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약
다이소 ‘3000원 건기식’ 논란, 어디서부터 꼬였을까?
전종보 기자
입력 2025/03/07 15:04
‘발단-전개-위기-절정-결말’ 순으로 돌아본 다이소 건기식 사태
다이소의 건강기능식품 판매를 두고 잡음이 끊이지 않고 있다. 이른바 ‘3000원 건기식’ 출시로 화제를 모았던 이번 일은 약국 반발로 일부 제약사가 제품 판매를 중단한 뒤 ‘약사 갑질’로 초점이 옮겨가는 모양새다.
돌이켜보면 논란을 막을 수 있던 여러 순간이 있었다. 일선 약사들 또한 그런 점에서 아쉬움이 남는다는 반응이다. 보름 넘게 이어지고 있는 다이소 건기식 사태를 ‘발단-전개-위기-절정-결말’ 순으로 돌아봤다. 약사들의 의견을 토대로 ‘이랬으면 어땠을까’ 싶은 순간은 ‘IF(만약에)’로 정리했다.
◇발단: 대웅·일양, 다이소 건기식 출시
제약사들의 다이소 건기식 판매 소식이 처음 전해진 건 지난달 중순이다. 대웅제약과 일양약품이 먼저 입점했고, 종근당건강 또한 ‘락토핏 골드’와 ‘루테인지아잔틴’을 다이소에서 선보일 예정이었다.
제약사들은 기능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 성분을 제외하거나 포장 용량을 줄이는 방식으로 기존 제품보다 판매가를 낮게 책정했다고 소개했다. 대량생산을 통해 원가를 줄였다는 설명도 덧붙였다. 원료 원산지와 식품의약품안전처 인증 사실 또한 공개했다.
▶IF: 함량·용량을 구체적으로 알렸다면?
보통 제약사에서 건기식을 출시할 때는 제품 성분과 함량, 용량을 함께 안내하기 마련이다. 그러나 다이소와 제약사가 전한 건기식 출시 소식에는 함량, 용량에 대한 이야기가 빠졌다. 일부 제품은 포장에 원료사도 표기하지 않았다. 이마저도 논란이 일고난 뒤 일부 약사들이 유튜브나 언론 인터뷰를 통해 밝힌 사실이다.
소비자에게는 제품을 선택할 권리가 있지만, 그 전에 제품에 대해 정확히 ‘알 권리’도 있다. 특히 건강기능식품을, 그것도 절반이 채 되지 않는 가격에 제품을 출시할 때는 제품에 대해 더 자세히 안내할 필요가 있었다.
수도권에서 약국을 운영 중인 A약사는 “가격차가 왜 많이 나는지 설명해야 했다. 포장 개수도 다르고 함량도 말이 안 될 정도로 다른데, 이런 부분에 대해 아무런 언급이 없었다”며 “대량생산을 합리적 가격 책정의 비결로 내세운다면, 영양제 중 대량생산을 안 하는 제품이 얼마나 되는지 묻고 싶다. 싼 원료를 사용하면 얼마든지 싸게 만들 수 있다”고 말했다.
◇전개: 약국 vs 다이소 가격 비교 시작
다이소에 건기식이 처음 출시됐을 때부터 ‘약국보다 싸게 살 수 있게 됐다’고 콕 집어 이야기한 이들은 많지 않았다. 대개는 ‘이제 다이소에서 건기식도 싸게 살 수 있다’ 정도의 반응이었다.
그러나 출시 소식이 전해지고 약 일주일 뒤 ‘약국’이라는 단어가 기사 제목에 등장하면서 분위기가 전혀 다른 방향으로 흘러가기 시작했다. ‘다이소에서 약국보다 싸게 건기식을 살 수 있게 됐다’ 식의 기사들이 나왔고, 이때부터 소비자들은 ‘다이소 건기식’보다 ‘약국과 다이소 건기식 가격차’에 더 관심을 가졌다.
▶IF: ‘약국 가격 비교’ 기사가 나오지 않았다면?
기자가 취재한 약사들은 이 지점을 가장 의문스러워했다. 그도 그럴 게 우리나라는 건기식을 약국에서 사서 먹는 사람이 많지 않다. 한국건강기능식품협회 조사에 따르면, 국내 건기식 유통 채널 중 인터넷몰이 69.8%(2024년 기준)를 차지했다. 약국은 4.2%로 다단계(5.2%)·대형할인점(5.5%) 보다 비중이 적었다. 시장 규모도 크지 않은데 본인들이 가장 먼저 언급됐으니, 약사들도 ‘왜 갑자기 우리를 걸고 넘어졌느냐’고 불만을 가질 만하다.
