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약 인사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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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 = 최우연, 사진 = 연합뉴스DB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 정책에 대해 현지 병원과 제약업계 또한 우려를 나타내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관세 부과로 인해 무역 장벽이 발생​할 경우 미국 내 의약품 부족과 가격 상승을 초래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8일 한국바이오협회에 따르면, 지난 7일(현지 시간) 로이터 통신은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 병원과 제네릭 제약사들로부터 중국산 수입품 관세를 면제하라는 압력에 직면했다고 보도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으로 수입되는 모든 중국산 제품에 10%의 관세를 부과한다고 발표했다. 멕시코와 캐나다산 제품에 대한 25% 관세 부과는 30일간 유예했다.

이에 미국병원협회는 지난 4일 트럼프 대통령에게 서한을 보내 “이번 관세가 암과 심장치료제는 물론, 중국산 아목시실린과 같은 항생제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 단체는 약 5000개의 미국 병원·의료 시스템을 대표하는 병원 로비 그룹이다.


미국병원협회에 따르면 핵심 의약품을 만드는 데 사용되는 원료의 30%가 중국에서 생산되며, 일회용 안면 마스크의 3분의 1과 의료분야에 사용되는 대부분 비닐장갑 역시 중국산이다. 현재 제네릭의약품 로비 단체 접근가능의약품협회(AAM) 또한 저가의약품 제조업체의 마진과 의약품 부족 역사를 언급하며 트럼프 행정부에 의약품 관세 면제를 요청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무역데이터에 따르면, 미국은 2023년에 해외에서 1760억달러(한화 약 254조​원) 이상의 의약품을 수입했다. 이 중 중국산은 약 60억달러(한화 약 8조원)에 달했다.

미국은 일반적으로 케미컬의약품의 경우 중국, 인도 등에서 저가 원료의약품을 수입해 고가 완제의약품으로 만들어 판매하고, 고가 바이오의약품은 자체적으로 만들거나 유럽 등에서 제조해 판매하고 있다. 이로 인해 금액 기준으로는 미국 의약품 수입에서 중국산 의약품의 비중이 낮고 유럽 국가들의 비중이 높다.

한국바이오협회 관계자는 “케미컬 원료의약품을 수입하거나 단가가 중요한 복제의약품을 판매하는 미국 기업들에게는 중국산 의약품에 대한 관세 인상이 매우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반면 케미컬 완제의약품을 판매하거나 바이오의약품을 판매하는 브랜드 제약사에게는 중국산 수입의약품에 대한 10% 관세 인상이 최종 판매 가격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