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질환
고심도 난청 최후 치료 수단 ‘인공와우’… “정밀의료적 접근 중요”
정준엽 기자
입력 2025/04/07 09:04
난청은 단순 청력 저하를 넘어 삶의 질에 큰 영향을 미치는 질환이다. 노인뿐 아니라 젊은 층에서도 증가하는 추세로, 방치할 경우 사회적 고립과 우울증·치매 등으로 이어질 수 있다. 특히 청력 손실 정도가 큰 '고심도(高深度)' 난청 환자들은 보청기의 도움을 받기 어려워 인공와우 이식술을 고려해야 한다. 성공적인 인공와우 이식술을 위해서는 정밀의료적 접근이 필수적이다. 고심도 난청의 치료법과 정밀의료적 접근법에 대해 알아본다.
◇청력 저하된 환자들, 사회적 고립·인지 저하까지
난청은 청력 저하 또는 손실로 인해 소리를 제대로 듣지 못하는 질환이다. 주로 노인에게 발생하는 질환이라고 생각하기 쉬우나, 경우에 따라 언어를 배우지 않은 영유아에서도 발생할 수 있다. 과도한 이어폰 사용으로 인해 젊은 층에서도 소음성 난청 발병률이 높아지는 추세다.
난청은 ▲한쪽 귀에만 발생하는 '일측성 난청'과 ▲양쪽 귀에 모두 발생하는 '양측성 난청' ▲양쪽 귀에 모두 발생하나 편차가 심한 '비대칭성 난청' 중 어느 형태로도 나타날 수 있다. 간혹 일측성 난청 환자들은 청력이 정상이라고 여기고 방치하기도 하나, 이 경우에도 정상적인 청력이 있는 쪽의 귀가 쉽게 피로감을 느끼면서 청력이 점차 악화할 수 있어 치료가 필요하다.
난청 환자들은 보통 소리가 작게 들리거나, 소리의 방향·거리를 알아채지 못해 가까이서 발생하는 소리가 멀리서 들리는 것으로 착각한다. 말소리가 왜곡되거나 깨진 것처럼 들릴 수 있으며, 특정 소리에 불쾌감을 느끼기도 한다. 특히 이명(귀울림)이 가장 흔하게 동반되는데, 경도 난청 환자들은 난청보다 이명을 더 크게 느끼기도 한다.
분당서울대병원 이비인후과 송재진 교수는 “난청은 단순히 소리를 못 듣는 것에서 끝나지 않는다”며 “의사소통이 어려워져 사회로부터 고립되며, 우울증·불안장애도 겪을 수 있다”고 했다. 말·글을 떼지 않은 어린이의 경우 언어·인지·사고 능력과 뇌 발달에 영향을 받고, 노인성 난청 환자는 치매 발병 위험이 커지기도 한다.
◇고심도 난청 환자, ‘인공와우’ 이식술 필요
난청은 환자가 소리를 들을 수 있는 정도에 따라 경도(26~40dBHL), 중등도(40dBHL 이상), 고도(70dBHL 이상), 심도 난청(90dBHL 이상) 등 총 4가지 단계로 구분된다. 이 중 달팽이관(와우)이 많이 손상돼 청력 손실 정도가 심한 고도와 심도 난청을 합쳐 '고심도 난청'으로 칭하기도 한다. 우리나라에서 고심도 난청 환자는 전체 난청 환자의 절반가량을 차지한다.
경도·중등도 난청 환자는 보청기 착용만으로도 소리를 들을 수 있지만, 고심도 난청 환자는 보청기를 사용해도 효과를 보기 어렵다. 소리를 전기신호로 변환하는 능력이 크게 저하·상실됐기 때문이다. 이에 보청기로 소리 자극을 키워도 소리를 듣지 못한다.
이들에게는 인공와우 이식술이 최후의 보루로 고려된다. 인공와우 이식 수술은 손상된 달팽이관에 임플란트 전극을 심는 수술이다. 인공와우는 크게 '외부 어음 처리기'와 '내부 임플란트'로 구성된다. 외부 어음 처리기는 소리를 받아서 내부 임플란트에 전달하며, 내부 임플란트는 손상된 달팽이관의 기능을 대신해 소리를 전기신호로 변환하고 청신경과 뇌를 직접 자극해 소리를 들을 수 있게 한다.