B약사는 “어쩌다 약국이 다이소의 경쟁 상대가 됐는지 모르겠다. 약국과 다이소에서 파는 제품이 전혀 다름에도, 마치 똑같은 제품을 다이소가 훨씬 싸게 파는 것처럼 보도됐다”며 “약국은 건기식의 주요 시장도 아니고, 대형마트, 올리브영에서도 건기식을 다 파는데 왜 약국만 언급했는지 이해가 안 된다”고 했다.
◇발단: 대웅·일양, 다이소 건기식 출시
제약사들의 다이소 건기식 판매 소식이 처음 전해진 건 지난달 중순이다. 대웅제약과 일양약품이 먼저 입점했고, 종근당건강 또한 ‘락토핏 골드’와 ‘루테인지아잔틴’을 다이소에서 선보일 예정이었다.
제약사들은 기능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 성분을 제외하거나 포장 용량을 줄이는 방식으로 기존 제품보다 판매가를 낮게 책정했다고 소개했다. 대량생산을 통해 원가를 줄였다는 설명도 덧붙였다. 원료 원산지와 식품의약품안전처 인증 사실 또한 공개했다.
▶IF: 함량·용량을 구체적으로 알렸다면?
보통 제약사에서 건기식을 출시할 때는 제품 성분과 함량, 용량을 함께 안내하기 마련이다. 그러나 다이소와 제약사가 전한 건기식 출시 소식에는 함량, 용량에 대한 이야기가 빠졌다. 일부 제품은 포장에 원료사도 표기하지 않았다. 이마저도 논란이 일고난 뒤 일부 약사들이 유튜브나 언론 인터뷰를 통해 밝힌 사실이다.
소비자에게는 제품을 선택할 권리가 있지만, 그 전에 제품에 대해 정확히 ‘알 권리’도 있다. 특히 건강기능식품을, 그것도 절반이 채 되지 않는 가격에 제품을 출시할 때는 제품에 대해 더 자세히 안내할 필요가 있었다.
수도권에서 약국을 운영 중인 A약사는 “가격차가 왜 많이 나는지 설명해야 했다. 포장 개수도 다르고 함량도 말이 안 될 정도로 다른데, 이런 부분에 대해 아무런 언급이 없었다”며 “대량생산을 합리적 가격 책정의 비결로 내세운다면, 영양제 중 대량생산을 안 하는 제품이 얼마나 되는지 묻고 싶다. 싼 원료를 사용하면 얼마든지 싸게 만들 수 있다”고 말했다.
◇전개: 약국 vs 다이소 가격 비교 시작
다이소에 건기식이 처음 출시됐을 때부터 ‘약국보다 싸게 살 수 있게 됐다’고 콕 집어 이야기한 이들은 많지 않았다. 대개는 ‘이제 다이소에서 건기식도 싸게 살 수 있다’ 정도의 반응이었다.
그러나 출시 소식이 전해지고 약 일주일 뒤 ‘약국’이라는 단어가 기사 제목에 등장하면서 분위기가 전혀 다른 방향으로 흘러가기 시작했다. ‘다이소에서 약국보다 싸게 건기식을 살 수 있게 됐다’ 식의 기사들이 나왔고, 이때부터 소비자들은 ‘다이소 건기식’보다 ‘약국과 다이소 건기식 가격차’에 더 관심을 가졌다.
▶IF: ‘약국 가격 비교’ 기사가 나오지 않았다면?
기자가 취재한 약사들은 이 지점을 가장 의문스러워했다. 그도 그럴 게 우리나라는 건기식을 약국에서 사서 먹는 사람이 많지 않다. 한국건강기능식품협회 조사에 따르면, 국내 건기식 유통 채널 중 인터넷몰이 69.8%(2024년 기준)를 차지했다. 약국은 4.2%로 다단계(5.2%)·대형할인점(5.5%) 보다 비중이 적었다. 시장 규모도 크지 않은데 본인들이 가장 먼저 언급됐으니, 약사들도 ‘왜 갑자기 우리를 걸고 넘어졌느냐’고 불만을 가질 만하다.
