으로 배출돼 실질적인 이득은 제한적이다”고 말했다. 서울부민병원 응급의학과 박억숭 과장도 “정상적인 생활을 하는 사람이라면 굳이 수액을 맞을 필요가 없다”며 “수액 한 팩의 원가는 몇천 원 수준이지만, 병원에서 5만~6만 원을 주고 맞는 건 비용 대비 효과가 크다고 보기 어렵다”고 말했다.
수액이 실제로 의학적 효과를 내는 경우는 제한적이다. 박억숭 과장은 “수액은 심한 탈수일 때, 손가락 까딱 하나 못할 정도로 기력이 없을 때, 약을 빠르게 몸에 주입하기 위해 혈관의 루트를 만드는 목적으로 쓴다”며 “특히 화상, 급성췌장염, 횡문근융해증일 때 많은 수액 공급이 필요해 처방한다”고 말했다. 이때 수분을 보충하지 않으면 장기가 손상되며 치명적일 수 있기 때문에 수액을 통해 기본적인 영양분 공급을 해야 한다. 이외에도 ▲구토·설사·연하곤란으로 인해 음식물 섭취가 안 될 때 ▲심한 영양실조 상태일 때 ▲큰 수술 후 회복 중일 때 ▲전해질 불균형·저혈당·저단백혈증 등으로 의사가 필요하다고 판단할 때 수액을 맞으면 큰 효과를 볼 수 있다.
◇건강한 사람에겐 큰 도움 안돼… 특정 질환자에겐 독 될 수도
영양수액의 임상적 효과는 아직 확실히 입증되지 않았다. 지난 2017년과 2021년 한국보건의료원구원이 소비자 수요가 높은 영양수액 5종(마늘주사, 신데렐라주사, 백옥주사, 감초주사, 태반주사)에 대한 검토를 실시한 결과, 미용이나 피로 회복 효과에 대한 과학적 근거를 찾지 못했다고 발표한 바 있다. 이같은 영양수액은 기본 수액(수분·전해질)에 비타민, 무기질, 단백질 등 몇 가지 성분이 추가된 형태다. 오히려 아나필락시스 쇼크 같은 중대한 부작용 가능성이 보고된 만큼 주의가 필요하다는 의견을 제시하기도 했다. 즉, 수액을 맞고 나아지는 컨디션은 플라시보 효과일 가능성이 크다는 얘기다.
특정 질환이 있는 사람들에게는 고농도의 수액이 오히려 건강을 해칠 수도 있다. ▲당뇨병 환자 ▲콩팥병 환자 ▲심장 기능이 떨어진 사람 ▲고혈압·동맥경화증 환자가 그 예다. 수액을 맞으면 혈관 내에 수분량이 단시간에 늘어나고 결국 혈관 용적이 넓어진다. 그러면 콩팥과 심장에 부담이 가 질환을 더 악화시킬 수 있어 위험하다.
◇낮잠 자고 비타민 먹는 게 훨씬 효과적
수액 대신 피로 해소 등을 위해 시도해볼 수 있는 건 뭘까. 박억숭 과장은 “혈관을 건드리는 수액에 지나치게 의존하기보다는, 생활습관 개선과 휴식을 통한 회복을 우선해야 한다”며 “균형 잡힌 식단과 종합비타민 섭취만으로도 충분하다”고 말했다. 수액을 맞는 비용으로 차라리 영양가 있는 한 끼를 먹고, 낮잠을 자 기분전환을 하는 게 면역에 훨씬 낫다는 것이다.
지속적인 피로는 신체가 보내는 경고 신호인 만큼, 근본적인 원인을 찾아 해결하는 것도 중요하다. 멀티비타민, 낮잠 등으로도 피로가 해소되지 않는다면 다른 원인이 있을 수 있으므로 전문의의 정확한 진단을 통해 필요한 처방을 받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