◇'정밀의료적 접근법', 수술 효과 높여
성공적인 인공와우 이식술을 위해서는 '정밀의료적' 접근이 필수적이다. 정밀의료적 접근법이란 수술 전 환자 상태를 최대한 파악해 수술 시기·전극·외부 어음 처리기·전극 위치·마취 방법까지 환자 개개인에게 가장 적합하게 맞추는 것을 말한다. 검사를 통해 원인과 달팽이관 구조를 철저히 진단하고, 환자별로 ▲적절한 전극 ▲마취 방법 ▲수술 시기 ▲수술 후 재활까지 체계적으로 맞춤 관리해야 한다.
특히 유전자 검사와 영상 검사를 통해 최적의 수술 계획을 세우는 것이 중요하다. 두 검사는 ▲소아 양측 고심도 난청 환아에게 초조기에 인공와우를 이식할 때 수술 시점과 효과를 예측할 수 있고 ▲소아 비대칭성 난청에서도 수술 효과가 좋은 환아를 선별할 수 있으며 ▲청각신경병증으로 진단된 성인의 인공와우 수술 시기를 일반 난청보다 앞당길 수 있게 하고 ▲수술 후 잔존청력을 얼마나 보존할 수 있는지도 예측 가능케 한다. 이를 바탕으로 의료진·보호자·환자는 확신을 갖고 조기 수술이나 아직 보험급여가 되지 않는 고난도 수술을 결정할 수 있다.
정밀의료적 접근법은 인공와우 교체 수술 시 환자에게 맞는 전극을 선택할 때도 쓰인다. 1990~2000년대 초에는 전극 선택 폭이 다양하지 않았고, 환자 상태에 꼭 맞는 전극을 찾기 어려웠다. 그러나 기술 발달과 수술 시점의 앞당김으로 인공와우 효과가 높아지면서, 기존에 삽입된 전극을 새 전극으로 교체하는 경우가 꾸준히 늘고 있다. 무선 모니터링 기술을 활용해 달팽이관 내 전극 상태를 실시간으로 파악하면 수술 효율과 정확도를 높일 수 있으며, 수술 후 기기 착용과 첫 매핑 시점을 앞당겨 재활 효율을 끌어올릴 수 있다.
분당서울대병원 이비인후과 최병윤 교수는 "환자 개개인에게 최적화된 정밀의료적 인공와우를 통해 환자들의 만족도가 높아졌다"며 "이를 더욱 발전시켜 향후 고도 난청 환자들에게 한층 향상된 치료 경험을 제공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청력 저하된 환자들, 사회적 고립·인지 저하까지
난청은 청력 저하 또는 손실로 인해 소리를 제대로 듣지 못하는 질환이다. 주로 노인에게 발생하는 질환이라고 생각하기 쉬우나, 경우에 따라 언어를 배우지 않은 영유아에서도 발생할 수 있다. 과도한 이어폰 사용으로 인해 젊은 층에서도 소음성 난청 발병률이 높아지는 추세다.
난청은 ▲한쪽 귀에만 발생하는 '일측성 난청'과 ▲양쪽 귀에 모두 발생하는 '양측성 난청' ▲양쪽 귀에 모두 발생하나 편차가 심한 '비대칭성 난청' 중 어느 형태로도 나타날 수 있다. 간혹 일측성 난청 환자들은 청력이 정상이라고 여기고 방치하기도 하나, 이 경우에도 정상적인 청력이 있는 쪽의 귀가 쉽게 피로감을 느끼면서 청력이 점차 악화할 수 있어 치료가 필요하다.
난청 환자들은 보통 소리가 작게 들리거나, 소리의 방향·거리를 알아채지 못해 가까이서 발생하는 소리가 멀리서 들리는 것으로 착각한다. 말소리가 왜곡되거나 깨진 것처럼 들릴 수 있으며, 특정 소리에 불쾌감을 느끼기도 한다. 특히 이명(귀울림)이 가장 흔하게 동반되는데, 경도 난청 환자들은 난청보다 이명을 더 크게 느끼기도 한다.