B약사는 “어쩌다 약국이 다이소의 경쟁 상대가 됐는지 모르겠다. 약국과 다이소에서 파는 제품이 전혀 다름에도, 마치 똑같은 제품을 다이소가 훨씬 싸게 파는 것처럼 보도됐다”며 “약국은 건기식의 주요 시장도 아니고, 대형마트, 올리브영에서도 건기식을 다 파는데 왜 약국만 언급했는지 이해가 안 된다”고 했다.
◇위기: 약사들의 반발, 약사회장 당선인 제약사 방문
이후에는 이른바 ‘약사 커뮤니티발(發)’ 소식들이 전해졌다. 커뮤니티 속 약사들은 대부분 ‘다이소에 입점한 제약사 제품을 반품하겠다’는 식의 격앙된 반응을 보였다. 며칠 뒤 권영희 대한약사회장 당선인이 다이소에 입점한 제약사들을 방문하며 이번 일에 대한 약사들의 반발이 공식화됐다.
▶IF: 제약사로 직행하지 않았다면?
결과적으로 약사회장 당선인의 제약사 방문은 악수(惡手)가 됐다. 당시는 뜬금없는 약국-다이소 건기식 가격 비교와 약사 커뮤니티 내 거친 반응들로 인해 약사에 대한 부정적 여론이 커져가던 때였다.
그런 상황에서 의도가 무엇이든, 대화 내용이 어떻든, 약사를 대표하는 인물이 제약사를 찾아간 모습이 대중에게 좋게 비춰질리 없었다. 약사들로부터 지지는 받았을지언정, 대중에게는 부정적 인식만 심어준 셈이 됐다. 제약사로 곧장 가기 전에 약사회 차원에서 잘못된 정보를 바로잡는 자료를 배포했다면, 지금 유튜브에서 약사들이 하고 있는 역할을 약사회가 앞장서서 했다면 어땠을까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일선 약사들 역시 약사회장 당선인의 제약사 방문은 섣부른 대응이었다고 지적했다. A약사는 “새 집행부에서 무언가 보여주려고 한 것인지는 모르겠으나, 잘못 대응한 측면이 있다고 생각한다”며 “팩트 체크부터 한 뒤 대응했어야 했다”고 말했다. B약사 또한 “약사회장 교체시기에 당선인이 제약사를 방문하면서 그림이 이상해졌다”고 했다.
◇절정: 일양약품, 다이소 판매 중단
일양약품은 지난달 28일 다이소 건기식 판매를 중단하기로 결정했다. 다이소에서 건기식을 팔기 시작한지 5일째 되던 날이었다. 대웅제약과 종근당건강 측은 향후 계획에 대해 “검토 중”이라는 답변을 내놨다.
▶IF: ‘닷새’만에 철수가 최선이었을까?
닷새 만에, 정확히는 약사들의 반발 직후에 철수를 결정하면서, ‘혹시나’ 했던 약국과 제약사의 갑을 관계는 ‘역시나’가 됐다. 일양약품은 다이소 판매 중단 사유를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으나, 누가 봐도 약사들 반발에 부담을 느껴 백기 투항한 모습이었다.
이 결정은 약사, 제약사 그리고 소비자까지 어느 누구에게도 도움이 되지 못했다. 약사들은 ‘갑질’ 이미지가 더 깊이 박혔고, 제약사는 약국 눈치 보느라 소비자를 외면할 수밖에 없는 현실을 만천하에 공개했다. 제품이 어떻게 그 가격에 형성될 수 있는지에 대한 공식적인 설명이 끝내 나오지 않으면서, 소비자는 제품을 선택할 권리와 알 권리를 모두 잃었다. 약사회와 제약사가 판매 중단이 아닌, 제품 정보 추가 안내, 입점 배경 설명과 같은 타협안을 내놓을 순 없었을까.
A약사는 “굳이 철수할 필요까지 있었나 싶다. 무작정 판매를 중단하면 약사들만 나쁜 사람이 되는 거다”며 “제약사가 나서서 제품 차이를 설명하는 것이 우선이다”고 했다. B약사 또한 “철수는 해결책이 아니다. 철수 후 약사회 손이 닿지 않는 다른 제약사들이 또 들어오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C약사는 “제약사 입장에선 설명하고 싶어도 저가 제품에 대해 자세히 언급할 수 없었기 판매 중단을 선택했을 것이다”고 했다.
