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제와이슈
“할머니 냄새난대요”… 아이 고민에 교사의 답변 “그리운 냄새”, ‘따뜻한 위로’ 화제
김예경 기자
입력 2025/02/10 14:12
10일 여러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지난 2023년 11월 네이버 지식인에 올라온 질문 글이 재조명됐다. 아이로 추정되는 질문자는 ‘할머니 냄새’라는 제목의 글을 올렸다. 작성자는 “할머니랑 사는데 최근에 친구들이 나한테서 ‘할머니 집 냄새가 난다’”며 “할머니 집 냄새가 무슨 냄새냐, 좋은 건지 나쁜 건지 모르겠다”라고 했다. 이에 11년 차 초등학교 교사라고 밝힌 A씨는 “나도 어렸을 때 할머니가 키워주고 할머니와 19세 때까지 침대에서 같이 잤다”며 “그래서 할머니 냄새를 너무 잘 안다”고 했다. 이어 “할머니 냄새는 그리운 냄새, 곁에 있으면 마음이 푸근해지고 넉넉해지는 냄새, 많은 걸 받아줄 것 같아서 자꾸 툴툴거리게 되는 냄새다”라며 “이제는 내가 어른이 돼서 할머니를 볼 수 없다”고 했다. 이어 “할머니가 너무 나이가 드셔서 하늘나라에 보내드렸다”며 “할머니가 너무 보고 싶고 그 냄새가 그립고 맡아보고 싶어서 할머니 옷장을 열었는데 할머니 냄새를 맡고 엉엉 울었던 적이 있다”고 했다. 그는 “옷을 다 정리하니 더는 (할머니 냄새)를 맡을 수 없었다”며 “질문자님에게는 평생 기억에 남을 소중한 냄새가 될 거다”라고 답했다. 이에 사람들은 “답변이 너무 따뜻하다” “아이가 상처받거나 주눅 들지 않게 마음 써주는 게 보이는 현명한 답변이다” “인류애 충전했다” 등의 수많은 따뜻한 댓글을 남기기도 했다.
노인에게는 특유의 냄새가 나기 쉽다. ‘노넨알데하이드’라는 물질이 과도하게 생성되기 때문이다. 노넨알데하이드는 피지 속 지방산이 산화되며 만들어지는 물질이다. 모공에 쌓여 퀴퀴한 냄새를 만든다. 노넨알데하이드는 젊었을 때는 생성되지 않다가 40대부터 노화로 인해 ▲피부의 유익균 감소·유해균 증가 ▲피부 산성화 ▲지질 성분 변화 등으로 인해 만들어진다. 나이 들면 노넨알데하이드 제거 능력도 감소한다. 나이 들면 신진대사가 느려지고, 활동량 감소와 신경계 퇴화로 땀 분비량이 줄기 때문이다. 노화와 함께, 술과 담배를 즐기면 노넨알데하이드 분비량도 증가해 냄새가 더 많이 난다. 음주는 노넨알데하이드 생성을 촉진하고 흡연은 분해를 억제한다. 음주와 흡연은 체취뿐 아니라 입 냄새까지 유발할 수 있다.
노넨알데하이드로 인한 노인 냄새를 줄이려면 생활 습관을 개선해야 한다. 먼저 기름진 음식 섭취를 줄이는 게 좋다. 노년층은 기름진 음식을 잘 소화하지 못해 대사물질이 피부 등에 축적, 노넨알데하이드 생성도 촉진된다. 이땐 특히 겨드랑이 냄새가 심해진다. 비누나 세정제를 사용해 몸을 꼼꼼히 씻고, 되도록 일주일에 두 번 이상은 물에 몸을 푹 담그는 입욕을 하는 게 좋다. 피부를 불려 산화 성분을 제거하는 데 효과적이다. 이밖에 햇볕을 쬐며 산책하고, 속옷을 자주 갈아입는 걸 권장한다. 자외선에는 살균 효과가 있어 냄새 제거에 도움을 준다. 또 적당한 운동은 땀 배출량을 늘려 노폐물이 나오게 해 냄새를 줄인다.
한편 노화로 인해 침 분비가 줄어들면서 입 냄새가 심해지기도 한다. 노화로 인해 침 분비가 줄기 때문이다. 침은 입안에서 음식물 찌꺼기와 세균을 씻어내는 역할을 하는데 침이 부족하면 이물질이 잘 씻기지 못해 입속에 쌓여 냄새가 난다. 따라서 입 냄새를 줄이려면 침 분비를 원활하게 해 입안을 촉촉하게 유지해야 한다. 그러려면 소량의 물을 자주 마셔 입 안을 적셔줘야 한다. 물을 마실 땐 입 안 전체를 적시듯 천천히 마신다. 레몬, 오렌지 같은 신 과일을 먹는 것도 좋다. 신 과일을 먹으면 침 분비량이 늘어난다. 턱 밑을 마사지하거나, 입술 안쪽에 혀끝을 대고 시계 방향·반시계 방향으로 강하게 누르는 ‘구강 체조’도 효과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