분당서울대병원 이비인후과 송재진 교수는 “난청은 단순히 소리를 못 듣는 것에서 끝나지 않는다”며 “의사소통이 어려워져 사회로부터 고립되며, 우울증·불안장애도 겪을 수 있다”고 했다. 말·글을 떼지 않은 어린이의 경우 언어·인지·사고 능력과 뇌 발달에 영향을 받고, 노인성 난청 환자는 치매 발병 위험이 커지기도 한다.
◇고심도 난청 환자, ‘인공와우’ 이식술 필요
난청은 환자가 소리를 들을 수 있는 정도에 따라 경도(26~40dBHL), 중등도(40dBHL 이상), 고도(70dBHL 이상), 심도 난청(90dBHL 이상) 등 총 4가지 단계로 구분된다. 이 중 달팽이관(와우)이 많이 손상돼 청력 손실 정도가 심한 고도와 심도 난청을 합쳐 '고심도 난청'으로 칭하기도 한다. 우리나라에서 고심도 난청 환자는 전체 난청 환자의 절반가량을 차지한다.
경도·중등도 난청 환자는 보청기 착용만으로도 소리를 들을 수 있지만, 고심도 난청 환자는 보청기를 사용해도 효과를 보기 어렵다. 소리를 전기신호로 변환하는 능력이 크게 저하·상실됐기 때문이다. 이에 보청기로 소리 자극을 키워도 소리를 듣지 못한다.
이들에게는 인공와우 이식술이 최후의 보루로 고려된다. 인공와우 이식 수술은 손상된 달팽이관에 임플란트 전극을 심는 수술이다. 인공와우는 크게 '외부 어음 처리기'와 '내부 임플란트'로 구성된다. 외부 어음 처리기는 소리를 받아서 내부 임플란트에 전달하며, 내부 임플란트는 손상된 달팽이관의 기능을 대신해 소리를 전기신호로 변환하고 청신경과 뇌를 직접 자극해 소리를 들을 수 있게 한다.
◇'정밀의료적 접근법', 수술 효과 높여
성공적인 인공와우 이식술을 위해서는 '정밀의료적' 접근이 필수적이다. 정밀의료적 접근법이란 수술 전 환자 상태를 최대한 파악해 수술 시기·전극·외부 어음 처리기·전극 위치·마취 방법까지 환자 개개인에게 가장 적합하게 맞추는 것을 말한다. 검사를 통해 원인과 달팽이관 구조를 철저히 진단하고, 환자별로 ▲적절한 전극 ▲마취 방법 ▲수술 시기 ▲수술 후 재활까지 체계적으로 맞춤 관리해야 한다.
특히 유전자 검사와 영상 검사를 통해 최적의 수술 계획을 세우는 것이 중요하다. 두 검사는 ▲소아 양측 고심도 난청 환아에게 초조기에 인공와우를 이식할 때 수술 시점과 효과를 예측할 수 있고 ▲소아 비대칭성 난청에서도 수술 효과가 좋은 환아를 선별할 수 있으며 ▲청각신경병증으로 진단된 성인의 인공와우 수술 시기를 일반 난청보다 앞당길 수 있게 하고 ▲수술 후 잔존청력을 얼마나 보존할 수 있는지도 예측 가능케 한다. 이를 바탕으로 의료진·보호자·환자는 확신을 갖고 조기 수술이나 아직 보험급여가 되지 않는 고난도 수술을 결정할 수 있다.
정밀의료적 접근법은 인공와우 교체 수술 시 환자에게 맞는 전극을 선택할 때도 쓰인다. 1990~2000년대 초에는 전극 선택 폭이 다양하지 않았고, 환자 상태에 꼭 맞는 전극을 찾기 어려웠다. 그러나 기술 발달과 수술 시점의 앞당김으로 인공와우 효과가 높아지면서, 기존에 삽입된 전극을 새 전극으로 교체하는 경우가 꾸준히 늘고 있다. 무선 모니터링 기술을 활용해 달팽이관 내 전극 상태를 실시간으로 파악하면 수술 효율과 정확도를 높일 수 있으며, 수술 후 기기 착용과 첫 매핑 시점을 앞당겨 재활 효율을 끌어올릴 수 있다.