이후에는 이른바 ‘약사 커뮤니티발(發)’ 소식들이 전해졌다. 커뮤니티 속 약사들은 대부분 ‘다이소에 입점한 제약사 제품을 반품하겠다’는 식의 격앙된 반응을 보였다. 며칠 뒤 권영희 대한약사회장 당선인이 다이소에 입점한 제약사들을 방문하며 이번 일에 대한 약사들의 반발이 공식화됐다.
▶IF: 제약사로 직행하지 않았다면?
결과적으로 약사회장 당선인의 제약사 방문은 악수(惡手)가 됐다. 당시는 뜬금없는 약국-다이소 건기식 가격 비교와 약사 커뮤니티 내 거친 반응들로 인해 약사에 대한 부정적 여론이 커져가던 때였다.
그런 상황에서 의도가 무엇이든, 대화 내용이 어떻든, 약사를 대표하는 인물이 제약사를 찾아간 모습이 대중에게 좋게 비춰질리 없었다. 약사들로부터 지지는 받았을지언정, 대중에게는 부정적 인식만 심어준 셈이 됐다. 제약사로 곧장 가기 전에 약사회 차원에서 잘못된 정보를 바로잡는 자료를 배포했다면, 지금 유튜브에서 약사들이 하고 있는 역할을 약사회가 앞장서서 했다면 어땠을까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일선 약사들 역시 약사회장 당선인의 제약사 방문은 섣부른 대응이었다고 지적했다. A약사는 “새 집행부에서 무언가 보여주려고 한 것인지는 모르겠으나, 잘못 대응한 측면이 있다고 생각한다”며 “팩트 체크부터 한 뒤 대응했어야 했다”고 말했다. B약사 또한 “약사회장 교체시기에 당선인이 제약사를 방문하면서 그림이 이상해졌다”고 했다.
◇절정: 일양약품, 다이소 판매 중단
일양약품은 지난달 28일 다이소 건기식 판매를 중단하기로 결정했다. 다이소에서 건기식을 팔기 시작한지 5일째 되던 날이었다. 대웅제약과 종근당건강 측은 향후 계획에 대해 “검토 중”이라는 답변을 내놨다.
▶IF: ‘닷새’만에 철수가 최선이었을까?
닷새 만에, 정확히는 약사들의 반발 직후에 철수를 결정하면서, ‘혹시나’ 했던 약국과 제약사의 갑을 관계는 ‘역시나’가 됐다. 일양약품은 다이소 판매 중단 사유를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으나, 누가 봐도 약사들 반발에 부담을 느껴 백기 투항한 모습이었다.
이 결정은 약사, 제약사 그리고 소비자까지 어느 누구에게도 도움이 되지 못했다. 약사들은 ‘갑질’ 이미지가 더 깊이 박혔고, 제약사는 약국 눈치 보느라 소비자를 외면할 수밖에 없는 현실을 만천하에 공개했다. 제품이 어떻게 그 가격에 형성될 수 있는지에 대한 공식적인 설명이 끝내 나오지 않으면서, 소비자는 제품을 선택할 권리와 알 권리를 모두 잃었다. 약사회와 제약사가 판매 중단이 아닌, 제품 정보 추가 안내, 입점 배경 설명과 같은 타협안을 내놓을 순 없었을까.
A약사는 “굳이 철수할 필요까지 있었나 싶다. 무작정 판매를 중단하면 약사들만 나쁜 사람이 되는 거다”며 “제약사가 나서서 제품 차이를 설명하는 것이 우선이다”고 했다. B약사 또한 “철수는 해결책이 아니다. 철수 후 약사회 손이 닿지 않는 다른 제약사들이 또 들어오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C약사는 “제약사 입장에선 설명하고 싶어도 저가 제품에 대해 자세히 언급할 수 없었기 판매 중단을 선택했을 것이다”고 했다.
◇결말: 논란 불씨 여전… 제약사 “검토 중” 약사회 “시정 요청”
이번 사태는 아직 이렇다 할 결론이 나지 않았다. 일양약품 외에 대웅제약과 종근당건강은 향후 계획에 대한 물음에 모두 “입장 변화는 없다. 검토 중이다”는 원론적인 답변만 내놨다. 약사회는 “유명 제약사가 수십년간 건기식을 약국에 유통하면서 쌓아온 신뢰를 악용해 약국보다 저렴한 가격에 생활용품점으로 공급하고 있는 것처럼 마케팅을 펼치고 있는 것에 대해 강력히 규탄한다”며 제약사에 현재 마케팅 전략을 중단하고 관련 홍보를 정정해줄 것을 요청했다.
