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질환

“핸드폰 그만 봐” 해놓고, 자기는 폰 집어드는 부모… 자녀 SNS 중독의 시작

이해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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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의 SNS 중독을 막으려면 가족 공동의 SNS 사용 규칙을 만들고, 부모도 이를 지켜야 한다./사진=클립아트코리아
짧은 동영상 기반 소셜미디어(SNS) 틱톡(Tiktok)이 청소년의 틱톡 이용 시간을 제한하는 ‘세이프티 페어링’ 기능 업데이트를 12일 발표했다. 세이프티 페어링은 부모(보호자)와 자녀의 계정을 연결해, 부모가 자녀의 틱톡 이용 상황을 파악하거나 관리할 수 있도록 돕는 기능이다. 이 기능을 쓰면 가족 식사 시간, 학교 수업 시간, 취침 시간 등 특정 시간대에 부모가 자녀의 틱톡 이용을 제한할 수 있다. 자녀의 자유를 부모가 과도하게 침해한다는 의견도 있지만, 청소년 정신 건강을 위해 어느 정도는 제한이 필요하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견해다.

청소년이라는 시기 그리고 청소년의 뇌는 SNS 중독에 취약하다. 인하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이정섭 교수는 “청소년의 뇌는 성인의 뇌보다 도파민 분비도 활발하고, 또래와 연결되고자 하는 욕구와 학업 스트레스가 크다”며 “SNS의 ‘좋아요’를 통해 ‘사회적 인정’이란 보상을 즉각적으로 받는 것에 중독되기 쉽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자녀의 SNS 이용에 부모가 어느 정도 개입할 필요가 있다고 봤다. 이정섭 교수는 “아이의 SNS 사용이 과도하다면, 혼자 힘으로 사용량을 조절하도록 두기보다 부모가 개입해야 한다고 본다”고 말했다. 총신대 중독상담학과 조현섭 교수는 “SNS에서 ‘좋아요’를 많이 받으려고 자극적인 것을 올리다가 개인 정보가 유출되거나 범죄 위험에 노출되기 쉽다”며 “생각보다 '좋아요'를 적게 받았다고 생각하면 우울해하기도 하니, 자녀가 SNS를 지나치게 쓴다면 부모가 어느 정도 통제해야 한다”고 말했다.


다만, 전문가들이 말하는 통제를 단순히 ‘자녀의 핸드폰을 빼앗는’ 것으로 이해하면 안 된다. 조현섭 교수는 “자녀의 일과를 파악한 후, 하루 중 언제, 몇 분 정도 스마트폰을 쓸 것인지 자녀와 부모가 사용 규칙을 정해야 한다”며 “이 약속을 지키지 않았을 경우 자녀에게 어떤 불이익이 갈 지도 합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정섭 교수는 “부모가 자녀의 SNS 이용을 무조건 금지하면 오히려 역효과가 난다”고 말했다.

부모 자신도 되돌아봐야 한다. 이정섭 교수는 “SNS 중독 치료의 처음과 끝은 ‘부모와 자식 간 관계 회복’”이라며 “부모에게 충분한 인정을 받지 못하거나, 부모와의 신뢰 관계가 제대로 형성돼있지 않아 고민 상담을 할 사람이 없어서 SNS에 빠지는 경우가 생각보다 많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자녀에 대해 파악하기 ▲가족 공동의 SNS 사용 규칙 정하기 ▲식사 시간 등 가족들이 모인 시간엔 SNS 사용하지 않기 등 수칙부터 지킬 것을 권했다. 이정섭 교수는 “SNS를 지나치게 쓴다고 아이를 혼내기 전에, 아이가 요즘 왜 SNS를 계속 들여다보는 것인지를 아이 입장에서 생각해봐야 한다”고 말했다. 조현섭 교수는 “아이에게 SNS를 사용하지 못하게 해 두고, 정작 부모는 사용하고 있다면 아이로선 통제받는 것이 부당하다고 여겨질 수 있다”며 “부모가 아이와 마찬가지로 SNS 사용 규칙을 지키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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