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건강

“내가 방에 왜 들어왔더라” 치매 신호일까?

최지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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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을 이동했을 때 발생하는 망각 현상은 자연스러운 뇌 반응이다./사진=클립아트코리아
누구나 한 번쯤 방에 왜 들어왔는지 기억이 나지 않는 경험을 해 본 적 있을 것이다. 기억력이 점점 떨어지고 있다는 생각에 걱정이 되기도 한다. 그런데 전문가들에 의하면, 이런 현상은 지극히 정상적인 반응이다.

한 공간에서 다른 공간으로 이동했을 때 발생하는 망각 현상을 ‘출입구 효과’ 혹은 ‘위치 업데이트 효과’라고 일컫는다. 영국 인지신경과학자 크리스티안 자렛 박사는 “뇌는 활동이나 정보 등을 환경에 따라 나눠서 저장한다”며 “방이나 특정 장소를 기준으로 정보가 구획화되기 때문에 다른 공간으로 이동하면 이전 공간에서 생각했던 정보가 빠져나갈 수 있다”고 말했다.

이런 효과는 환경적인 맥락이 크게 바뀌는 공간으로 이동할 때 더 잘 나타난다. 예를 들어, 거실에서 정원으로 이동하는 경우가 해당한다. 호주 퀸즐랜드대 연구팀이 실험한 결과, 같은 구조의 방으로 이동하는 것은 기억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 반면, 방을 이동하면서 동시에 다른 과제를 부여해 참여자들의 주의를 분산시켰을 때는 기억에 영향을 미쳤다. 자렛 박사는 “대개 다른 일에 정신이 팔려있을 때 장소를 이동하면 무엇을 위해 왔는지 잊어버리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미국 노트르담대 연구팀은 방에 놓인 물건을 들고 다른 방으로 옮길 때 어떤 물건을 들고 있는지 확인하는 테스트를 진행했다. 그 결과, 같은 거리라도 문을 통과했을 때 기억력이 더 떨어졌다. 연구팀은 뇌는 한 공간을 벗어나는 순간 그 공간의 기억, 사건 등을 하나의 장으로 저장하며 새로운 공간에 들어서면 또 다른 장이 시작되는 정보 처리 방식을 따르기 때문으로 분석했다.

장소 이동뿐 아니라 화제 전환으로 인해 망각하는 경우도 있다. 호주 본드대 연구팀은 연구를 통해 출입구 효과가 뇌에 부하가 걸리면서 발생하는 현상으로 정의했다. 연구팀에 의하면 “뇌는 어떤 일이 이전과 다른 맥락에 있다고 생각하면 그 기억은 다른 정보 공간에 저장된다”며 “대화하던 중 누군가 끼어들어 자신이 하려던 이야기를 잊는 경우도 같은 이유에서 발생하는 상황이다”라고 말했다.

망각에 대비할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자렛 박사는 “방을 이동할 때 본래의 목적에 집중하기 위해 노력하거나 기억해야 할 내용을 상기시키기 위해 메모하는 등의 방식이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호주 본드대 심리학과 올리버 바우만 박사는 “동시에 여러 가지 일을 행하기보다 한 번에 한 가지 상황에만 집중하면 출입구 효과를 방지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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