▶IF: 소비자를 생각했다면?
잘잘못을 논하기에 앞서, 양측 모두 일련의 과정에서 소비자의 권리가 제대로 지켜졌는지 돌아볼 필요가 있다. 일차적으로 제약사는 불충분한 설명으로 소비자의 알 권리를 보장하지 않았고, 이차적으로 약사회는 자의든 타의든 제약사를 압박해 제품 판매가 중단되면서 소비자의 선택권을 빼앗은 꼴이 됐다. 인하대 소비자학과 이은희 교수는 “약국을 가든, 다이소를 가든 소비자가 각자 건강상태와 경제적인 상황 등을 고려해 알아서 선택하면 될 일”이라며 “소비자의 선택권을 제한할 이유는 없다”고 말했다.
약사들 사이에서는 오히려 다이소와 같은 저가 건기식 판매처가 필요하다는 의견도 있었다. A약사는 “약국은 점점 고함량·고효능 제품을 판매하는 추세다. 기존 건기식 가격이 부담된 사람들에게 다이소 같은 구매 채널이 생겼다는 건 긍정적으로 본다”며 “문제가 생기면 책임질 수 있고 가품도 없을 것이다. 불법 해외직구로 건기식을 구매하는 것보다 낫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제약사가 왜 가격차가 나는지 정확히 알리고, 약사들도 장단점을 알려주면 된다. 이후 판단은 소비자의 몫이다”고 했다.
건기식인 만큼, 가격을 조금씩 조정해 제품 품질을 높여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C약사는 “다이소라고 해서 지나치게 품질이 낮아선 안 된다”며 “가격을 조금만 높여서 품질 경쟁력이 있는 제품을 판매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번 사태는 아직 이렇다 할 결론이 나지 않았다. 일양약품 외에 대웅제약과 종근당건강은 향후 계획에 대한 물음에 모두 “입장 변화는 없다. 검토 중이다”는 원론적인 답변만 내놨다. 약사회는 “유명 제약사가 수십년간 건기식을 약국에 유통하면서 쌓아온 신뢰를 악용해 약국보다 저렴한 가격에 생활용품점으로 공급하고 있는 것처럼 마케팅을 펼치고 있는 것에 대해 강력히 규탄한다”며 제약사에 현재 마케팅 전략을 중단하고 관련 홍보를 정정해줄 것을 요청했다.
▶IF: 소비자를 생각했다면?
잘잘못을 논하기에 앞서, 양측 모두 일련의 과정에서 소비자의 권리가 제대로 지켜졌는지 돌아볼 필요가 있다. 일차적으로 제약사는 불충분한 설명으로 소비자의 알 권리를 보장하지 않았고, 이차적으로 약사회는 자의든 타의든 제약사를 압박해 제품 판매가 중단되면서 소비자의 선택권을 빼앗은 꼴이 됐다. 인하대 소비자학과 이은희 교수는 “약국을 가든, 다이소를 가든 소비자가 각자 건강상태와 경제적인 상황 등을 고려해 알아서 선택하면 될 일”이라며 “소비자의 선택권을 제한할 이유는 없다”고 말했다.
약사들 사이에서는 오히려 다이소와 같은 저가 건기식 판매처가 필요하다는 의견도 있었다. A약사는 “약국은 점점 고함량·고효능 제품을 판매하는 추세다. 기존 건기식 가격이 부담된 사람들에게 다이소 같은 구매 채널이 생겼다는 건 긍정적으로 본다”며 “문제가 생기면 책임질 수 있고 가품도 없을 것이다. 불법 해외직구로 건기식을 구매하는 것보다 낫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제약사가 왜 가격차가 나는지 정확히 알리고, 약사들도 장단점을 알려주면 된다. 이후 판단은 소비자의 몫이다”고 했다.
건기식인 만큼, 가격을 조금씩 조정해 제품 품질을 높여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C약사는 “다이소라고 해서 지나치게 품질이 낮아선 안 된다”며 “가격을 조금만 높여서 품질 경쟁력이 있는 제품을 판매했으면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