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품산업

“지구를 맛있게 구하는 방법” 3D 프린팅 배양육, 어디까지 왔나? [푸드 테크 스타트업]

이슬비 기자

[푸드 테크 스타트업] 3D 프린팅 배양육
슈팹 이진규 대표 인터뷰

'푸드'가 있어야 삶이 있습니다. 과학기술이 어느 정도 발전 궤도에 오르자, 전도유망한 분야로 '푸드테크'도 뜨기 시작했습니다. 배양육, 스마트 농업, AI 푸드 데이터 분석 등 다양한 기술이 등장했지만, 막상 현실은 변한 게 없습니다.


푸드테크 스타트업을 직접 만나, 지금 개발한 기술들이 어떻게 식문화를 바꾸고 있는지 조명하고자 합니다. 지금 우리가 마주한 푸드테크의 현재를 소개합니다. [편집자주]


이미지

3D 프린터는 높이가 있는 픽셀인 복셀 단위로 인쇄되는데, 연어(왼쪽)는 복셀로 표현됐다는 걸 강조하기 위해 의도적으로 실제 연어 외관과 다르게 구현됐다. 원물에 근접하도록 개발이 진행되고 있다./사진=슈팹
최근 개봉한 봉준호 감독의 신작 '미키 17'에서 주인공 미키 17을 연기한 배우 로버트 패틴슨(39)은 '배양육'을 허겁지겁 먹은 후, 전부 게워 낸다. 이 영화에서 '배양육'은 불안정한 과학의 산물로 그려진다. 미래에 우리가 먹게 될 고기도 정말 그런 모습일까?

철학적인 고민을 기반으로 3D프린터 제조 배양육 기술을 연구하고 있는 슈팹 이진규 대표를 만났다. 슈팹은 이화여대 식품생명공학과 교수이기도 한 이진규 대표가 실험실 기술로 설립한 이화여대 기술지주 자회사다. 이진규 대표는 음식의 본질적인 의미가 '씹는 맛'에서 온다고 보고, 여러 기술을 집약해 '먹는 즐거움'을 기반으로 '건강 이점'까지 살린 배양육을 개발하고 있다. 전 세계 혁신 기술 격전지인 박람회 'CES 2025'에서 '혁신상'을 수상하며, 기술의 우수성을 인정받았다. 이 대표는 더 나아가 전자레인지 같은 새로운 가전 기구에서 배양육 세포 가루를 넣으면 누구나 배양육을 뽑아 먹을 수 있는 미래를 그렸다.

-슈팹의 3D 프린팅 기술 기반 대체육이란 무엇인가?
"세포, 탄수화물, 지방 오일 등을 3D 프린팅 기술로 배열해 대체육과 배양육을 개발하고 있다. 우리는 '고기'를 먹을 때 입에서 저작하며 일어나는 일에 집중해, 식감과 조직감을 구현하는 데 집중했다. 우리는 이걸 '지구를 맛있게 구하는 방법'이라고 부른다. 주요 기술로 '푸드럭처(Foodructure)'와 '리오머(Rheomer)'가 사용된다. 푸드럭처는 식품이 입속에서 변형·회복·파괴되는 과정을 담아 구성된 식품 미세구조 설계 알고리즘이고, 리오머는 3D 프린트를 할 때 식품의 물성을 조정하는 데이터다. 가축·수산물 세포배양체에 적용해 근섬유체를 직조하고, 덩어리 육·마블링을 만들어 '넥스트 미트'를 개발했다."

-맛·식감이 실제 고기와 유사한가?
"인간은 기계·물리적 요소뿐 아니라 화학적 요소 등도 고려해 미뢰 등으로 '맛'을 느낀다. 기계·물리적 특성의 맛에 주력해 왔다. 이 특성은 주변 환경에 따라 변하지 않는 정적인 특성과 변하는 동적인 특성으로 다시 나뉘는데, 정적인 특성 대부분은 완성도 높게 구현이 가능하다. 열·수분 등 주변 환경으로 변형되는 특성은 보완이 필요하다."


-영양학적 측면은 어떤가?
"소비자가 육류 제품을 소비할 때 선호하는 면은 살리고, 건강에 안 좋은 부분은 보강한 제품을 개발하고 있다. '단백질' 함량을 확보하고, 맛을 위해 '마블링'이라고 불리는 지방의 배치를 구현했다. 우리가 만든 새로운 지방 소재를 사용했는데, 먹을 땐 고체 지방 같은 식감을 제공하지만 체내에선 식물성 기름으로 흡수돼 건강까지 챙길 수 있도록 했다. 식물성 오일에 탄수화물 소재를 적절히 섞으면 캡슐을 만들어 대체 지방 역할을 하게 된다. 지방의 풍미가 있으면서, 열을 가하면 부드럽게 변한다. 대체 지방으로 고기 지방을 흉내 낼 수 있다면, 맛도 있고 건강에도 좋은 의미 있는 결과로 이어질 것으로 봤다."

-실험실에서 만든 고기다 보니, 안전성에 대한 우려가 있는데?
"우리나라에서는 배양육 관련 소재와 제품은 모두 먹어봤던 '식품' 소재로 구성돼야 인증·허가를 받을 수 있다. 슈팹은 특별한 화합물이나 고에너지 없이도 세포의 증식과 분화에 도움이 되는 지지체를 식품 소재만으로 구성해, 특허를 냈다. 식물성 고분자를 주성분으로 만들었다. 세포주는 목축·낙농제품 가공업주 투자자가 원활히 공급할 예정이고, 고가의 혈청 대신 세포 배양액 성분으로 이미 잘 알려진 미세조류 유래 소재를 한 기업으로부터 전략적 공급받기로 약속했다. 또 항생제를 사용하지 않아도 되도록, 실험실 환경에서 세포 배양·제조가 가능하게 할 것이다." 



