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일반

[아미랑]“두 번의 신장암, 나를 더 알고 삶은 더 즐기게 됐죠”

김서희 기자

<아미랑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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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장암 4기를 극복한 진민씨(오른쪽)와 그의 주치의인 삼성서울병원 비뇨의학과 서성일 교수./사진=삼성서울병원
4기 신장암을 치료받고 이제는 암과 함께 살아가고 있는 진민(61·경기도 의왕시)씨의 이야기를 전해드립니다. 신장에 있던 암이 뼈로 전이된 상태였는데, 씩씩하게 암과 맞섰습니다. 두 번의 암 선고를 통해 삶의 의미를 되돌아보며 자신만의 길을 찾아냈습니다. 그의 주치의인 삼성서울병원 비뇨의학과 서성일 교수도 함께 만나 이야기 나눴습니다.

두 번의 암 선고
진민씨가 처음 암 진단을 받은 건 2014년 7월입니다. 남편과 가벼운 마음으로 한 번 받아본 건강검진에서 “신장에 이상이 있다”는 소견을 들었습니다. 정밀검사를 실시한 결과, 4cm 크기의 종양이 우측 신장에서 발견됐습니다. 신장암 1기였습니다. 11월에 로봇 수술로 신장 부분 절제술을 받았습니다. 신장 부분 절제술은 종양이 생긴 부위만 절제해 신장 기능을 보존하면서 신장암을 효과적으로 치료하는 표준 치료법입니다. 수술은 성공적으로 끝났습니다. 수술 후 1주일 입원해 있는 동안에도 아프거나 힘들지 않았습니다. 퇴원 후 바로 일상으로 복귀했습니다.

한 가정의 주부로, 한 딸아이의 엄마로서 일상을 바쁘게 살며 9년을 보냈습니다. 그러던 2023년 3월, 진민씨는 또 한 번 암을 진단받았습니다. 전이성 신장암 4기였습니다. 흉추 3번에 암이 퍼진 상태였습니다. 신장암은 초기(1~2기)일 경우 5년 생존율이 70~90%로 좋은 편입니다. 그러나 암세포가 신장피막을 벗어나 신장 주위 지방층까지 침범했거나, 폐나 뼈 등에 원격 전이가 된 경우는 1년 생존율이 50% 미만으로 떨어집니다.

신장암 4기 진단을 받은 진씨는 온몸이 다 떨렸지만 오히려 긍정의 힘을 믿기로 했습니다. 암 진단 후에 흔히 겪는 다섯 단계의 심리 변화도 겪지 않았던 과거를 회상하며, 자신을 더 단단히 보살피며 자신의 생애를 냉철하게 돌아보며 재정비 하기로 마음 다잡고 치료에 임하기로 했습니다. 정신적으로 많이 힘들어하던 진씨를 잘 이끌어준 건 역시나 가족이었습니다. 남편과 딸은 웃는 얼굴로 용기를 줬습니다. 진씨는 그제야 ‘치료를 잘 받으면 괜찮아질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고 ‘오래 살아야 해’라는 다짐과 함께 강한 의지가 생겼습니다.

항암제 내성 생기기도
신장암은 조기에 발견해 수술적 절제를 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인 치료법입니다. 그러나 다른 부위로 전이된 경우, 표적치료제나 면역치료제를 사용합니다. 치료는 곧바로 시작됐습니다. 면역항암제 여보이와 옵디보 병용요법을 시행했습니다. 하지만 치료 후 3개월 정도 지났을 때, 약에 내성이 생겨 암이 다시 커지기 시작했습니다. 내성이 생겼다는 건 암이 약에 적응해 더는 효과가 없는 걸 말합니다. 일단 내성이 생긴 약은 더는 사용할 수 없기에 효과가 있는 약을 다시 찾아야만 합니다.


