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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양대 실험실 ‘황산 누출’ 폭발 화재… 학생 4명 부상, 얼굴 화상까지
임민영 기자
입력 2025/04/09 15:10
지난 8일 오후 9시 1분쯤 서울 성동구 한양대학교 신소재공학관 3층에서 황산 누출로 인한 화재가 발생했다. 성동소방서는 해당 건물에서 타는 냄새가 난다는 119 신고 접수 직후 차량 11대와 소방 인력 39명을 투입했다. 불은 신고 접수 53분 만에 완전히 진화됐다. 이 사고로 실험실에 있던 학생 4명 중 1명은 얼굴에 화상을 입어 크게 다치고, 다른 1명도 가벼운 화상을 겪었다. 2명 모두 곧바로 병원으로 이송됐다. 이후 나머지 학생 2명도 경상을 입은 것이 확인돼 직접 병원에 가 치료받았다. 건물 안에 있던 약 50명은 스스로 대피했으며, 기자재 일부도 불에 탔다. 소방 당국에 따르면 이번 화재는 실험 중 폐용기에 황산을 투입하는 과정에서 원인 미상의 화재가 발생한 것으로 파악됐다. 진화 후 황산 제거 작업을 시행했으며, 황산이 외부로 유출되지는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과 소방 당국은 정확한 사고 원인을 조사 중이다.
황산은 비료나 접착제, 염료 등 화학공업에서 다양한 재료를 만들 때 사용된다. 색깔이 없으며, 점성이 있는 강산성의 액체 화합물이다. 황산은 부식성이 매우 강해 물이나 알코올이 닿으면 강한 발열 반응을 보인다. 부식성 물질은 금속 등을 쉽게 부식시키고 인체에 접촉하면 심한 화상을 입히는 물질을 말한다. ▲농도가 20% 이상인 염산, 황산, 질산 ▲농도가 60% 이상인 인산, 아세트산, 불산 ▲농도가 40% 이상인 수산화나트륨, 수산화칼륨 등이 포함된다. 황산 자체는 열에 의한 폭발이나 화재의 위험이 낮지만, 밀폐용기 내부에서 금속을 부식시키면 폭발할 위험이 있다. 다른 화학물질과 접촉해 폭발로 이어지기도 한다.
황산에 닿으면 인체에 여러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황산은 피부를 통해 흡수되지 않지만, 피부를 부식시켜 3도 화상을 입을 수 있다. 눈에 닿으면 결막과 각막에 화상이 발생하고, 홍채염이 발생할 수 있다. 심할 경우 눈동자의 앞면이 녹아버릴 위험이 있다. 고농도의 황산에 반복적으로 노출되면 폐에 폐부종도 생길 수 있다.
이번 사고처럼 황산 화재가 일어나면 유해가스인 황산화물이 발생하기 때문에 자리를 옮겨 신선한 공기를 마셔야 한다. 황산이 들어 있는 물질을 삼켰다면 많은 물을 섭취해 섭취한 산의 농도를 희석한다. 눈이나 피부에 노출돼 화상을 입었다면 흐르는 물로 씻어낸 뒤, 오염된 옷은 모두 벗긴 채 상처 부위를 붕대로 감싼다. 이후 신속히 병원을 방문해야 한다. 황산으로 인한 화재는 직접 물을 뿌리면 안 되고, 반드시 분말형 소화제나 이산화탄소 등을 이용해 진화해야 한다.
황산 폭발 사고를 예방하려면 황산을 안전하게 보관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황산을 담은 용기를 열 땐 반드시 보호구를 착용한다. 피부 접촉을 피해야 하며, 흡입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저장 용기가 손상됐는지, 부식됐는지 수시로 점검해야 한다. 보관할 땐 금속, 물, 가연성 물질과 따로 보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