이미지

슈팹 이진규 대표./사진=이슬비 기자
-언제쯤 출시가 가능할까?
"넥스트 미트는 먼저 기업간거래(B2B)로 공급될 예정이다. 일단 배양육 제조 유닛을 기반으로 한 솔루션을 2026~2027년에 선보일 계획이다. 점차 소비자에게 직접 제품을 보이는 B2C 채널로 넓힐 것이다."

-솔루션이라면?
"앞서 말했듯 항생제를 사용하지 않으려면 페쇄 환경이 필요하다. 무균 환경이 유지되는 컨테이너에 셀 파우더 등이 들어가면 알아서 최종 제품을 만들어 내는 라인을 개발할 예정이다. 이 채널은 폐쇄 환경을 이용하므로 B2C로 넓어져도 배양육 시장이 어떻게 움직이는지, 규제책을 전부 잘 지키고 있는지 등을 추적할 수 있다."

-넥스트 미트가 판매된다면, 제품 가격은 어느 정도로 조성될까?
"자체 기술인 지지체를 활용해 단가를 낮추는 시나리오를 염두에 두고 있다. 1kg 당 20~30달러로 공급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CES 2025 혁신상을 수상했다. 차별점이 무엇이었다고 보는가?
"슈팹의 넥스트 미트는 맛을 고려해 ▲육즙과 식감을 살리고 ▲마블링 현상까지 설계에 넣었고 ▲대체 지방 기술을 이용해 건강 기능성까지 높였다. 여기에 더해 지속 가능성까지 고려했다. 환경 영향을 최소화하는 재료를 사용했다. 친환경적인 유통 방식도 채택할 계획이다. 배양육은 바이오 '기술'이 주력인 아이템인데, 더 나아가 '식품' 특성을 부여하고자 노력한 게 CES 혁신상을 수상하게 한 데 중요한 견인차 역할을 했다고 판단한다."



이미지

배양육을 인쇄하고 있는 3D 프린터./사진=슈팹
-국내 배양육 규제에서 개선돼야 할 점이 있다면?
"지난해 규제가 생기긴 했지만, 아직 없는 규제가 많다는 게 문제다. 우리나라는 새로운 바이오 기술로 식품을 만든다고 할 때, 특정 권한 등을 명시해 허가하는 시스템이다. 그러다 보니 행정당국의 결정이 매우 중요하다. 다만, 당국에서도 새로운 분야다보니 규제를 명확히 만드는 게 어렵다. 지킬 게 없고, 어길 게 없어 아무것도 할 수가 없다. 일본, 미국 등은 일정 규제 기준만 지키면 뭐든지 다 할 수 있다. 혹여 문제가 생기면 해당 기업이 져야 하는 책임이 커, 기업에서 더 많은 걸 준비한다."

-최근 배양육에 대한 소비자 인식이 좋지 않다. 이를 개선하기 위한 전략이 있는가?
"무엇보다 전통 축산업과의 충돌이 미치는 영향이 크다고 본다. 배양육은 전통 축산업의 역할을 빼앗는 기술이 아니다. 오히려 함께 성장할 수 있다. 일단 배양육 자체가 가축의 세포로 유래된 것이므로, 축산업은 함께 가야 한다. 소비자가 선택할 수 있는 범위가 넓어지면서 실제 소고기는 값어치가 높아질 거다. 축산업자 입장에선 질 높은 축산이 가능할 것이다. 이 외에도 인식 개선을 위해 배양육의 과학적 데이터 축적과 검증이 필요하다. 부정적으로 인식하는 사람의 의견을 듣고, 함께 공부하고 고민해야 한다."


-슈팹의 향후 목표는?
"중소벤처기업부 팁스 프로그램을 2024년에 시작해, 초기 단계의 투자가 진행됐다. 바로 후속 투자로 이어가려고 준비 중이다. MIT 보스 교수가 대학 기술을 바탕으로 설립한 음향 제품 기업인 보스 처럼, 슈팹도 이화여대와 협력해 기술사업화를 목표로 꾸준히 노력할 예정이다."

-국내외 3D 프린터 기반 배양육 시장의 미래는?
"식품은 공법이 제품의 선택을 유도하지 않는다. 제품의 감각적 특성이 소비자에게 매력적이어야 한다. 마치 미생물을 활용해 발효해서 맛있는 술을 만들고 있는 것처럼, 배양육도 무서운 대상이 아닌 소비자가 즐길 수 있는 방향으로 발전해 갈 것이다. 3D 프린팅 이외에도 다양한 제조 방법을 꾸준히 구상해, 인류의 현안을 맛있고 건강하고 아름답게 극복해 나갈 수 있는 길을 개발해 갈 전망이다."


�꿔꺂��옙占쎌삕占쎈낌�뺧옙醫묒삕 �좎럡�쀯옙��쇿뜝占� �좎럩伊숋옙恝�숋옙�깆굲占쎌쥜��

�좎럩伊숋옙��숋옙�녿쫯�좎럥�뺧옙��삕影��덈튉占쎌쥜�� �좎럩伊숋옙�듭쭍占쎈굞�뺝뜝�숈삕占쎌슜�삼옙醫묒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