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프
만성질환 많고 우울·스트레스 관리 안 돼… 발달장애인의 건강, 이대로 괜찮을까 [조금 느린 세계]
신소영 기자
입력 2025/03/12 07:15
발달장애인 중 상당수가 만성질환과 정신적인 어려움을 겪고 있다. 보건복지부 통계에 따르면 발달장애인 10명 중 3명 이상은 정신과 약물 복용, 치과적 문제 등을 호소하며 만성질환 유병률도 50%를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왜 이런 문제들이 발생하는지, 어떻게 예방할 수 있는지 알아봤다.
◇제한적 활동, 의료 접근성 낮은 탓
발달장애인들이 겪는 가장 큰 문제 중 하나는 바로 만성질환이다. 2023년 고용노동부와 한국장애인고용공단이 실시한 발달장애인 일과 삶 실태조사에 따르면, 만 15세 이상 발달장애인이 겪고 있는 만성질병은 ▲신경정신과 질환이 29.0%로 가장 많고, ▲고혈압·저혈압(25.3%) ▲당뇨병(20.5%) ▲뇌전증(17.9%) ▲관절염·요통·좌골통·디스크(14.0%)의 순이었다. 비장애인의 경우 고혈압 유병률이 20%, 당뇨병 유병률은 10% 내외인 것과 비교해보면 높은 수준이다.
비장애인보다 만성질환의 유병률이 높은 이유는 아무래도 제한적인 생활 습관의 영향이 크다. 국립재활원 재활의학과 신준호 과장은 “발달장애인은 활동량 부족과 고열량 음식 위주의 식습관 등으로 기본적으로 비만인 경우가 많다”며 “이는 고혈압·당뇨병·고지혈증 등 성인병 위험을 높이고, 또 뇌졸중·콩팥질환 등 다른 대사증후군, 합병증까지 유발할 수 있다”고 말했다. 심리적인 원인도 영향을 미친다. 사회적 교류가 어려운 발달장애인은 스트레스를 많이 받아 코르티솔 호르몬이 증가해 심혈관계나 대사 문제가 악화할 수 있다.
의료 접근성도 떨어진다. 2023년 장애인의 미충족 의료서비스 경험(최근 1년간 병의원에 가고 싶을 때 가지 못한 경험)은 17.3%였다. 그 이유는 이동 불편(36.5%), 경제적 이유(27.8%), 시간이 없어서(13.0%), 동행자가 없어서(7.1%) 등으로 나타났다. 신준호 과장은 “발달장애인은 자기표현의 한계로 병원에 가도 정확한 진단이나 건강검진이 쉽지 않다”며 “치료가 빨리 안 돼 건강 문제를 악화시킬 수 있다”고 말했다. 일반 검진 기관에서 차별을 받는 경우도 많다. 발달장애인은 낮은 의료 접근성과 조기 노화로 평균 수명이 짧다는 보고도 있다.
◇즐길 수 있는 운동 유도하고, 칭찬하며 습관 길러야
만성질환의 예방법은 사실 비장애인이나 장애인이나 크게 다르지 않다. 건강한 식습관과 규칙적인 운동이 핵심이다. 다만, 발달장애인은 어릴 때부터 스스로 건강한 생활습관을 유지하는 게 쉽지 않기 때문에 부모나 보호자의 도움이 필요하다. 신준호 과장은 “영양소를 충분히 섭취할 수 있도록 균형 잡힌 식사를 제공하며, 고열량 음식을 피하고, 사회적 활동을 늘리는 것이 건강 유지에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정해진 식사 시간 외에 배가 고플 때는 채소 등 살이 덜 찌는 음식을 조금씩 먹어야 한다. 식사 일기와 운동 일기를 매일 쓰는 것도 방법이다.
보호자는 그들이 좋아하는 활동을 찾아서 운동을 유도하는 게 좋다. 걷기, 수영, 춤, 자전거 타기 등 즐길 수 있는 것을 통해 체중을 조절하고 심혈관 건강을 증진시킬 수 있다. 특히 뻣뻣한 관절과 몸을 부드럽게 하는 스트레칭은 매일 하는 게 좋다. 건강한 생활 습관에 대한 교육도 필요하다. 손 씻기, 음식 천천히 씹기, 하루 6~8컵 물 마시기, 7~8시간 수면 등 좋은 습관을 일관적으로 가르치면 어느 정도 스스로 건강을 유지할 수 있다. 조금이라도 성공할 때 큰 칭찬을 해주면 습관을 만드는 데 큰 도움이 된다.
