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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화이자, 1년 만에 매출 반토막… "코로나19 품목 영향"

정준엽 기자

2년 새 매출 76% 감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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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화이자제약/사진=한국화이자제약 제공
한국화이자제약의 매출이 전년 대비 50% 이상 감소했다. 정부의 엔데믹 선언 이후 '코로나19'라는 특수한 상황이 끝나면서 매출 하락을 피하지 못한 것으로 풀이된다.

◇작년 매출 7837억·영업이익 272억… 전년 比 50% 이상 감소
6일 금융감독원 공시에 따르면, 한국화이자제약의 2024년 회계연도(2023년 12월~2024년 11월) 매출은 약 7837억원으로, 2023년 1조6018억원에서 8181억원 감소했다. 증감률로 볼 경우 51% 감소한 수치다. 이는 코로나19가 국내에 유행하기 시작한 2020년 이후 처음으로 매출 1조원 이하로 떨어진 사례다. 영업이익 또한 638억원에서 272억원으로 57% 감소했다.

한국화이자제약 측은 코로나19 백신 '코미나티'와 먹는 코로나19 치료제 '팍스로비드‘의 매출 감소에 따른 결과라고 설명했다.

코미나티는 2021년 3월 식품의약품안전처의 긴급사용승인을 획득한 후 한국화이자제약을 통해 국내 시장에 진입한 mRNA(메신저리보핵산) 코로나19 백신이다. 팍스로비드는 화이자가 개발한 코로나19 치료제로, 2021년 12월 식약처의 품목 허가를 획득했다. 두 품목의 출시 이후 한국화이자제약의 매출은 2022년 기준 3조2254억원까지 급증했다. 이는 2020년(3919억원) 대비 7배 이상 증가한 수치다.


그러나 2023년 5월 코로나19 엔데믹을 선포한 이후 매출이 감소하기 시작했다. 한국화이자제약의 2023년 매출은 1조6018억원으로 전년 대비 50% 감소했으며, 지난해 또한 매출이 51% 추가 감소했다. 2년 사이에 매출의 76%가 줄어든 것이다.

한국화이자제약 관계자는 "매출이 코로나19 때문에 한 차례 급증했다가, 엔데믹 선언 이후로는 계속 감소하고 있다"며 "내부 규정상 세부적인 부분까지 밝히긴 어렵지만, 이번처럼 높은 비율로 영향을 받게 된 것은 코로나19 백신과 치료제의 매출 감소에 기인한 것이 맞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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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이자 코로나19 치료제 '팍스로비드'/사진=한국화이자제약 제공​​
◇"코로나19 이전으로 돌아가는 중… 신제품 출시·R&D로 대응할 것"
한국화이자제약은 이번 매출 감소에 대응하기 위해 신제품의 허가·출시와 중장기적인 연구개발(R&D) 전략에 집중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대표적인 품목으로는 20가 폐렴구균 단백접합백신 '프리베나20'이 있다. 현재 국내에서 허가된 폐렴구균 단백접합백신 중 가장 많은 혈청형을 보유하고 있어 매출 반등에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18세 이하 침습성 폐렴구균 질환에서 가장 빈번하게 발견된 10A 혈청형은 프리베나20만이 보유하고 있다.

보험급여 목록에 오른 2종의 경구제 '시빈코(성분명 아브로시티닙)'와 '빈다맥스(성분명 타파미디스)'도 있다. 시빈코는 2023년 7월부터 성인과 만 12세 이상 청소년 중증 아토피피부염 치료제로 보험급여가 적용되고 있다. 빈다맥스는 이달부터 급여 적용을 받는 아밀로이드성 심근병증 치료제다.


ALK 양성 비소세포폐암 표적치료제 '로비큐아(성분명 롤라티닙)'와 다발골수종 치료제 '엘렉스피오(성분명 엘라나타맙)'의 성장도 주목된다. 로비큐아는 국민건강보험공단과의 약가 협상 단계에 있으며, 엘렉스피오는 첫 중증암질환심의위원회(암질심) 문턱을 넘지 못했으나 급여 재도전을 추진하고 있다.

이 외에도 콜드체인이 불필요한 코로나19 백신 코미나티의 비냉동 프리필드 시린지 제형도 개발·허가를 추진하고 있으며, 60세 이상 성인·임산부 대상 RSV(호흡기세포융합바이러스) 백신 '아브리스보'와 급성 편두통 치료제 '너텍(성분명 리메제판트)'의 식약처 허가도 앞두고 있다.

한국화이자제약 관계자는 "회사 매출이 코로나19 이전으로 돌아가고 있는 단계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올해 2월 기준 다양한 질환 영역에 걸쳐 총 115개의 연구개발 파이프라인에서 115개의 프로그램을 진행 중"이라며 "향후 지속적으로 혁신신약을 개발·공급하기 위해 마련한 중장기 계획을 실현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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