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아

“학교 가기 싫다”는 아이, 부모는 ‘이렇게’ 대처해야 한다

최지우 기자

이미지

만약 분리불안장애로 아이가 등교를 거부하는 경우, 양육자와 떨어지는 것을 순차적으로 연습하면서 서서히 혼자 학교에 갈 수 있게 적응시키는 게 좋다.​/사진=게티이미지뱅크
새학기가 시작되는 3월, 설렘을 느끼는 아이들과 학부모도 있지만 불안이 커지는 경우도 있다. ‘학교와 새 친구들에 잘 적응할 수 있을까’, ‘공부는 잘 할 수 있을까’ 라는 걱정부터 ‘우리 아이가 산만한데 잘 적응할 수 있을까’ 하는 초조함에 교문 앞을 서성거리는 경우도 생긴다. 반 친구들과 새로 만나는 선생님 등 여러 가지 새로운 환경에 노출되는 새학기는 아이에게 스트레스로 작용하기도 한다. 이로 인한 다양한 소아청소년 정신과적 질환이 나타나거나 악화될 수도 있다. 서울아산병원 어린이병원 소아정신건강의학과 이태엽 교수의 도움말로 신학기에 나타날 수 있는 아이들의 정신건강학적 증상과 대처법을 알아본다.

◇부모와 떨어지기를 불안해하는 ‘분리불안장애’
예민한 기질을 타고났거나 수줍음이 많고 긴장을 많이 하는 아이들은 처음 학교에 갈 때 불안해하며 일시적으로 부모와 떨어지지 않으려는 행동을 보일 수 있다. 그러나 학교에 가지 않으려고 하거나 수업 중간에 집으로 돌아오거나 여기저기 아프다고 하는 경우엔 주의 깊은 관찰이 필요하다. 집이나 양육자로부터 떨어지기를 심하게 불안해하면서 다시 보지 못할 것 같은 두려움 때문에 학교생활이나 일상생활 적응에 어려움이 큰 경우 분리불안장애로 진단한다. 분리불안장애는 12세 미만 아동에서 가장 흔한 불안장애 중 하나로 학교를 가기 시작하는 7,8세 시기에 가장 많이 발생한다. 하지만 분리불안장애는 주변의 관심과 치료로 자신의 불안을 다루는 능력이 성장하면 좋아지는 질환이기도 하다.

아동의 타고난 기질과 의존적인 성격이 원인일 수 있으며 부모가 불안해하는 성격인 경우 아이도 부모와의 분리를 어려워하는 경우도 많다. 공황장애나 우울증이 있는 부모의 자녀에게서 분리불안장애가 더 많이 나타난다는 연구도 있다. 부모의 양육태도도 분리불안장애에 영향을 미치는데 아이가 자율적으로 할 수 있는 행동도 부모가 과잉보호하거나 간섭하는 양육태도를 보이거나 부모와 아이 사이의 애착이 불안정한 경우 분리불안장애 위험이 증가한다.

◇분리불안장애 치료법
만약 분리불안장애로 아이가 등교를 거부하는 경우, 같이 양육자와 떨어지는 것을 순차적으로 연습하면서 서서히 혼자 학교에 갈 수 있게 적응시키는 게 좋다. ▲첫째 주:보호자가 교실 자리까지 함께 가기 ▲둘째 주:보호자가 교실 문 앞까지 함께 가기 ▲셋째 주:보호자가 복도 입구까지 함께 가기 ▲넷째 주:보호자가 건물 입구까지 함께 가기다.

부모나 보호자를 떠올릴 수 있거나 연결되는 느낌이 들 수 있는 물건을 지니고 다니는 것도 도움이 된다. 엄마, 아빠의 사진이나 인형 등을 활용해보자. 목소리를 들어야만 안심하는 경우에는 휴대전화를 주고 정말 불안하면 전화를 하라고 할 수도 있다. 그러나 이런 경우에는 전화 횟수를 조정하고 적절한 상황에서만 전화하도록 지도해야 한다. 전화가 연결되지 않으면 오히려 증상을 악화시킬 수 있기 때문에 이런 경우엔 어떻게 불안을 달랠 수 있을지 미리 약속을 정하는 것이 필요하다.

부모 자신이 아이와 떨어질 때 불안을 심하게 느끼는 경우도 있다. 아이가 학교에서 어떻게 하고 있을지 불안해하면서 안절부절 못하기보다는 담담한 태도로 아이가 학교생활을 잘 할 수 있을 거라고 믿으며 아이의 불안한 마음을 읽어주는 것이 중요하다. 아이는 부모가 불안을 지혜롭게 이겨내는 모습을 보며 자신의 불안을 조금 더 효과적으로 다스릴 수 있게 된다. 부모가 자신의 마음을 충분히 알고 이해하고 있다는 사실에 안심하게 된다.

증상이 심하거나 오래 지속되는 경우에는 아이의 불안한 마음을 읽어주고 아이를 안심시켜주는 놀이 치료가 증상호전에 도움이 된다. 부모와 아이의 분리가 어려운 경우에는 가족치료가 필요할 수 있으며 증상이 매우 심한 경우 선택적 세로토닌 재흡수 억제제와 같은 약물 치료가 고려된다. 불안의 정도가 심하고 오래 지속될 경우 전문가를 찾는 것이 좋다.

◇학교에서도 산만할까 걱정되는 아이
신학기가 되면 부모들이 가장 걱정하는 게 ‘산만함’이다. 학교와 같이 조직화된 생활이 필요한 환경에서 더욱 드러나기 때문이다. 정도의 차이가 있지만 산만함은 아이들에게서 나타나는 일반적인 특성이다. 약간의 산만함을 병적인 문제로 받아들여 지적하는 것은 아이들에게 상처가 될 수 있다. 하지만 주변에 피해를 줄 정도로 산만한 아이를 ‘크면 나아지겠지’라고 생각해 방치하다가는 치료 적기를 놓칠 수 있으니 주의해서 관찰하자.


