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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형은 둘째 자녀, 젖 먹이며 돌봐”… 美 10대 여성, 첫째 딸도 있는데 왜?

김예경 기자

[해외토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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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착 인형을 아기를 키우듯 돌보는 10대 여성인 매디(왼)와 인형의 모습(오)/사진=틱톡채널 리틀리본드림 캡처
딸의 신생아 때 모습과 비슷한 인형을 사서 자식처럼 돌본다는 미국 10대 엄마의 사연이 공개됐다.

지난 4일(현지시각) 미국 매체 뉴욕포스트에 따르면 미국 여성 매디(19)는 2년 전 딸 오필리아를 출산했다. 매디는 오필리아가 자라면서 오필리아의 신생아 때 모습을 그리워했다. 그는 오필리아의 신생아 모습과 비슷한 인형을 구매해 ‘포레스트’라는 이름을 지어줬다. 매디는 “나에게는 두 명의 자녀가 있다”며 “포레스트는 둘째 아들이다”고 했다. 이어 “나는 포레스트에게 젖을 먹이고 최선을 다해 그를 돌본다”며 “자식과도 같은 나만의 애착인 인형이다”고 말했다. 매디는 포레스트를 돌보는 모습을 담은 영상을 틱톡에 올렸다. 이 영상은 150만 회 조회수를 기록하며 화제가 됐다. 영상을 본 누리꾼들은 “아무리 그래도 어떻게 인형을 키우냐” “진짜 딸이나 잘 키워라” “사람같이 생겼다” 등의 댓글을 남겼다. 매디처럼 성인이 애착 인형을 가지고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성인임에도 인형에 과하게 집착하는 행위는 과거 양육자와 맺었던 건강하지 않은 애착 관계가 원인일 수 있다. 영유아 시기 양육자와 정상적 애착 관계를 형성하지 못한 사람은 성인이 돼 ‘불안정 애착 유형’을 보이는 경우가 많다.

애착이란 특정한 개인에 대한 애정적 유대를 말한다. 인간은 태어나서 처음으로 주로 양육자와 애착 관계를 맺는다. 하지만 보통 생후 36개월이 지나면 양육자와의 애착 관계에서 어느 정도 벗어나 독립적인 상태에 도달한다. 그렇다고 해서 애착 관계로부터 완전히 벗어나는 건 아니다. 인간은 불완전한 존재이자 사회적 존재여서 애착 관계에서 완전히 독립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인간은 커 가면서 양육자에게 느꼈던 ‘사랑’이라는 감정을 회복하기 위해 양육자 대신 애착할 만한 대상을 찾는다. 애착 대상은 반려동물, 연인 등 근본적으로 정서적인 안정감을 주고 사랑의 감정을 느끼게 하는 것이라면 무엇이든 될 수 있다. 인형도 그 대상이 될 수 있다.


애착 유형은 크게 ‘안정 애착’과 ‘불안정 애착’으로 나뉜다. 외롭고 지칠 때 애착 대상을 통해 마음에 안정을 찾는 정도라면 ‘안정 애착’이다. 대상이 없다고 해서 일상에서 아무것도 하지 못하고 불안한 마음만 든다면 ‘불안정 애착’ 상태다. 안정 애착을 형성한 사람들은 주로 신뢰나 우정같이 긍정적인 정서를 기반으로 관계를 이루지만, 불안정 애착을 형성한 사람들은 정서적 변화가 심하고 질투심이 강하며 파트너에게 강박적으로 몰입하는 경향을 보이는 등 부정적 정서를 기반으로 관계를 형성한다. 성인이 돼서도 적절한 수준에서 인형과 애착 관계를 유지하는 건 문제가 되지 않는다. 다만, 과하게 집착해 애착 대상이 없으면 잠을 자지 못하는 등 일상생활이 어려운 정도라면 심리치료가 필요하다.

애착 인형에 과하게 집착하며 불안정 애착 유형을 보이는 사람은 애착 대상 없이 독립적으로 생활할 힘을 기르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단계적으로 인형을 끌어안는 시간을 줄이는 ‘탈감작 요법’을 활용해 보면 좋다. 이 때 시간을 두고 단계적으로 인형을 안고 자는 시간을 줄이는게 좋다. 특히 친구, 가족 등 주변 사람과 많이 소통하며 정서적 결핍을 채울 수 있는 시간을 가지는 게 중요하다. 인형을 갑자기 태우거나 없애는 건 트라우마를 유발할 수 있어 삼가는 게 좋다.

세 줄 요약!
1. 애착 인형을 자식이라고 생각하고 키우는 미국 10대 여성의 사연이 화제. 
2. 성인이 된 후에도 인형에게 과하게 집착하는 건강하지 않은 애착 관계가 원인. 
3. 애착 인형 없이 독립적으로 살기 위해서 ‘탈감작요법’을 활용해볼 수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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