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고려대의료원, 국내 유일 3개 '연구중심병원' 보유… 초격차(超格差) R&D 의료기관으로 도약"

김예경 헬스조선 기자

[주목! 이 병원] 고려대의료원

고려대 안산병원, 연구중심병원 인증
산하 의료기관 3곳 모두 인증 획득
국내 의료계 최다 연구중심병원 보유

3년간 과제 수주 5000억원 달해
"중증난치질환·줄기세포·백신 등에 중점"
"연구·개발 강화해 미래 의학 구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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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대 안암병원은 아시아 최초로 암 유전체 프로파일링을 주도해 암 환자 1만546명, 암 유전체 1만158건의 정보를 수립했다. /고려대의료원 제공
고려대 안산병원이 지난 3월 보건복지부 '연구중심병원' 인증을 획득했다. 이로써 고려대의료원은 산하 안암·구로·안산병원 모두 연구중심병원 인증을 보유하게 됐다. 연구중심병원이란 보건의료기술 혁신의 중심 주체로서 'R&D(연구·개발)-중개·임상연구-사업화-제품개발-진료'에 이르는 선순환 체계를 확립한 병원을 뜻한다. 그런 점에서 고려대의료원 산하 3개 병원 모두 해당 인증을 획득했다는 점은 높이 평가할 만하다. 고려대의료원은 연구중심병원 제도가 도입된 2013년에 안암·구로병원이 지정되면서 국내 유일의 복수(複數) 연구중심병원을 둔 단일 의료기관이 됐으며, 이번에 안산병원까지 합류하면서 의료계 최초이자 최다인 3개 연구중심병원을 보유하게 됐다. 고려대의료원 김학준 의학연구처장은 "오랜 기간 고도화된 연구와 기술사업화 노력을 통해 산하 모든 병원이 보건복지부 연구중심병원 인증을 받을 수 있었다"며 "중증난치성질환, 정밀의학, 줄기세포, 백신 분야 등을 중심으로 연구·개발을 강화해 미래 의학을 구현하겠다"고 말했다.

고려대 안암·구로·안산병원, 연구 토대 구축


고려대의료원 산하 의료기관들은 그동안 각 병원에 특화된 연구 토대를 구축해왔다. 고려대 안암병원은 ▲첨단 의생명공학 연구단 ▲혁신정밀의학 ▲스마트 헬스케어 ▲의료데이터 사이언스 등 4대 중점연구분야 전략에 맞춰 의료 R&D에 매진했다. 정밀의료병원정보시스템을 개발했으며, 암 유전체 프로파일링을 주도해 암 환자 1만546명, 암 유전체 1만158건의 정보를 수립했다. 미국암연구협회(AACA)의 글로벌 프로젝트에도 아시아 최초로 참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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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대 구로병원은 개방형 실험실과 글로벌 의사과학자 양성 사업 등을 수행해왔다. /고려대의료원 제공
고려대 구로병원은 지속 가능한 연구 인프라 구축, R&D 연구지원 고도화를 통해 연구 성과를 도출했다. 개방형 실험실과 G밸리의료기기개발지원센터 사업 운영으로 산·학·연 개방형 융합 연구시설을 마련했으며, 한·미 공동 R&D 성과 창출, 글로벌 의사과학자 양성 사업 등을 수행했다. 최근 3년간 338건의 지식재산권을 출원하고 1216건의 SCI(E) 연구논문을 발표했으며, 38건의 기술 이전 성과도 거뒀다. 2개의 자회사 또한 설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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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대 안산병원은 제브라피쉬 중개연구, 헬스케어·인공지능, 환경·재생 등을 3대 중점 분야로 선정했다. /고려대의료원 제공
고려대 안산병원은 연구역량 강화를 위해 연구 공간을 증축하고, 동물실험과 세포실험 시설을 확대했다. 현재 30개 이상의 첨단 공동 연구 장비를 운영 중이며, 기업부설연구소 승인을 획득해 연구성과의 사업화를 추진하고 있다. 최근에는 3년간 핵심 연구인력 1인당 평균 2.3건의 특허를 출원했고, 2023년과 2024년에 걸쳐 신의료기술 3건도 승인받았다. 이외에도 총 131건의 임상시험을 승인받아 진행했고, 산·학·연·병 공동 연구를 57건 이상 수행했다. 고려대 안산병원은 ▲제브라피쉬 중개연구 ▲헬스케어·인공지능 ▲환경·재생 등을 3대 중점 분야로 선정하고 연구를 추진하고 있다.