산만한 아이는 ADHD이거나 불안과 우울이 높은 아이일 수 있다. 적기에 치료해야 아이들의 산만함이 또래 관계의 문제나 학습 문제로 이어지는 것을 막을 수 있다. 아이가 전에 보이지 않던 행동을 반복적으로 하거나 소리를 반복적으로 낸다면 스트레스로 인한 틱 증상일 수도 있다.

학교에서는 수업 시간 동안 한 자리에서 바른 자세를 유지하고 수업 중 요구되는 학습 과제에 집중력을 유지한 채 적절한 반응을 보여야 한다. 주의력이 부족한 ADHD 아이들은 다른 아이들과 구분돼 눈에 띄게 되고 학업수행능력의 차이가 나타난다. 대인관계에서 자기중심적이거나 충동적인 행동이 더 잘 나타나게 되기도 한다. 과제를 수행하거나 규칙을 따르는 능력과 자기 통제력이 부족한 아이들은 지적과 부정적인 피드백을 받게 된다. ADHD 아이들은 이런 지적에 행동이나 자세를 수정할 수 있는 능력이 부족하다. 따라서 학습 문제나 또래 관계 문제, 행동 문제가 자주 동반되기 때문에 반드시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야 한다. “나이가 먹으면 좋아지겠지”와 같은 태도는 위험할 수 있다.

아이의 불안과 우울은 부모의 성향이나 정서적 환경과 관련이 있다. 감정기복으로 인해 부모가 자주 화를 내거나, 부부싸움이 잦거나, 사고나 재해로 인한 공포의 순간을 경험하거나, 애착의 문제가 있으면 아이를 불안하게 하는 원인이 된다. 부모가 자신의 불안을 스스로 견디지 못하고 안절부절 못하거나 아이를 다그치고 있지 않은지 돌아봐야 한다. 불안하고 우울한 아이는 안절부절 못하고 산만하게 보일 수 있으며 집단 활동에 참여할 때에도 두려움이 많다.

눈을 깜빡거리거나 어깨나 목을 움직이는 행동, “킁킁” 하는 소리나 목을 가다듬는 소리가 갑자기 불수의적(몸의 일부분이 의식 또는 의지에 따라 움직이지 않는 것)으로 나타날 때는 ‘틱 증상’이라고 말할 수 있다. 상당수의 틱은 기능에 영향을 주지 않으므로 적극적인 치료를 받을 필요가 없으나 증상이 심해 당사자에게 스트레스를 주고 다른 사람에게 잦은 눈총과 지적을 받을 정도가 되면 소아정신건강의학과를 방문해야 한다. 틱은 스트레스를 받고 긴장을 하게 되는 학년 초에 악화되는 경우가 많다. 틱은 지적을 받게 되면 더 악화되는 특성이 있다. 학생의 특성을 모르는 새 학년 선생님이나 친구들이 틱을 지적하게 되면 증상의 악순환이 일어날 수 있다. 심한 경우 간단한 약물 치료를 받으면 증상이 호전된다. 

◇아이의 학교 적응을 돕는 부모의 태도
새학기는 아이는 물론 부모와 교사까지도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 시기다. 환경 변화에 대비해 조금씩 준비하는 것이 좋으며 급한 마음을 갖지 말고 천천히 적응하려는 태도를 갖춰야 한다.

학교를 힘들어하는 가장 큰 이유는 공부다. 물론 또래관계 때문에 힘들어하거나 가정에서의 불화가 학교 적응에 문제를 주는 경우도 있다. 교사와의 관계를 어려워하는 아이들도 있다. 아이가 학교적응을 힘들어하고 친구관계를 어려워하면 부모의 마음은 무거워진다. 이럴 때 가장 중요한 건 아이들의 어려움과 감정을 잘 들여다보는 것이다. 아이들은 부모가 문제의 해결책을 제시해주는 것보다 자신이 느끼는 감정에 대해 관심을 갖고 공감해주기를 바란다. 아이의 어려움에 대해 충분히 공감하고 얘기를 나눈 후에 아이가 어떤 도움이 필요한지를 물어보는 게 좋다.

학교 출석에 대해 유연한 마음을 가지는 부모의 태도도 필요하다. 한 때 개근상을 받는 게 자랑스러웠던 시대지만, 지금은 그렇지 않다. 지각이나 조퇴를 좀 해도 괜찮다. 아이가 학교를 어렵고 힘들어하면 학교가 왜 어려운지, 어떻게 하면 생활이 좀 나아질지 아이와 함께 고민하고 격려해주는 자세가 필요하다.

아이가 불면, 우울, 감정기복, 불안, 공황 같은 정신건강 문제가 있는 경우 꼭 전문가를 찾아서 평가와 치료를 받아야한다. 정신건강의학과에 대한 문턱이 많이 낮아지긴 했지만 아직도 약간의 거부감, 망설임이 있을 수 있다.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들은 아이가 가지고 있는 어려움을 함께 극복하고 도와줄 수 있는 조력자다. 부모가 혼자 감당하기 어려운 문제를 함께 고민하며 아이가 갖고 있는 정신건강 문제를 보다 객관적으로 평가하고 더 빨리 벗어날 수 있도록 도울 수 있다. 아이가 어려움을 겪는다면 가까운 병원에서 전문의의 도움을 받을 것을 추천한다.


헬스조선 서비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