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귀질환

말랑말랑한 아기 숨구멍, 일찍 닫히며 발생… 전 세계 ‘30명’밖에 없는 이 질환 뭘까?

임민영 기자

[세상에 이런 병이?]

이미지

앤틀리-빅슬러 증후군 때문에 납작머리증, 콧등 함몰 등이 나타난 환자 모습./사진=Dell Children's Craniofacial Team of Texas
세상에는 무수한 병이 있고, 심지어 아직 밝혀지지 않은 미지의 질환들도 있다. 어떤 질환은 전 세계 환자 수가 100명도 안 될 정도로 희귀하다. 헬스조선은 매주 한 편씩 [세상에 이런 병이?]라는 테마를 가지고 우리가 상상하기 어려운, 믿기 힘들지만 실재하는 질환들을 소개한다. (편집자주)

신생아의 머리를 만져보면 성인의 머리와 달리 말랑말랑하다. 흔히 신생아 머리를 보며 ‘숨구멍’이 있다고 하는데, 신생아의 이후 건강에 매우 중요하다. 일부 사람들은 숨구멍이 너무 빠르게 사라져 평생 통증을 겪는다. 바로 ‘앤틀리-빅슬러 증후군(Antley-Bixler Syndrome)’을 앓는 사람들이다.

앤틀리-빅슬러 증후군은 두개골과 얼굴 뼈를 포함한 뼈 변형을 일으키는 희귀 유전질환이다. 환자들은 모두 ‘두개골조기유합증’이 발생하면서 이 질환을 겪게 된다. 신생아들은 두개골의 뼈들이 서로 붙어있지 않고 떨어져 있다. 그래야 출산할 때 잘 빠져나올 수 있고, 아직 어린 뇌가 발달하면서 커질 공간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두개골은 서서히 닫히기 시작해서 생후 18개월쯤에는 완전히 닫히게 된다. 두개골조기유합증은 정상적인 시기보다 두개골 뼈들이 빨리 결합하는 것을 말한다. 자랄 공간이 부족하다 보니 뇌는 더 이상 성장하지 못한다. 이로 인해 환자들은 여러 장애를 겪게 된다.


앤틀리-빅슬러 증후군 환자들은 특징적인 머리 모양과 안면부 기형을 가졌다. 환자들은 비정상적으로 짧고 넓은 납작머리증을 가지며 위에서 봤을 때 사다리꼴 머리모양을 보인다. 안구돌출과 콧등 함몰 등도 나타난다. 이 질환은 머리뿐만 아니라 신체 대부분의 골격계에도 영향을 준다. 환자들은 ‘상완요골융합증’으로 인한 팔꿉관절굳음증을 겪을 수 있다. 팔은 팔꿈치를 중심으로 위를 상완, 아래쪽을 전완이라 부른다. 팔의 뼈는 상완에 위치한 상완골과 전완에 위치한 요골, 척골로 나뉜다. 상완요골융합증은 상완골과 요골이 제대로 분리되지 않고 합쳐져 있는 상태를 말한다. 이로 인해 상완골과 요골, 척골을 연결하는 팔꿈치가 굳는 증상을 보인다. 비정상적으로 길고 가는 손가락이나 발가락을 가진 거미손가락증과 거미발가락증도 나타날 수 있다. 관절구축으로 인해 손가락, 손목, 발목, 무릎, 엉덩이의 운동 범위가 제한되기도 한다.



이미지

앤틀리-빅슬러 증후군 때문에 안구돌출이 발생한 신생아 모습./사진=Journal of Clinical Neonatology
앤틀리-빅슬러 증후군 환자 일부에선 골격계 기형이 아닌 증상도 나타난다. 기관이 유독 좁거나 비강(콧속 공간)의 가장 뒷부분인 후비공에 협착이 발생하기도 한다. 비뇨기계 이상도 겪는다. 환자들은 신장이 원래 위치에 있지 않은 ‘말굽콩팥’이 있을 수 있다. 말굽콩팥은 남성에게 더 자주 발생하며, 감염이나 수신증(신장에서 만들어진 소변이 모이는 부분인 신우에 소변이 과다하게 모여 확장된 상태)에 취약할 수 있다. 신장과 요관이 연결되는 부위인 신우요관 이행부가 좁아지는 신우요관 폐색을 겪는 환자도 있다.

특히 여성 환자들은 생식기계 이상을 겪을 위험이 있다. ▲질폐쇄증(질이 비정상적으로 닫혀있거나 없는 상태) ▲소음순 융합(양쪽 소음순이 달라붙는 질환) ▲대음순 형성저하증 등으로 인해 모호한 생식기가 발견될 수 있다. 여성 환자들의 남성화는 남성호르몬 대사 장애로 이어지기도 한다. 자궁 형성 부전이 발생하는 경우도 있다. 이외에도 앤틀리-빅슬러 증후군 환자들은 심실중격결손(우심실과 좌심실 사이의 벽에 구멍이 생겨서 이를 통해 혈류가 지나가는 선천성 심장 질환)이나 난원공 개존증(좌우 심방 사이에 직접정인 통로가 되는 구멍인 난원공이 개방된 질환) 같은 심장기형을 겪을 수 있다. 일부 환자에서는 인지 기능 저하, 발달장애도 보인다.


앤틀리-빅슬러 증후군의 원인으로는 두 가지 유전자 변이가 있다고 알려졌다. 우선 상염색체 열성으로 유전되는 POR 유전자 변이가 원인으로 거론됐다. 다수의 환자에서 POR 유전자 변이가 발견됐기 때문이다. POR 유전자는 시토크롬 P450(Cytochrome P450)을 생산하는 데 중요하다. 시토크롬 P450은 주로 간을 포함한 장기에서 발견되며, 약물 대사와 독성 제거 과정에 필요한 효소다. POR 유전자 변이가 있으면 시토크롬 P450이 제대로 생산되지 않아 여러 이상 증상이 나타나는 것으로 추정 중이다. 일부 환자에게서는 FGFR2 유전자 변이가 발견돼 관련 연구도 진행 중이다. FGFR2 유전자 변이는 상염색체 우성으로 유전된다고 알려졌다.

앤틀리-빅슬러 증후군은 완치법이 없다. 환자들은 겪고 있는 증상에 따라 치료를 진행한다. 안면부, 심장, 골격 등의 기형은 수술을 시도할 수 있다. 후비공 협착의 경우 이를 교정하고 기도 폐쇄를 막기 위한 수술을 시행할 수 있다. 상완요골융합증은 절제술을 시행해도 세 달 이내에 뼈 융합이 재발하기 때문에 대부분 절제술을 진행하지 않는다. 관절구축이 있다면 물리치료를 통해 증상을 완화할 수 있다. 한편, 앤틀리-빅슬러 증후군은 유전질환이기 때문에 가족들도 함께 유전자 검사를 받아 대비하는 것을 권장한다. 미국 희귀질환기구(NORD)에 따르면 지금까지 앤틀리-빅슬러 증후군으로 보고된 사례는 30건뿐이다.


癲ル슢��옙�볦삕�좑옙 占쎄퀗�э옙占� 占쎌쥙�ο옙�쇱삕�좑옙

占쎌쥙�э옙�낆릇占쎈툕�쀯옙節덈빝�좑옙 占쎌쥙�⑵짆�낆삕占쏙옙�용쐻�좑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