R&D 생태계 확장… 의료 기술 창업 기업 지원도

고려대의료원 산하 의료기관들은 각 병원별 특화 중점 전략에 따라 국책 연구과제와 임상 연구과제를 수행하고 있다. 지난 3년간 고려대의료원이 수주한 외부 연구과제 규모는 약 5000억원에 달했으며, 지식재산권 출원 건수 또한 1200건으로 나타났다.

고려대의료원은 산하 의료기관의 연구 활성화를 위해 산학협력과 연구지원 시스템을 구축해왔다. 2004년 고려대 산학협력단 산하 의무산학협력실로 시작한 조직은 2014년 의료원 산학협력단으로 승격됐다. 현재는 ▲산학협력 ▲연구전략 ▲기술사업화 ▲임상연구지원 등으로 세분화된 전담 조직을 갖추고 있다.

고려대의료원은 연구 활성화를 넘어서 R&D 생태계를 확장하고 있다. 2021년 설립한 '정릉 메디사이언스파크'에는 신약 제조기업 셀랩메드의 GMP(우수 의약품 제조, 관리 기준) 생산시설이 입주해 있다. 이외에도 메디사이언스파크는 국민건강보험공단과 공동으로 '건강보험 빅데이터 분석센터'를 운영하고 있으며, '고려대 의료기술지주 공유사무실'을 마련해 의료 기술 창업 기업들을 불러 모으고 있다.


또한 메디사이언스파크에는 신종 병원체를 안전하게 다루며 백신을 연구할 수 있는 대규모 생물안전 3등급 시설이 들어설 예정이다. 이곳에 신종 병원체를 종합적으로 연구할 수 있도록 유전체 분석, 세포 배양, 면역 화학 분석 장비 등을 구비한 중앙실험실이 구축된다. 특히 IVIS 광학영상시스템, 초고속 세포 분석 장비, G3 로봇 워크스테이션 등 첨단 장비를 마련했다. 추후 기술 개발은 물론, 신약 후보 물질 유효성 평가와 전임상 연구·허가·인증·상용화까지 모두 한 공간에서 진행할 수 있다.

국내 넘어 해외까지 연구 협력 확대

현재 고려대의료원은 국외 기술과 자원을 활용하기 위해 국제기관들과도 활발히 협력하고 있다. 지난해 미국 데이비스 대학과 생명과학 분야 공동 연구 관계를 구축했으며, 미국 아마존웹서비스(AWS)와도 협력해 신약 개발에 AWS의 고성능 기술을 적용하기로 했다. 이외에도 호주 CRO(임상시험 대행업체) '아반스 클리닉컬'과 협약을 맺어 호주의 기술을 국내로 도입하거나, 국내의 기술을 수출하는 역할도 하고 있다.

의사과학자 양성을 위한 협력 계약도 체결했다. 미국 존스홉킨스대와 학생 교류 협정을 체결해 고려대 의대생에게 존스홉킨스대의 임상실습을 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했으며, 올해부터 고려대 의대 졸업(예정)자에게 예일대 의대 임상 의사과학자와 기초 의사과학자 과정 진학 기회 또한 제공할 예정이다.

지난 3월에는 미국 전공의·전임의 교육 프로그램 구축·수련병원 인증기관인 ACGME와 국내 최초로 교육 협약을 체결했다. 고려대의료원은 이번 협약을 통해 전공의와 전임의 교육의 질을 향상시키는 '역량 기반 의료 교육(CBME)'을 적용하고, 국내 교육 환경을 개선한다는 계획이다. 김학준 의학연구처장은 "연구를 향한 고려대의료원의 집념은 오래전부터 이어져 왔다"며 "약 1000병상 규모로 세계 최고의 중증난치성 질환 치료와 연구를 수행하는 미국 존스홉킨스대병원이나 하버드 의대 메사추세츠종합병원 같은 고도화된 의료기관이 고려대의료원의 지향점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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