◇제한적 활동, 의료 접근성 낮은 탓
발달장애인들이 겪는 가장 큰 문제 중 하나는 바로 만성질환이다. 2023년 고용노동부와 한국장애인고용공단이 실시한 발달장애인 일과 삶 실태조사에 따르면, 만 15세 이상 발달장애인이 겪고 있는 만성질병은 ▲신경정신과 질환이 29.0%로 가장 많고, ▲고혈압·저혈압(25.3%) ▲당뇨병(20.5%) ▲뇌전증(17.9%) ▲관절염·요통·좌골통·디스크(14.0%)의 순이었다. 비장애인의 경우 고혈압 유병률이 20%, 당뇨병 유병률은 10% 내외인 것과 비교해보면 높은 수준이다.
비장애인보다 만성질환의 유병률이 높은 이유는 아무래도 제한적인 생활 습관의 영향이 크다. 국립재활원 재활의학과 신준호 과장은 “발달장애인은 활동량 부족과 고열량 음식 위주의 식습관 등으로 기본적으로 비만인 경우가 많다”며 “이는 고혈압·당뇨병·고지혈증 등 성인병 위험을 높이고, 또 뇌졸중·콩팥질환 등 다른 대사증후군, 합병증까지 유발할 수 있다”고 말했다. 심리적인 원인도 영향을 미친다. 사회적 교류가 어려운 발달장애인은 스트레스를 많이 받아 코르티솔 호르몬이 증가해 심혈관계나 대사 문제가 악화할 수 있다.
의료 접근성도 떨어진다. 2023년 장애인의 미충족 의료서비스 경험(최근 1년간 병의원에 가고 싶을 때 가지 못한 경험)은 17.3%였다. 그 이유는 이동 불편(36.5%), 경제적 이유(27.8%), 시간이 없어서(13.0%), 동행자가 없어서(7.1%) 등으로 나타났다. 신준호 과장은 “발달장애인은 자기표현의 한계로 병원에 가도 정확한 진단이나 건강검진이 쉽지 않다”며 “치료가 빨리 안 돼 건강 문제를 악화시킬 수 있다”고 말했다. 일반 검진 기관에서 차별을 받는 경우도 많다. 발달장애인은 낮은 의료 접근성과 조기 노화로 평균 수명이 짧다는 보고도 있다.
◇즐길 수 있는 운동 유도하고, 칭찬하며 습관 길러야
만성질환의 예방법은 사실 비장애인이나 장애인이나 크게 다르지 않다. 건강한 식습관과 규칙적인 운동이 핵심이다. 다만, 발달장애인은 어릴 때부터 스스로 건강한 생활습관을 유지하는 게 쉽지 않기 때문에 부모나 보호자의 도움이 필요하다. 신준호 과장은 “영양소를 충분히 섭취할 수 있도록 균형 잡힌 식사를 제공하며, 고열량 음식을 피하고, 사회적 활동을 늘리는 것이 건강 유지에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정해진 식사 시간 외에 배가 고플 때는 채소 등 살이 덜 찌는 음식을 조금씩 먹어야 한다. 식사 일기와 운동 일기를 매일 쓰는 것도 방법이다.
보호자는 그들이 좋아하는 활동을 찾아서 운동을 유도하는 게 좋다. 걷기, 수영, 춤, 자전거 타기 등 즐길 수 있는 것을 통해 체중을 조절하고 심혈관 건강을 증진시킬 수 있다. 특히 뻣뻣한 관절과 몸을 부드럽게 하는 스트레칭은 매일 하는 게 좋다. 건강한 생활 습관에 대한 교육도 필요하다. 손 씻기, 음식 천천히 씹기, 하루 6~8컵 물 마시기, 7~8시간 수면 등 좋은 습관을 일관적으로 가르치면 어느 정도 스스로 건강을 유지할 수 있다. 조금이라도 성공할 때 큰 칭찬을 해주면 습관을 만드는 데 큰 도움이 된다.