주치의인 서성일 교수는 2세대 표적치료제인 인라이타를 제안했습니다. 치료는 성공적이었습니다. 3회 치료만으로도 종양이 줄어들기 시작해 희망이 생겼습니다. 2023년 말, 전이 부분은 11개에서 6개로 확연하게 줄었고 이후로는 그대로 유지되고 있습니다. 서성일 교수는 “약효가 떨어지거나 부작용이 발생하지 않는 한 인라이타로 치료를 이어갈 계획이다”고 말했습니다. 현재까지 진씨는 인라이타를 매일 두 알씩(7-8미리) 복용하고 있습니다.

불안 속 큰 힘이 된 건 ‘가족’
진민씨가 암 투병 과정에서 가장 힘들었던 건 항암 치료 부작용이었다고 합니다. 항암 치료로 인해 구내염과 구강 작열감이 심해 정상적인 식사가 힘들었습니다. 영양제 수액으로 영양을 공급해야 했습니다.

힘든 순간들을 이겨낼 수 있었던 건 ‘살아야 한다’는 의지 때문이었다고 그는 말합니다. 하나뿐인 딸을 위해, 또 암을 이겨내면 더 즐거운 삶을 즐길 수 있을 것이라는 희망으로 버텼습니다. 암에서 벗어나기 위해 스스로 건강을 챙겨야 한다는 생각을 하며 공부도 시작했다고 합니다. 진씨는 “‘내 병은 내가 가장 잘 아는 법이다’는 신념을 가지고 스스로 몸에 생기는 변화는 물론 암에 대해 공부했다”며 “아는 만큼 더 치료에 적극적으로 임하며 치료 예후에도 긍정적인 효과가 있는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가족들도 암을 이겨내는 데 큰 역할을 했습니다. 암 진단 직후부터 줄곧 남편은 진씨 곁에 있었습니다. 밤낮으로 부축하고, 말동무가 되어주며 팔다리를 주물렀습니다. 진씨의 딸은 곁에서 항상 긍정적이고 행복한 말들만 해줬습니다. 덕분에 진씨는 힘든 시기를 극복하고 무사히 회복했습니다.

<진민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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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민씨./사진=삼성서울병원
-최근 책을 출간하셨다고.
“19년 전 수필가로 등단한 뒤, 시간이 날 때마다 수첩에 글을 써왔습니다. 가정에 충실하다보니 책을 출간하는 것에 대해 망설이고 있었는데요. 딸이 평소 하고 싶었던 것을 마무리하는 게 어떻겠냐고 제안을 했습니다. ‘나는 내가 어려워 넌 어때’라는 책이 암 투병을 하는 많은 환자와 가족에게 조금이라도 도움이 됐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고, 출간을 결정했습니다. 암 진단 후 겪은 치료 과정과 그 속에서 발견한 삶의 의미에 대한 내용이 담겨있습니다.”

-암 진단 이후 특별히 신경 쓰신 게 있다면?
“특별한 건 없습니다. 삼시세끼 잘 챙겨 먹었습니다. 암 진단 전에도 밥 한 공기 먹기 힘들어하는 소식가였습니다. 암 진단 후에는, 암을 이겨내기 위해, 치료를 잘 받기 위해 밥을 잘 먹으려고 노력했습니다. 입맛이 없어도, 더더욱 신선한 채소와 과일을 골고루 챙겨먹었습니다. 잘 먹으니 체력이 올라가고, 건강하게 일상을 보낼 수 있는 힘이 생겼습니다.”

