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건강
“변기 속 ‘분홍’ 얼룩, 건강에 치명적”… 단순 곰팡이 아니라는데?
이아라 기자
입력 2025/03/04 00:01
지난 27일(현지시각) 데일리메일 등 외신 매체에 따르면, 영국 국민건강보험(NHS) 소속 외과 의사 카란 라잔은 자신의 SNS에 화장실 변기에서 발견되는 분홍색 얼룩의 정체에 대한 영상을 게재했다. 그는 “분홍색 얼룩의 정체는 단순 곰팡이가 아니라 세라티아 마르세센스(serratia marcescens)라는 박테리아다”며 “습한 곳에서 주로 번성한다”고 말했다. 세라티아 마르세센스는 번식하면서 분홍색이나 빨간색 생물막을 형성한다. 습한 환경에서 잘 번식하는 특성이 있어 주로 샤워기, 세면대, 변기 등 물이 있는 곳에서 발견된다. 물이 고여 있는 타일 틈에서도 쉽게 목격된다.
카란 라잔은 “이 박테리아는 결막염과 같은 감염을 유발해 가려움증, 작열감, 고름 등을 유발할 수 있다”며 “특히 면역이 저하된 사람이나 암 치료를 받는 환자의 경우 더욱 위험하다”고 경고했다. 그는 “박테리아가 환자의 흉부나 장을 감염시켜 혈류로 유입되는 경우 폐렴이나 패혈증까지 유발할 수 있다”고 말했다. 실제 대한내과학회지에 게재된 연세대의과대 내과학교실의 ‘세라티아 마르세센스 패혈증의 임상적 연구’ 논문에 따르면, 병원에서 발견되는 세라티아 마르세센스는 여러 항생제에 대한 복합 내성이 있어 일단 감염되면 패혈증을 유발할 가능성이 높다. 이 박테리아에 의해 패혈증이 생길 경우 치료하는 데 어려움이 있다는 점을 시사하기도 했다.
다행히 세라티아 마르세센스 균은 닦아주면 쉽게 제거할 수 있다. 다만 완전히 없애기는 어렵고 습한 환경에서 다시 금방 생긴다. 남아 있는 잔여 박테리아를 없애려면 청소할 때 물과 함께 표백제 용액 10% 정도를 섞어 닦아 내는 게 좋다. 카란 라잔은 “샤워를 하고 난 후 건조하고 통풍이 잘 되도록 유지하는 것 외에도 창문을 열어 습도를 낮게 유지하고 욕실을 주기적으로 청소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