분당서울대병원 이비인후과 최병윤 교수는 "환자 개개인에게 최적화된 정밀의료적 인공와우를 통해 환자들의 만족도가 높아졌다"며 "이를 더욱 발전시켜 향후 고도 난청 환자들에게 한층 향상된 치료 경험을 제공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분당서울대병원, 인공와우 이식술 2000례 달성
인공와우 이식술은 정밀의료적 접근법이 중요하기 때문에, 주로 경험과 설비가 충분한 대형 병원에서 이뤄진다. 국내에서는 1988년 서울대병원과 세브란스병원에서 인공와우 수술이 처음 시행됐고, 1990년부터 2000년대 초까지는 주로 서울대병원·세브란스병원·서울아산병원·삼성서울병원·일부 지방 거점 대학병원에서 이뤄졌다. 이후 총 1만례가 넘는 인공와우 수술이 국내에서 이뤄졌고, 그 중 2000례를 달성한 기관은 ▲서울대병원 ▲세브란스병원 ▲서울아산병원 ▲분당서울대병원 등 4곳뿐이다.
2003년에 개원해 늦게 인공와우 수술을 시작한 분당서울대병원은 2019년 500례를 달성했고, 2020년 이후로는 매년 국내 최다 건수를 기록하면서 지난달 6일 2000례를 달성했다. 분당서울대병원 이비인후과 청각재활센터는 인공와우 500례 달성이 국내 7번째였고, 1000례 달성은 국내 6번째였으나, 이후 1000건을 더 쌓아 올려 국내 4번째로 2000례 달성을 이뤘다. 후발주자임에도 정밀의료적 접근법을 기반으로 빠르게 성장해 국내 4번째로 2000례를 달성한 점이 돋보인다고 평가받는다.
분당서울대병원 이비인후과 구자원 교수는 "인공와우 수술 건수가 양적으로 증가하는 것도 의미가 있지만, 궁극적으로는 성공률이라는 질적 요소가 더 중요하다"며 "철저한 상담과 교육을 통해 환자와 보호자가 현실적인 기대감을 갖도록 하고, 인공와우에 대한 이해도를 높이면 수술 후 만족도가 훨씬 높아진다"고 말했다.
인공와우 이식술은 정밀의료적 접근법이 중요하기 때문에, 주로 경험과 설비가 충분한 대형 병원에서 이뤄진다. 국내에서는 1988년 서울대병원과 세브란스병원에서 인공와우 수술이 처음 시행됐고, 1990년부터 2000년대 초까지는 주로 서울대병원·세브란스병원·서울아산병원·삼성서울병원·일부 지방 거점 대학병원에서 이뤄졌다. 이후 총 1만례가 넘는 인공와우 수술이 국내에서 이뤄졌고, 그 중 2000례를 달성한 기관은 ▲서울대병원 ▲세브란스병원 ▲서울아산병원 ▲분당서울대병원 등 4곳뿐이다.
2003년에 개원해 늦게 인공와우 수술을 시작한 분당서울대병원은 2019년 500례를 달성했고, 2020년 이후로는 매년 국내 최다 건수를 기록하면서 지난달 6일 2000례를 달성했다. 분당서울대병원 이비인후과 청각재활센터는 인공와우 500례 달성이 국내 7번째였고, 1000례 달성은 국내 6번째였으나, 이후 1000건을 더 쌓아 올려 국내 4번째로 2000례 달성을 이뤘다. 후발주자임에도 정밀의료적 접근법을 기반으로 빠르게 성장해 국내 4번째로 2000례를 달성한 점이 돋보인다고 평가받는다.
분당서울대병원 이비인후과 구자원 교수는 "인공와우 수술 건수가 양적으로 증가하는 것도 의미가 있지만, 궁극적으로는 성공률이라는 질적 요소가 더 중요하다"며 "철저한 상담과 교육을 통해 환자와 보호자가 현실적인 기대감을 갖도록 하고, 인공와우에 대한 이해도를 높이면 수술 후 만족도가 훨씬 높아진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