-의료진에 대한 애정도 큰 것 같은데요.
“두 번째 암 진단을 받았을 때 정말 힘들었습니다. ‘남들은 안 겪는 암을 두 번이나 겪다니, 세상이 너무하다’는 생각에 치료를 포기할 생각을 하기도 했습니다. 그런 저에게 힘을 주시고 안심시켜 준 분이 서성일 교수님입니다. 치료 과정을 하나하나 세심하게 설명해주고, 치료 과정 중 힘든 고민도 들어주시면서 ‘친구’와 같은 존재가 돼 주었습니다. 어떤 일이 있어도 교수님은 저를 살려줄 거라는 신뢰가 있었습니다. 그 덕분에 지금까지 건강하게 지낼 수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이 순간 암과 싸우고 계신 분들께 한마디.
“긍정적인 마음가짐으로 하고 싶은 것들을 하세요. 암에 걸리면 몸도 마음도 많이 힘듭니다. 저 역시도 두 번째 암을 진단받았을 땐 부정적인 생각을 하며 좌절감도 느꼈습니다. 하지만 내 기분은 내가 스스로 만드는 겁니다. 힘든 생각이 들 때마다 오히려 웃으세요. 잘 챙겨 먹고, 하고 싶은 것들을 자유롭게 하세요. 최대한 긍정적으로 생각하면서 몸을 움직이고 치료를 받으면 충분히 이겨낼 수 있습니다.”

<삼성서울병원 비뇨의학과 서성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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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성일 교수./사진=삼성서울병원
-진민씨의 현재 의학적인 상태는 어떤가요?
“흉추 뼈 전이 부분은 여섯 개 정도로 잘 유지되고 있습니다. 매일 인라이타를 복용하고 계시면서 현재는 ‘부분 관해’ 상태입니다. 지금처럼 꾸준히 병원에 오셔서 검사받고 건강한 생활을 이어가신다면 걱정하지 않아도 될 정도입니다. 그래도 이해되지 않는 분들을 위해, ‘종양은 있지만 적극적으로 치료를 받으면 종양의 크기가 유지되거나 작아져서, 남들만큼 건강하게 살 수 있는 상태’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진씨는 어떤 환자였나요?
“암에 걸려도 긍정적인 마음으로 암을 두려워하지 않으셨습니다. 두 번째 암을 진단받고 항암 치료와 부작용 등 힘든 상황이 많았음에도 불구하고 중간에 포기하지 않고 매번 잘 받아들이면서 치료에 적극적으로 임하셨습니다. 무엇보다 진료 시간마다 한 페이지 가득 질문사항들을 들고 오시는 모습이 기억에 남습니다. 암 치료에 도움이 될 생활습관, 약 부작용 등 암에 대해 스스로 공부하고 노력하는 모습이 보기 좋았습니다. 가족들이 정성스럽게 환자를 지지해준 것도 시너지 효과를 낸 듯합니다.”

-비뇨의학과 명의로서 중요하게 여기는 게 있다면?
“의료진은 암 완치를 위해 환자의 심리적인 지지자가 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마음이 편해야 치료가 편해지고 치료 예후도 좋아지기 때문입니다. 항암 치료는 견딜 만한지, 치료 부작용은 없는지, 마음의 고통은 없는지 등 환자 개개인의 삶도 생각하려고 노력합니다. 사소한 고민이나 질문도 놓치지 않고 들어주다 보니, 저를 의지하고 치료에 적극적으로 임하는 분들이 많아졌습니다. 또한 비뇨의학과 의사로, 환자들의 믿음에 대한 보답과 빠른 일상 복귀를 위해 보다 더 나은 수술과 치료법에 대해서도 쉬지 않고 생각하고 연구하고 있습니다. 환자가 신뢰하는 의사, 환자가 의지할 수 있는 의사가 되기 위해 평생 노력하겠습니다.”


-암 환자들에게 한 말씀.
“혼자가 아니라고 당부하고 싶습니다. 암을 진단받은 순간부터 혼자 불안해하는 분들이 많습니다. 주변 가족과 지인 그리고 의료진이 여러분 곁에 있다는 사실을 잊지 마세요. 주변인들의 응원과 지지를 받으면 암을 더 쉽게 이겨낼 수 있습니다. 용기를 잃지 마세요. 적극적으로 치료에 임하시다보면 완치에 이를 수 있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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