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약

말기 콩팥병 앓아도 해외여행 갈 수 있다… '복막투석', 환자 삶의 질 높여

정준엽 기자

밴티브코리아 출범 기자간담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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밴티브코리아 임광혁 대표와 서울대병원 신장내과 김용철 교수가 기자의 질문을 듣고 있다./사진=정준엽 기자
박스터 신장사업부에서 독립 법인으로 새롭게 출범한 밴티브코리아가 향후 사업 계획을 공개했다. 밴티브코리아는 자동 복막투석 시스템에 디지털 기술을 결합해, 환자들에게 자동 복막투석 방식의 장점을 널리 알리겠다는 방침이다. 밴티브코리아 임광혁 대표는 "박스터라는 이름으로 이어온 1931년부터 지난 90여년 동안의 혁신들을 향후 밴티브라는 새로운 여정에서 계속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복막투석 환자, 1달에 1~2번만 병원 방문… 여행도 갈 수 있어
밴티브코리아는 16일 서울 중구 롯데호텔에서 '밴티브코리아 출범 기자간담회'를 개최했다.

앞서 밴티브는 지난 2월 글로벌 투자기업 칼라일그룹이 박스터 신장사업부를 인수하면서 분사해 독립 출범했다. 1931년 박스터 신장사업부로 출범한 이후 1956년 최초로 인공신장 상업화에 성공했고, 1960년에는 복막투석 용액을 출시했으며, 1994년에는 수면 시 투석이 가능한 자동 복막투석 장치를 개발했다. 이 장치가 바로 '홈초이스 클라리아'다.

이날 연사로 나선 서울대병원 신장내과 김용철 교수는 밴티브의 자동 복막투석 장치가 환자의 삶의 질을 높이는 데 기여했다고 언급했다. 환자가 병원에 자주 방문하지 않아도 된다는 점 때문이다.

투석 방법은 크게 혈액투석과 복막투석으로 나뉜다. 혈액투석은 의료진이 직접 환자의 혈액을 인공신장을 통해 정화하는 방법이고, 복막투석은 환자가 직접 위장·간 등을 싸고 있는 얇은 막인 복막을 이용해 혈액 속의 노폐물을 제거하는 방식이다.


김용철 교수에 따르면, 혈액투석의 경우 이틀에 한 번 병원에서 약 4시간의 투여 과정을 거쳐야 하기 때문에 직장 생활을 포기하는 등 일상에 제약이 많았지만, 복막투석의 경우 환자들이 병원에 한 달에 1~2번만 방문하면 돼 환자가 투석 방법만 제대로 교육받고 진행하면 일상을 유지할 수 있다.

복막투석을 받는 환자들은 평상시에는 주로 기계를 활용한 자동 복막투석을 실시하다가, 여행을 다녀오기 직전 의사와 상의해 일시적으로 손 투석(환자가 투석액을 구입해 복막에 직접 주입하는 방식)으로 변경한다. 이 경우 투석액만 휴대하면 복막투석이 가능하고, 여행지의 특성에 따라 밴티브에서 투석 기계를 대여해주기도 해 자동 투석을 그대로 이어가기도 한다.

김용철 교수는 "복막투석 기계는 비행기에 가지고 탈 수 있는 여행용 가방 크기로 대여가 가능하고, 복막액만 여행지로 잘 배송시키면 된다"며 "이는 최근 여행이 사람들의 삶의 질에서 굉장히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기 때문에 매우 큰 장점"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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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부터 환자용 애플리케이션 '마이피디', 의료진용 온라인 소프트웨어 '셰어소스', 자동 복막투석 장치 '홈초이스 클라리아'/사진=정준엽 기자
◇디지털 기술로 투석 환경 개선… 24시간 콜센터 운영도
반면 복막투석은 환자가 충분히 투석 방법을 교육받더라도 의료진의 손을 거치지 않기 때문에, 투석의 결과를 쉽게 확신하지 못한다는 점이 대표적인 단점으로 지적된다.

임광혁 대표는 복막투석 장치에 디지털 기술을 결합해 단점을 극복하고 있다고 전했다. 의료진은 온라인 시스템 '셰어소스'를 활용해 환자의 투석 결과를 조회한 후 문제가 있을 경우 바로 해결 방법을 제시하며, 환자들은 '마이피디'라는 휴대전화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투석 데이터를 직접 관리할 수 있다. 의료진에게 질문이 있을 경우 사진을 촬영해 애플리케이션으로 전송하는 것도 가능하다.


임 대표는 "복막투석은 기본적으로 환자들이 병원을 한 달에 한 번 정도 방문하고 자택에서 스스로 하는 치료법이기 때문에 환자 본인이 치료 과정에서 불안함을 느끼는 것이 사실"이라며 "치료 상태를 의료진이 원격으로 모니터링하고 조금 더 시기 적절한 조치를 취할 수 있다는 점만으로도 큰 심리적 안정감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이 외에도 임광혁 대표는 24시간 상담 콜센터도 운영하고 있어 환자가 복막투석 시 생기는 문제점이나 질문들을 해결하는 데 도움을 받을 수 있다고도 덧붙였다. 그는 "복막투석 시스템과 원격 디지털 환자 관리 플랫폼을 결합한 솔루션을 활용해 환자들이 사회·경제적으로 행복한 생활을 유지해 나갈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며 "간혹 콜센터가 연락을 받지 않더라도, 환자마다 담당하는 복막투석 교육 간호사가 따로 있어 도움을 받는 데 큰 어려움이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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