접근성이 떨어지더라도 정기적인 건강 검진은 놓치면 안 된다. 건강검진 환경이 불편해 꺼려진다면, 서울의료원이나 국립재활원 등 장애인이 이용하기 편안하고 안전한 장비와 시설을 갖춘 장애친화 검진 기관을 가는 것을 추천한다. 특히 갑자기 몸무게가 많이 늘거나 아픈 곳이 생긴다면 이를 적어두었다가 전문의에게 보여주면 좋다. 비만 예방을 위해선 목표 몸무게를 정하고, 정기적으로 몸무게를 재는 게 중요하다. 비만이 심한 경우 약을 먹거나 수술해 치료할 수도 있다.
◇정서적 문제엔 아이에 대한 ‘파악’ 선행돼야
우울 등 정신 건강도 빼놓을 수 없는 문제다. 조사에 따르면 발달장애인의 18.4%가 우울증이나 스트레스 등 정신적인 문제를 겪고 있다. 그 원인과 증상의 범위는 매우 다양하다. 가천대길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조서은 교수는 “발달장애인은 대뇌 발달이 정상적으로 안 이뤄진 부분이 있어 전두엽, 측두엽, 변연계 이상 등이 모두 정서나 판단, 행동 등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말했다. 또 이들은 적극적인 욕구를 표현하거나 지원을 요청하는 데 어려움이 있어 폭력, 학대, 방치에 쉽게 노출되며 인권침해나 차별 사건이 발생할 때 도움을 요청하기 힘들 수 있다.
발달장애아를 키우는 부모는 평소 아이를 주의 깊게 관찰하고, 아이의 특성에 맞는 접근을 해야 한다. 조서은 교수는 “자폐 아동의 경우 감각에 예민하거나 특정 행동 패턴을 보일 수 있기 때문에 이를 부모가 정확히 파악해 의료진에 전달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며 “가령 아이가 특정 소리나 상황에 힘들어하거나, 반복적인 행동에 집착할 때 이를 의료진과 공유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후 아이의 눈높이에 맞춘 약물치료, 감각 치료, 운동 재활, 언어 치료 등을 고려할 수 있다.
장애인을 보는 우리의 시각도 바뀌어야 한다. 중앙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한덕현 교수는 "감정적인 공감을 넘어서 지나친 측은함이나 불쌍함으로 그들을 보면, 아이들이 상대적으로 자신이 빈약하고 못났다는 생각을 많이 하게 된다"며 "발달장애인의 정신 건강을 위해선 본인이 아닌 주변에서부터 시각을 바꿔야 한다"고 말했다.
◇치과적 문제 호소도… 주기적으로 병원 찾아 관리를
치과질환을 앓는 이들도 매우 많다. 드림분당예치과병원 전승준 원장은 “장애가 있는 환자들은 제대로 된 칫솔질과 관리가 어렵기 때문에 충치나 잇몸 질환을 겪을 가능성이 높다”며 “일반 검진 주기로 6개월에 한 번 방문하면 입안에 치석이 가득 쌓이는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발달장애인은 성인이 되어도 치과를 두려워하고, 진료를 거부하기도 한다. 따라서 눈높이를 맞출 수 있는 소아치과에서 진료를 많이 하는 편이다.
발달장애아라면 상황에 맞는 구강 관리 방법이 필요하다. 흔히 칫솔을 깨물거나 울며 거부하는 등 반응을 보일 수 있어, 잠깐 입을 벌렸을 때 짧은 시간 안에 효과적으로 칫솔질을 할 수 있는 방법을 익히는 게 중요하다. 여건이 된다면 치과 검진도 몇 주 혹은 한 달 주기로 자주 받는 게 좋다. 많이 개선됐지만, 여전히 장애인을 잘 진료해주는 치과를 찾는 게 쉽지 않을 수 있다. 전승준 원장은 “대한치과의사협회 홈페이지에 전국 각 지역의 장애인 진료가 가능한 치과 리스트가 있다”며 “이를 참고해 방문하면 더 수월한 진료가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종합병원의 경우 대부분 장애인 진료가 가능하지만, 대기 시간이 길 수 있다.
한편, 이같은 동반질환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장애인에 대한 지원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는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지난해 장애인 건강 증진을 위해 정부가 강화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보건의료, 건강 서비스는 만성질환 관리(33.7%), 장애관리 및 재활서비스(24.9%), 건강 상태 평가 및 관리(22.2%) 등으로 조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